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한때는 富의 상징이었던 다이너스클럽 카드가 35년만에 한국에서 철수한답니다"

 

 

 

최근엔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를 하는 경우도 크게 늘어났습니다만 그래도 아직까지 지불수단의 대세는 신용카드입니다.

대부분 최소 한 개의 카드에서부터 많게는 서너개까지 갖고 다닙니다.

어디에서 지갑을 분실하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인데 "내가 갖고 있던 카드가 뭐였더라?"하며 신고하느라 애를 먹기도 하지요.

많이 알려진 이야기지만 신용카드는 1950년 미국에서 출발했습니다.

다이너스클럽이 뉴욕 14개 레스토랑을 가맹점으로 모아 음식값을 다음달 결제하게 해 주는 회원제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 모태입니다.

다이너(diner), 글자 그대로 '식사하는 사람'이라는 클럽 이름이 지금 생각해도 재미있지 않습니까?

미국의 다이너스 클럽이 다이너스클럽코리아를 설립, 국내에 진출한 것이 지난 1984년입니다.

국내 상륙 초기에는 대기업 임원과 변호사, 의사 등 고소득층만 회원으로 받았고 이들이 장지갑에서 꺼내는 '은빛다이너스카드'는 한 마디로 부(富)의 상징이었습니다.    

특히 해외여행이 자유화되지 않았던 시절, 전 세계 주요 공항의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엄청나게 큰 특전이기도 했습니다.

다이너스클럽이 한국에 진출한 지 35년만에 국내 사업을 접는다는 소식입니다.

미국 다이너스클럽 인터내셔널과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현대카드가 올해말로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합니다.

이에따라 기존 발급된 카드의 유효 기간이 끝나는 2024년이 되면 더 이상 다이너스 클럽 가드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카드업계는 예상합니다.

다이너스클럽카드는 1984년 국내 진출후 지난 1993년에는 대우그룹에 편입됐고 그 후 2001년에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인수, 현대카드의 모태가 됐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신용 사회 도래로 신용카드사간 경쟁이 격화, 제휴 효과가 줄어든데다 근본적으로는 가입자 급감으로 손실폭이 커진 게 사업중단의 원인이라는 분석입니다.    

현대카드는 최근 코스트코 코리와와 새롭게 계약을 맺고 삼성카드 대신 제휴카드사가 되기도 했는데 펼칠 건 펼치고 접을 건 접고 공격적 경영을 펼치는 것 같습니다.

카드 이야기 나온 김에 사족 하나.

어떤 식당에서 한 예닐곱 명 젊은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나가는데 앞서 나가는 사람이 큰 소리로 "찢어 주세요" 하더군요.

저게 무슨 소리인가 했더니 각자 계산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식당 주인 표정, 참 오묘(?)했습니다.

귀찮기는 하겠지만 어떡합니까. 세태가 그런 것을...                    

 

O..."이맘때 남이섬에서 낙엽 밟는 일, 참으로 운치있지 않겠습니까"

 

 

그야말로 만추(晩秋)입니다. 눈을 들어 어디를 보아도 알록달록 참 아름답습니다.

지리적으로 먼 곳은 할 수 없겠지만 수도권과 강원권 주민들이라면 남이섬에 가서 낙엽 쌓인 길을 걸어보며 따뜻한 차 한 잔 하고 싶은 그런 때입니다.

남이섬.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과 강원도 춘천시 사이 북한강 가운데 있는 14만여평의 섬이지요.

원래는 홍수때만 섬으로 고립되는 곳이었는데 청평댐이 들어서면서 완전한 섬으로 됐다고 합니다.

남이섬이라는 이름은 남 이(南 怡 · 1441-1468) 장군이  여기서 유배생활을 해 붙여졌다고 하는데 허묘(墟墓)도 섬 안에 있습니다.

"...사나이 스무살에 나라 평정 못한다면..."하는 시(詩)와 기개로 유명한 장군은 젊은 나이에 모반 혐의로 처형당하지만 조선조에서 '스물일곱살 병조판서'라는 기록도 세웁니다.

'겨울연가'로 유명한 메타 세콰이어길도 그대로고 예전과 달리 지금은 짚 와이어도 있고 해서인지 특히 아시아권 관광객들이 꼭 찾는 명소이기도 하지요.

서울 송파구가 은행잎을 모으고 골라내  남이섬에 있는 '송파 은행나무길'로 옮기는 연례행사를 13일 진행했습니다.

2006년 시작된 일인데 매년 이맘때 환경미화원들이 수거한 은행잎 중 깨끗한 것을 선별,  남이섬으로 보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가을 정취를 오래 즐길 수 있도록 돕는 행사입니다.

지리적 특성상 남이섬에 있는 은행나무 잎이 비교적 빨리 지는만큼 송파구에서 남이섬까지 트럭에 실려 온 은행잎이 그 뒤를 잇도록 한다는 것이 송파구 설명입니다.

남이섬 중앙에 약 100m 길이로 조성된 '송파 은행나무길'로 올해 옮겨지는 은행잎 중량은 약 20t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하면 그냥 버리는 경우보다 처리 비용을 수천만원 아낄 수 있다니 그야말로 누이좋고 매부좋고 입니다.

내일 수능을 치르는 수험생들이 남이섬에 가서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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