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개뿔!] 기후위기 논하는 '시장포럼'에 일회용컵이라니!
[환경?개뿔!] 기후위기 논하는 '시장포럼'에 일회용컵이라니!
  • 이주선 기자
  • 승인 2019.10.2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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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이주선 기자] 기후위기 상황을 맞아 25개국 37개 지방정부 리더와 실무진, 시민, 전문가 등이 서울에 모여 자신들이 가진 지식과 사례를 공유하고 함께 대처 방안을 연구하기 위해 마련된 ‘2019 기후변화 대응 세계 도시 시장포럼’이 25일 폐막했다. 

서울시가 주최한 이번 포럼에서는 기후 금융·정책·적응·협력·회복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해관계자들의 유의미한 논의들과 더불어 각국 지방정부 리더들이 적극적인 기후 행동을 펼칠 것을 다짐하는 이른바 ‘서울선언문’도 채택됐다.

개회식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얼마 전 바꾼 수소 관용차를 타고 행사장까지 편안히 왔노라고 각국에서 온 300여 명 앞에서 자랑스럽게 말했다. 이 순간만큼은 서울시민으로서 우쭐한 기분이 들만한 대목.  

'2019 기후변화 대응 세계 도시 시장포럼' 첫날 행사에서 사용된 일회용 컵(이주선 기자) 2019.10.27/그린포스트코리아
'2019 기후변화 대응 세계 도시 시장포럼' 첫날 행사에서 사용된 일회용 컵(이주선 기자) 2019.10.27/그린포스트코리아

하지만 행사의 옥에 티가 있었으니, 티타임 일회용 컵과 영혼의 단짝 플라스틱 뚜껑이다. 포럼 시작 전 간단한 티타임 때 사용됐다.

자국에서 이역만리 떨어진 한국 오기까지 누가 개인 컵을 가지고 다닐쏘냐, 그들의 사정을 배려한 조치겠거니 이해한다. 그런데 다른 행사도 아니고 ‘환경’이다. 주최 측 스스로 ‘기후위기 상황’이라고 표현할 만큼 사태는 급박하다.

'2019 기후변화 대응 세계 도시 시장포럼'  참석차 25개국 37개 도시에서 서울을 방문한 참가자들이 사용하고 남긴 일회용 컵 (이주선 기자) 2019.10.27/그린포스트코리아
'2019 기후변화 대응 세계 도시 시장포럼' 참석차 25개국 37개 도시에서 온 참가자들이 사용하고 남긴 일회용 컵 (이주선 기자) 2019.10.27/그린포스트코리아

문제는 또 있다. 일회용 컵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세계 각지에서 온 참가자들이다. 이분들이 고국으로 돌아가 시민들의 의식을 논할 자격이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작년 서울시는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그중 하나가 ‘일회용 컵 사용 안 하기’다. 실제로 서울시는 시청에서 개최하는 모든 행사에서 일회용 컵을 치우고 참가자들에게 개인 텀블러를 지참할 것을 공지하고 있다. 기특하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이튿날 행사에서는 종이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이런 맥락에서 억울할 수도 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16세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세계 많은 정치인과 지도자들에게 경고했습니다. 당신들이 바로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다고” 그의 말처럼 더는 시민을 실망케 하지 않는 서울시가 됐으면 한다.

leesu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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