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日本은 안 가고, 그렇다고 딴 곳을 가는 것도 아니고...여행업계가 초비상입니다"

 

 

어젯밤과 오늘 아침 대부분의 신문과 TV 보도는 4일 태국 방콕에서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간 짧은 만남을 비중있게 다루었습니다.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 두 정상이 불과 11분간이지만 13개월만에 환담형식으로 짧은 만남을 가졌던 때문입니다. 

'대화를 복원해보자'는 의견 교환이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하여간 상징적이겠지만 만남 자제가 갖는 정치적 의미는 작지 않다 판단됩니다.

소원해진 양국 관계로 지난 여름 시작된 '일본 여행 안가기 운동'이 3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크고 작고를 막론, 국내 여행사들이 심각한 경영 위기를 겪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그 많던 일본 여행 수요가 줄어든 것은 그렇다치고 그렇다면 다른 쪽으로 여행객이 늘어나야 하는데 전혀 그런 움직임이 없기 때문입니다.

큰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지난달 일본 여행 수요는 지난해 10월 대비 무려 82.3%나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모두투어의 지난달 일본 상품 판매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91.9%나 떨어졌습니다.

모두 느끼시겠지만 이런 숫자는 사실 일본 여행 자체가 없어졌다해도 과장이 아님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풍선효과처럼 한 쪽이 죽으면 다른 한 쪽이 살아야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니 여행사들의 경영 실적은 악화일로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 대체 상품으로 동남아 지역이 조금 늘어났다 하나 1% 안팎이라 하니 증가세 운운하기는 말도 안되는 수치입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의 분석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일본 여행은 대체불가입니다. 가깝고, 음식 비교적 입에 맞고, 환경 좋고, 치안 좋고...여기 안 가는 분들은 그걸로 끝입니다. 다른 데 안 갑니다"

여러분은 어찌 느끼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90% 이상 공감합니다.

상황이 이렇게 안좋게 돌아가면서 여행사들은 결국 비상 경영 체제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최대 1년간 안식년 신청을 받는가 하면 40세 이상 무직책자를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받는 것들이 대표적 예입니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하루 빨리 저팬 이슈가 해결되어 예전처럼 되기를 바란다는데 하루 아침에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고 말입니다.

일본 정부 고위 관료들은 시간 있을 때 마다 "정부간 문제때문에 민간의 교류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 강조합니다.

방일 한국인도 줄었지만 방한 일본인도 급감하지 않았습니까. 이건 어떻게 이해해야 합니까?

양국의 여행업계 종사자들만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는 이런 상황이 언제나 풀릴 지 모르겠습니다.

 

O..."보기 힘들던 초특가 세일까지...일본차 업체들도 급해진 모양입니다"

 

 

내친 김에 일본 관련 이야기 하나 더 하겠습니다.

'infinity'라는 영어 단어를 보면 여러분은 무엇을 떠올리십니까?

무한성, 아득히 먼 곳 이라는 사전적 의미 그리고 수학에서는 무한대를 가리키지요.

구체적인 것이 또 하나 있습니다. 잘 알려진 자동차 브랜드임을 많은 사람들이 압니다.

일본 자동차 메이커 닛산(日産)이 지난 1989년 미국 시장을 겨냥, 내놓은 고급 차종의 이름인 인피니티 바로 그것입니다.

물론 닛산의 인피니티는 고유명사로, 철자 하나(맨 마지막 글자)가 다릅니다.  'Infiniti'입니다.

당시 토요타는 렉서스를, 혼다는 어큐라를 같은 목적으로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앞선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국내에서 일본 브랜드 차량 판매는 불매운동이 시작된 7월 이후 급감했습니다.

전년 대비 일본 브랜드 차량 신규등록이 7월 -17.2%에 이어 8월 -56.9%, 9월 -59.8%로 곤두박질 친 것입니다.

이렇듯 일본 브랜드 차량의 국내 판매가 급감한 가운데 인피니티가 1000만원 할인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세워 고객 잡기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다른 메이커들과 마찬가지로 인피니티의 경우도 7월 131대(전년 동월 대비 -19.6%), 8월 57대(-68.0%), 9월 48대(-69.2%)로 판매가 크게 꺾였기 때문입니다.

인피니티코리아는 4일 브랜드의 글로벌 출범 30주년을 기념, 11월 한달간 국산차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특별 프로모션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산차 보유 고객이 인피니티 파이낸셜 프로그램으로 Q30 에센셜 트림을 구매하는 경우 최대 800만원을 할인해 준다고 합니다.

할부를 이용하면 60개월 무이자(선수금 50%, 중도상환 수수료 없음) 혜택과 함께 500만원 상당의 주유비도 주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 스포츠유틸리티차(SUV) QX30(사진)을 구매하는 국산차 보유 고객에게는 최대 1000만원의 구매 혜택과 함께 할부 구매의 경우 60개월 무이자 혜택, 600만원 상당의 주유비도 지원합니다.

7인승 SUV인 QX60 AWD 트림 30대는 재고 소진 시까지 4000만원대에 판매한답니다.

'출시 30년 기념'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기는 했습니다만 저조한 판매에 따른 고육책임은 누구나 쉽게 짐작가는 일입니다.

다른 일본차업체들은 아직 관망상태에서 닛산측의 프로모션을 지켜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긴 일본차들 비교적 평판도 좋고 수요도 많고 해서 웬만해선 세일 잘 안 하는 것으로 알려져있기는 합니다. 

모든 상품을 살 때 돈도 중요한 척도지만 느낌이 와닿지 않으면 사기 어려운 법인데 어떻게 진행될 지 궁금합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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