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사업자 피해집중…대기업 참여제한·공급의무량 확대 제안도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REC 시장 현황, 문제점 및 개선방향’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진행했다. (안선용 기준)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REC 시장 현황, 문제점 및 개선방향’을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진행했다. (안선용 기자)

 

[그린포스트코리아 안선용 기자] 태양광업계의 REC(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현물시장 가격급락에 따른 100kW 미만 소규모 태양광사업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의 가격안정화 대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신재생에너지학회와 에너지경제연구원이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REC 시장 현황, 문제점 및 개선방향’을 주제로 진행한 정책토론회에서 참여자들은 정부의 REC 현물시장 매도·매입 상하한 한도를 현행 ±30% 수준에서 ±10%로 축소하고,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FIT(소형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매입제도)의 확대적용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지난 9월 올 하반기 관련규정을 개정해 이같은 추가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검토 중인 사항이다. 

대규모 사업자들의 참여제한이나 공급의무량 확대에 관한 의견도 나왔다.

이치용 전국태양광발전협회 이사는 “대규모 사업자들의 참여를 일정부분 제한해 소규모 업계를 활성화시키고, 지자체 대부분이 시행 중인 태양광발전시설의 주거밀집지역 이격거리 제한 등도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개선해야 한다”며 “REC 연도별 공급의무량도 현재 수급상황에 맞게 상향 조정해야만 가격안정을 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REC 가격은 2017년 1월 기준 16만1615원에서 올 10월 기준 5만원대까지 급락한 상황이다. 태양광발전에 참여하는 사업자들이 늘면서 태양광발전에 따른 전력 공급량은 늘었지만, 한정된 수요로 인해 가격하락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유가, 에너지시장의 여건 변화 등에 따른 SMP(한전에 판매하는 전기료) 변동, 복잡한 시장제도, 태양광 설비 투자비 하락, REC 가중치 변경 등 REC의 가격하락 요인은 다양하지만, 수급의 불균형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윤성권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자체 주도의 1MW 이상 대규모 태양광 사업이 2016년 79개에서 2018년 160개로 확대되고, 100kW 미만의 소규모 발전사업도 2016년 3301개에서 2018년 7048개로 증가했다”며 “태양광발전의 공급량은 확대됐지만, 발전공기업과 소규모 사업자의 거래비중이 감소하면서 REC 가격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REC 현물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이들이 대부분 생계형 소규모 사업자라는 점이다.

이치용 이사에 따르면 REC 가격하락은 토지임대료나 대출금리 등의 문제로 비용부담을 안고 있는 사업자들의 재무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일각에서는 투자금 회수에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불만도 나온다.

이 이사는 “대다수 소규모 사업자들이 발전시설 부지 확보에 대출로 의존하고 있어 REC 가격하락은 크게 와 닿을 수밖에 없다”며 “발전설비를 건설하더라도 송전선로가 구축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시장에 매물도 많이 나오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김성훈 한국에너지공단 정책실장도 “태양광 사업자들이 대부분 100kW 미만의 사업자로, 판로도 많지 않아 REC 가격하락에 따른 피해를 지속해서 받고 있다”며 “정부도 지난 9월 상반기에 비해 150MW 확대된 500MW 규모로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접수를 진행 중으로 가격안정화 대책마련에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비율을 높이기 위한 시행령 개정까지는 시간이 좀더 걸릴 것으로 예측했다.

조성민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현물시장은 기본적으로 불안정할 수밖에 없지만, 불안정성을 낮추기 위해서는 시장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면서 “대안으로는 FIT 제도 등을 통한 고정가격 계약 등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as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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