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에서 수소 만드는 '수전해' 기술에 활용
백금-팔라듐 촉매로 효율 높이는 원리 발견

정제된 팔라듐의 모습.(자료사진) 2019.11.12/그린포스트코리아
정제된 팔라듐의 모습.(자료사진) 2019.11.1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재형 기자] 국내 연구진이 청정 에너지 수소 생산 시 희귀 금속인 팔라듐(palladium)을 이용해 효율을 대폭 높이는 방법을 개발했다.

최상일 교수(경북대 화학과), 최창혁 교수(GIST 신소재공학부), 임형규 교수(강원대 화학생물공학부) 공동 연구팀이 물을 분해해 수소를 얻는 원리를 규명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12일 밝혔다. 

수전해(水電解, water electrolysis)는 물에서 차세대 청정에너지인 수소를 얻을 수 있는 기술로, 수소차 등 신재생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요즘 특히 주목받는 기술이다.

현재 수전해로 수소를 생산할 땐 백금을 쓰는데,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백금과 팔라듐을 함께 활용하기로 했다. 팔라듐이나 팔라듐 수소화물을 백금 원자층으로 감싼 팔라듐-백금 코어쉘(core-shell)과 팔라듐 수소화물-백금 코어쉘 구조의 촉매를 개발한 것. 

연구팀은 달걀의 노른자와 흰자처럼 백금으로 팔라듐을 감싼 이 모델을 통해 △백금 원자층이 두꺼울수록 △백금과 물 분자의 상호작용 정도가 낮을수록 △백금의 원자와 원자간 거리(원자거리)가 가까울수록 촉매의 성능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새로 알아냈다. 

먼저 1~5층까지 정밀하게 코팅한 백금원자를 단계별로 분석한 결과 백금 층의 두께와 수전해 효율이 비례한다는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또 연구의 핵심인 팔라듐은 백금이 가진 원자거리를 좁히고 백금의 전자구조를 변화시켜 백금이 가진 물 분자와의 상호작용정도를 줄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 같은 원리를 이용해 코어쉘 성능을 실험한 결과 백금보다 원자거리가 좁고 물 분자와의 상호작용이 약한 팔라듐-백금 코어쉘은 백금보다 수전해 효율이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수전해는 화학적 반응속도가 느리고 전력소모가 심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만큼 생산량을 확보하기 어려운데다, 촉매가 용액에서 작동하는 원리가 불분명해 새로운 촉매소재 설계에 난항을 겪었었다.  
 
이번 연구는 수전해 촉매의 원리를 밝히고 촉매 설계 및 제조 시 팔라듐을 활용한다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해 고효율‧저비용으로 수소를 대량생산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미래소재디스 커버리사업,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및 KIST기관고유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미국화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10월 17일 게재되었다. 

silentrock91@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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