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밭 가는 자율주행 트랙터...'다소 어색한 시작'
스스로 밭 가는 자율주행 트랙터...'다소 어색한 시작'
  • 이재형 기자
  • 승인 2019.10.2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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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5G망과 LS엠트론의 트랙터 연계
원격제어, 무인경작, 원격진단 기술 선보여
29일 자율주행 트랙터.(이재형 기자) 2019.10.29/그린포스트코리아
29일 선보인 스마트 트랙터.(이재형 기자) 2019.10.29/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재형 기자] 국내 농업의 혁신을 예고하는 스마트 농기계가 처음으로 밭을 다졌다.  

LG유플러스는 29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법곳동에 위치한 2000평(6611㎡) 면적의 농지에서 트랙터에 5G 네트워크를 적용한 ‘스마트 농기계’ 기술 전반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와 LS엠트론에서 공동 개발 중인 스마트 농기계 기술은 트랙터, 이앙기, 드론, 농업용 로봇 등 장비들을 5G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각 기기의 실시간 정보를 클라우드 솔루션에서 받아 통제하는 차세대 농업 시스템이다. 양사는 2021년에 시스템을 상용화할 계획으로, 이날 시연한 자율주행 트랙터는 시스템의 일부이며, 조향장치(운전시스템)와 브레이크 시스템이 원격제어를 위해 전자식으로 만들어진 모델이다. 

LG유플러스는 이날 스마트 농기계가 농가인구 감소, 고령화, 폭염으로 갈수록 어려워지는 농가 현실에 보탬이 될 것을 강조했다. 이해성 LG유플러스 미래기술개발그룹 상무는 “현재 한국농업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획기적인 농촌 변화를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이끌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2021년에 농가 실수요와 어울릴지는 아직 미지수  

LG유플러스에서 공개한 트랙터 기술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장비로 조작하는 ‘원격제어’ △조작 없이 자율주행으로 밭을 가는 ‘무인경작’ △기기 내 센서로 문제 상황 파악하고 수리법 전달하는 ‘원격진단’의 세 가지다. 주행부터 수리까지 트랙터 내 스마트 기능만으로 총 망라하겠다는 것.

이 같은 부가 기능이 트랙터 하나에 집중된 만큼 가격도 월등히 높다. 한영진 LG유플러스 스마트X기술팀장은 “상용화 전이라 정확한 가격을 말하긴 어렵지만 8000만~9000만원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스펙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통상 3000만원대인 일반 트랙터보다 3배 가량 비싸다.

그러나 이날 선보인 스마트 기능의 품질은 개발 초기 단계라 LG유플러스에서 제시한 비전을 실현하기엔 다소 모호해보였다. 

먼저 ‘원격진단’은 제대로 쓰려면 사용자가 공부해야 하는 기술이다. 스마트 트랙터 안에 탑재된 센서가 부품 상태를 파악하고 고장 발생 시 사용자에게 원격으로 수리 방법을 알려준다. 이날 현장에선 시연자가 직접 가상현실(AR) 시청각 지침을 보며 트랙터의 에어필터와 오일필터를 갈았다.

29일 자율주행 트랙터.(이재형 기자) 2019.10.29/그린포스트코리아
원격진단을 이용해 트랙터의 에어필터를 교체하는 모습.(이재형 기자) 2019.10.29/그린포스트코리아

그러나 시청각 자료로 하나하나 설명한다고 해도 일반인이 차량 내 중요 결함을 다루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였다. 비교적 쉬운 에어필터와 오일필터 교체는 직접 할 수 있지만 고가 장비는 일반인이 잘못 건드렸다가 더 망가뜨릴 수도 있어 전문가의 손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오일필터처럼 AS 횟수가 잦고기술이 복잡하지 않은 부분을 사용자가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무인경작’은 초정밀 측위 시스템인 RTK(Real Time Kinematic) 기술이 탑재돼 밭에서도 3~10cm 단위까지 정확하게 위치 파악이 가능한 품질을 보였다. 밭의 실제 모습을 3D 그래픽으로 동일하게 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이용해 시스템에서 지정한 대로 이동하는 데 성공했다. 

이날 시연에서 ‘라이다’와 ‘레이더’ 장비를 이용해 기기가 스스로 도로나 밭에서 사물을 인식하거나 능동적으로 반응하고 시스템에 정보를 전송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자율주행 시 트랙터가 사람이나 동물, 장애물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중요한 대목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라이다와 레이더 장비가 탑재는 돼 있으나 이번 시연에서 관련 기능은 다루지 않았다”며 “내년에 시범사업을 할 계획인데 그 때는 차량이 위험도를 파악하는 기능까지 함께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9일 자율주행 트랙터.(이재형 기자) 2019.10.29/그린포스트코리아
LG유플러스의 시연자가 100M 거리의 트랙터를 원격으로 운전하고 있다.(이재형 기자) 2019.10.29/그린포스트코리아

‘원격제어’ 부분은 이날 100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서 시연자가 운전대를 돌리자 사람 없는 트랙터가 그대로 움직이고 차량 후미의 로터리를 가동시키는 데까지 성공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서울에서도 지방의 트랙터를 조종할 수 있도록 서비스 수준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시연에선 트랙터 전면에 설치된 FHD 카메라 한 대에 의존해 운전하는 식이라 다소 불안해보였다. 있는 카메라도 디코딩 오류로 영상 전송이 원활하지 않아 지근거리에서 육안으로 보면서 운전했다. 시연에서 트랙터가 밭에 세워둔 라바콘을 밟고 지나가기도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향후 후방 모니터, 운전 보조 시스템 등을 탑재할 계획"이라며 "시스템 보완을 통해 집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만으로 밖의 트랙터를 제어할 수 있게 품질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silentrock91@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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