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당분간 서울에서 갭 투자로 돈 만져보기는 쉽지 않을 듯 합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도 꽤나 한다는 '갭 투자(gap 投資)'라는 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주택의 매매 가격과 전세금간의 차액이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방식을 가리킵니다.

5억원 짜리 집을 4억 5000만원 전세를 끼고 자기돈 5000만원으로 사는 그런 형태지요.

특히 덩치가 큰 아파트보다는 작은 오피스텔 등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실제 부모들이 자녀에게 권유하는 경우도 많고 잘 투자해서 큰 돈을 만졌노라고 자랑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투자이기 때문에 리스크는 감수해야겠지요.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갭 투자를 하기가 크게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의 비율인 전세가율의 잇단 하락은 아파트값 급등으로 전세가와의 격차가 벌어진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강화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구요.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은 57.6%를 기록, 지난 2013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새 아파트(올해 입주)의 전세가율은 56.8%로 더 낮았습니다.

전세가율은 2016년 7월 무려 75.1%로 정점을 찍은 후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400조원인가로 추정된다는 유동성이 저금리때문에 버티고 있고, 분양가 상한제 시행 예정으로 확산된 공급 부족 우려로 아파트값은 크게 뛰었습니다.

반대로 입주 아파트 물량은 크게 늘어 전세값은 비교적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국민은행은 3년전인 2016년 6월과 비교할 때 아파트값이 평균 2억8000만원 오르는 동안 전세값은 572만원 상승했다고 전했습니다.

거의 비교가 불가능한 수치 아니겠습니까?

전세가가 집값의 70%에서 80%, 심지어 90%에 육박했을 때 붐을 이루었던 갭 투자는 이렇게 되면 설 땅을 거의 잃게 되는 것 아닐까요.  

gap은 틈, 공백, 격차를 가리키는 단어입니다.

틈이 메워진다는 것은 대개 긍정적 의미인데 여기서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O..."우리나라의 박물관, 미술관도 훌륭한 방재 시스템을 갖추고 있겠지요"

 

 

여행해 보신 분도 많겠습니다만 미국은 참으로 땅덩어리가 큰 나라입니다.

자동차여행해 보면 국토 횡단에 대략 닷새가, 종단에 사흘이 걸리지요.

글자 그대로 대자연입니다만 그만큼 자연 재해도 많고 피해 규모도 엄청납니다.

동남부에서 동북부까지 매년 허리케인이 들이닥치고 남부를 중심으로 토네이도도 쉬지 않고 할퀴고 갑니다.

그런가하면 캘리포니아주를 중심한 서부는 산불이 유명합니다.

인간의 힘으로 진화하기에는 너무나 대규모 지역인데다 강풍까지 가세하면 그야말로 역불급입니다.

최근에도 캘리포니아주는 산불 피해때문에 주민대피령이 내려지는가 하면 임시 단전이 이루어지는 등 정신이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서부 여행의 관광 명소인 게티센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LA) 북서부 셔먼옥스에서 발화한 산불이 확산, 게티센터 주변에도 대피령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게티센터는 미국 서부에서 가장 많은 미술품을 상시 소장한 박물관으로 연간 18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중 명소입니다.

미국 서부의 거부 폴 게티가 지난 1997년 설립한 케티센터는 빈센트 반 고호나 폴 고갱, 마네 등 세계적 거장들의 진품 작품을 자랑합니다.

이와함께 루이 14세 초상화를 비롯해 유럽 왕실 소장품도 상당수 보관돼 있습니다.

산불의 위험이 닥쳤음에도 게티센터 측은 소장하고 있는 12만5000여 점의 예술작품을 옮길 계획이 아예 없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을 한 번에 앗아갈 수 있는 화마의 공격이 코앞에 왔는데도 어떻게 이들은 자신만만한 것일까요?

확실하고도 구체적인 방재(防災)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 그 배경입니다.

센터측 관계자는 산불 발화를 인지한 순간부터 최첨단 방재 시스템은 이미 작동됐다고 전했습니다.

우선 자동으로 2중 철문이 닫히고 모든 갤러리는 외부공기가 들어올 수 없는 내부 공조체제로 바뀐다고 합니다.

산불 연기가 스며들어 미술품을 훼손하는 일을 막는 장치로 차량 내에서 내부 공조 스위치를 누르면 바깥 공기가 들어오지 않는 원리와 같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130만 제곱피트(3만6000평)에 달하는 구조물 전체를 내열 소재인 규화 화강암으로 뒤덮고 있다는 점도 화마에 버틸 수 있는 이유라고 합니다.

내부에는 강화 콘크리트 벽과 자동 방화문이 이중 삼중으로 차단, 갤러리로 불길이 들어갈 여지를 아예 봉쇄했습니다 .

게티센터는 자체적으로 100만 갤런(3800t)의 방화수 탱크를 갖춰놓고 있는데 정말 극한의 마지막 순간에만 쓰는 최후의 수단입니다.

당연히 물은 미술작품에 치명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국보 1호 숭례문이 방화로 타던 모습은 지금 기억해도 끔찍하고 무섭습니다.

우리 박물관이나 미술관들도 확실한 방재 대책이 서 있으리라 믿습니다만 걱정되기는 하네요.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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