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우려 속 본격적 매각협상 시작...불안요소 극복이 관건

HDC그룹이 항공사 운영 경험이 없다는 사실이 시장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 아시아나항공)
HDC그룹이 항공사 운영 경험이 없다는 사실이 시장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사진 아시아나항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우선협상대상자로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아시아나 매각 본입찰에는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 △KCGI(강성부펀드) 컨소시엄 등 3곳이 참여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최종입찰에 참여했던 3개 컨소시엄 중 HDC-미래에셋 컨소시엄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 달성 및 중장기 경쟁력 확보에 있어 가장 적합한 인수 후보자라는 평가를 받게 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게 됐다”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HDC-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연내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지금부터 본격적 매각협상이 시작한다. 양측은 구주 및 신주 가격, 유상증자 방식 등 인수조건을 놓고 최종 협상을 하게 된다. 최종 인수가격을 비롯해 자회사 처리 문제 등 세밀하게 조율해야 할 사항이 산재해 있다. 특히 국내외 기업결합 신고 등으로 인해 협상이 최종적으로 종료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상황을 두고 업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우선 현대산업개발이 보유한 면세점과 미래에셋그룹의 글로벌 호텔 네트워크 등이 항공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산업개발은 면세점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한솔그룹이 운영하던 오크밸리리조트를 인수하면서 레저·호텔 사업에 진출한 바 있다.

무엇보다 현대산업개발 입장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을 최종 인수하면 건설업 중심 기업 사업영역을 항공업으로 확장하며 종합그룹으로 도약할 전기를 맞게 된다. 특히 현대자동차그룹, 현대백화점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현대가의 지원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이날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를 인수해 항공산업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그룹으로 한걸음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의 과도한 부채에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동안 자금난을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유형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부채가 크게 늘었다. 이런 불안요소들은 새로 주인이 되는 기업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또한 현대산업개발이 항공사 운영 경험이 전혀 없다는 사실도 시장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대금은 금호산업으로 유입되고 이 자금은 금호산업의 부채비율 하락으로 재무구조를 개선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이외 금호산업의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규 사업 등에도 투자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항공산업에 큰 지각변동도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을 항공산업 구조재편의 실질적인 시작점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앞으로 국내 항공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지속적으로 대형화 되는 등 구조 개편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구조 개선을 비롯해 경쟁사에 비해 고령화 된 기단 개선 투자, 노선망 재구축, 사업모델 재검토 등 종합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이밖에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2014년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사고로 노선 운항정지를 앞두고 있고 기내식 공급업체 게이트고메코리아(GGK)와도 137억원대 대금 중재소송이 걸려있어 상당히 변수가 많은 상황이다. 또한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 측이 다른 경쟁자보다 보수적으로 구주 가치를 평가한 것으로 보이는데, 구주 가치 산정으로 협상이 결렬되지는 않겠지만, 이로 인해 이번 협상의 난항이 예상되는 것도 사실이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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