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2~3월 고농도 미세먼지 상시집중관리...시즌제 효과↑
수송‧난방‧사업장‧노출저감 등 핵심 9대 과제, 7대 지원과제 병행

고농도 미세먼지 기간 서울시 모습. (이주선 기자)
고농도 미세먼지 기간 서울시 모습. (이주선 기자)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미세먼지 시즌제’는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이 잦은 겨울철부터 이른 봄철까지 평상시보다 한층 강력한 저감대책을 상시 가동해 미세먼지를 집중 관리하는 사전 예방적 특별대책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이미 높아진 후 사후적으로 취해지는 ‘비상저감조치’의 한계를 보완하는 것.

최근 3년간 초미세먼지 고농도(50㎍/㎥) 발생일수 72%가 12~3월에 집중됐고, 특히 올해 3월 초 수도권에 고농도 비상저감조치가 7일 연속 시행됐음에도 일평균 농도가 최고치(135㎍/㎥)를 기록하는 등 사후조치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났다.

이에 서울시가 다음달 1일부터 내년 3월 말까지 전국 지자체 최초로 ‘미세먼지 시즌제’를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미세먼지 시즌제는 정부가 지난 1일 심의‧의결한 특별대책(미세먼지 고농도 시기 대응 특별대책)의 지자체 차원 첫 구체적 실행방안이다. 서울지역 미세먼지 3대 발생원인 수송(교통)‧난방‧사업장 부문 배출량을 줄이고 시민들의 미세먼지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9대 과제’를 집중 추진하게 된다.

대표적인 교통대책은 다음달 1일부터 서울시내 모든 행정‧공공기관 1051개소 관용차량과 근무자 차량의 상시 ‘차량 2부제’ 의무 시행이다.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상시 운행 제한도 녹색교통지역에서 전면 시행되는데, 이 운행 제한은 시즌제와 별개로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추진해온 사안이다. 

시즌제 기간 중 차량 이용을 줄이기 위한 주차요금 할증(최대 50%)도 새롭게 시작한다. 서울 전역 시영주차장(108개소)에서는 5등급 차량에 주차요금 50%, 녹색교통지역 내 시영주차장(24개소)은 모든 차량에 25%(5등급 차량은 50%)의 주차요금을 더 받는다. 12월 한 달간 안내·홍보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에 대한 관리·점검도 강화한다. 여름철 풍수해 집중 대비기간과 유사하게 시즌 동안 시·구 TF팀을 구성, 시민감시단(자치구별 2명)과 함께 서울시내 총 4000여개 사업장과 공사장을 전수 점검한다.

도로 위 미세먼지가 시민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즌제 기간 중 자치구별 미세먼지 중점관리도로(158㎞)에 대해 1일 2회 이상 도로청소를 실시하고 청소차 일일 작업구간도 50㎞에서 60㎞로 확대한다.

이밖에 시즌제 효과를 높이기 위한 7대 상시 지원대책도 병행한다. 대표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고 미세먼지 민감군이 이용하는 시설이 집중된 지역을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으로 지정해 특별관리한다. 이번 시즌제 기간 중에는 3개소를 첫 지정한다. 또한 서울시가 선도적으로 추진해온 ‘친환경보일러’ 설치지원은 저소득층 지원금을 2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하고 시즌제 기간 동안 집중 보급할 계획이다.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5등급 차량은 전국에 247만대다. (사진 그린포스트DB)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5등급 차량은 전국에 247만대다. (사진 그린포스트DB)

◇ 5등급 차량 수도권 운행 제한은 왜?

정부는 미세먼지 시즌제를 수도권에서 공동 시행하는 것으로 ‘미세먼지특별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에 서울시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미세먼지 시즌제를 도입하지만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수도권 운행 제한은 사실상 내년으로 미뤄졌다.

미세먼지 배출량이 많은 5등급 차량은 전국에 247만대다. 이 가운데 경유차가 244만대를 차지하고 수도권 지역에서만 45만대 정도가 운행제한 대상이 된다. 문제는 개정안이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에 있다는 것.

서울시는 법 개정 후 즉각적인 후속조치를 위해 서울시의회와 협력을 통해 미세먼지 조례개정안을 지난달 16일 발의했고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12월 10일)에 관련법이 통과된다면 시의회에서도 정례회 회기(12월 20일) 내에 통과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관련법이 12월 시행 전에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홍보·계도기간이 최소한 3개월이 걸린다는 점 등으로 미뤄 이번 시즌에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수도권 운행 제한이 적용되기는 힘들어 보인다.

서울시는 국회에 관련법이 조속히 개정되도록 강력히 촉구하고 법 개정 이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경기·인천과 세부 협의를 완료함으로써 이번 시즌 내 일부기간이라도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서울시 시장은 “미세먼지는 전국, 전 세대에 걸친 가장 절박한 민생현안”이라며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사회적 과제에 강력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로 미세먼지 시즌제를 지자체 중에 처음으로 시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어 “미세먼지 시즌제 시행으로 시민불편이 다소 따를 수 있다”며 “하지만 이는 미세먼지라는 사회적 재난을 전 사회가 함께 이겨내기 위한 실천인 만큼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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