국가기후환경회의, 21일 ‘미세먼지 발생원인과 국민소통 토론회’ 열려
대기분야 국제협력사례·과학적 분석 등 합리적 접근방향 논의

본 행사에 앞서 안병옥 국가기후환경회의 운영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송철호 기자) 2019.11.21/그린포스트코리아
본 행사에 앞서 안병옥 국가기후환경회의 운영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송철호 기자) 2019.11.21/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대통령 직속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이하 국가기후환경회의)는 21일 서울 코리아나 호텔에서 ‘미세먼지 발생원인과 국민소통’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국제협력,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 언론인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외유입 영향에 대한 과학적 분석과 예보’, ‘국제법 관점에서 환경분쟁 접근 방향과 유사 사례’ 등 국외유입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한 주요 현안을 분석하고 미세먼지에 관한 최근 언론 보도실태 분석을 바탕으로 국외유입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올바른 국민소통 방향을 논의했다.

안병옥 국가기후환경회의 운영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LTP) 보고서 발간은 배출원 및 국가별 영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과학과 국민 인식 사이의 괴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언론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토론회에는 국제협력,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 언론인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송철호 기자) 2019.11.21/그린포스트코리아
이번 토론회에는 국제협력,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 언론인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송철호 기자) 2019.11.21/그린포스트코리아

이번 토론회에는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가 ‘국외유입 미세먼지 영향’, 이대균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장이 ‘미세먼지 예보 개선 방향’, 소병천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국제법으로 본 환경분쟁 해결방안’,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대기분야 국제협약사례 분석 및 시사점’ 등에 대해 발표했다.

김순태 교수는 “국외영향 분석은 정책수립을 위한 것인데, 최근 중국 배출량 감축으로 국외 기여율은 낮아졌다”며 “이런 분석의 정책 활용성과 신뢰성을 높이려면 풍상 지역인 중국과 풍하 지역인 한국에서 PM2.5 중량 농도와 성분 농도를 실제와 유사하게 재현하는 과학적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한 “기여도 분석의 목적은 수치가 어떻게 되는지를 알아내는 게 아니라 어떤 오염원을 어떻게 줄여나갈 수 있는지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라며 “다양한 기여도와 영향 분석 방법에도 불구하고 현재 과학지식은 이를 추정할 뿐”이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김 교수 발표에 따르면, 국가간 배출 정도에 따른 기여도 추정 변화를 확인할 때는 신뢰할 수 있고 현실적인 국내외 배출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최근 배출량 감소 추세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 (송철호 기자) 2019.11.21/그린포스트코리아
김순태 아주대 환경안전공학과 교수. (송철호 기자) 2019.11.21/그린포스트코리아

이대균 센터장은 “미세먼지 국외영향 정도에 대한 예보의 경우, 정량적 수치가 나오는 것은 아니고 전문예보관의 정성적 판단이 개입됨을 참작해야 한다”며 “미세먼지가 똑같은 배출량이라 하더라도 어떤 기상조건이냐에 따라 미세먼지 수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대기정책은 기본적으로 배출량을 줄이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 발표에 따르면, 중국에서 미세먼지가 많이 발생했을 때 한국에 엄청난 기여도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매번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중국발 미세먼지가 한국에 영향을 줄 때 그 피해가 크기 때문에 국민들이 대부분의 미세먼지를 중국발이라고 여긴다는 것.

이런 관점에서 미세먼지 예보 개선 방안을 살펴보면, 먼저 최신 기상 상황 등을 반영한 주간예보 정보를 주기적으로 생산하고 제공해야 한다. 당연히 국내외 연구개발 동향을 반영한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향후 국립환경과학원은 정량적 신뢰도 평가에 기반한 표준 모델을 선정해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소병천 교수는 “동북아 지역의 미세먼지 문제는 국제소송이 아닌 국제협력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당사국 정부와 전문가간 협약체제에 대한 컨센서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 (송철호 기자) 2019.11.21/그린포스트코리아
조석연 인하대 환경공학과 교수. (송철호 기자) 2019.11.21/그린포스트코리아

조석연 교수도 “국가간 대기 문제가 정치적 쟁점으로 발전하면 안 된다”며 “실효성 없는 과도한 정책목표보다는 명확한 단기적 목표 설정과 이의 확실한 달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어 “LTP(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물질 국제 공동연구), NEASPEC(동북아환경협력계획), EANET(동아시아산성비모니터링네트워크) 모두 20여년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자발적 협력 단계에 머물고 있다”며 “필요성 인식 부족과 정치적 추진력 결여로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 단계로 가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미세먼지처럼 국민감정이 예민한 사안일 경우 유독 이슈화되는 것들이 있다. 이렇게 민감한 사안에 피해가 가시적일 경우 정치적 사안으로 발전하게 된다는 것. 결국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단기적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해야 한다.

조 교수는 “부풀린 정책목표와 실효성 없는 대책은 오히려 거친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며 “결국 한국 미세먼지 문제는 고농도 발생빈도가 현재의 50% 수준으로 줄 때까지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박수택 前 SBS 환경 전문기자와 이창현 국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언론 보도가 시민의 미세먼지 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감안, 신뢰성 높은 기사를 생산하기 위해 언론인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점, 특히 언론 기사는 바로 온라인 여론형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올바른 여론형성을 위한 언론의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

주제 발표에 이어 토론과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송철호 기자) 2019.11.21/그린포스트코리아
주제 발표에 이어 토론과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송철호 기자) 2019.11.21/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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