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리스 25주년 기념 광고 ‘도발'...'눈 가리고 아웅’ 해명

일본 유니클로가 유튜브에 올린 후리스 출시 25주년 기념 광고의 한 장면. (일본 유니클로 유튜브 캡처) 2019.10.18/그린포스트코리아
일본 유니클로가 유튜브에 올린 후리스 출시 25주년 기념 광고의 한 장면. (일본 유니클로 유튜브 캡처) 2019.10.18/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유니클로가 인터넷에 올린 광고를 향해 위안부를 모독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유니클로는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지만, 해당 광고에서 나오는 일본어 자막은 유니클로의 주장을 궁색하게 만든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유니클로코리아가 지난 10일 자체 유튜브 채널에 올린 후리스 출시 25주년 기념 광고 영상을 향한 반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해당 광고는 패션콜렉터로 소개된 98세의 백인 여성과 패션디자이너로 소개된 13세의 흑인 여성이 대화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반발을 불러일으킨 대사는 광고 말미에 나온다. “제 나이 때는 어떻게 하고 다녔냐”고 흑인 여성이 묻자 백인 여성이 대답으로 한 영어 대사 “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을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라고 의역한 자막 때문이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현재 논란이 크게 된 부분은 바로 '80년'이라는 부분인데, 80년 전은 1939년으로 우리나라가 일본의 탄압을 받던 일제강점기 시기”라며 “이건 정말 의도된 일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광고다. 유니클로는 이제 완전히 돌아올 수 없는 선을 넘었다”고 거세게 비판했다. 서경덕 교수는 이어 “이제는 우리 네티즌들과 함께 '불매운동'을 넘어, 진정한 '퇴출운동'을 펼쳐 나가야겠다”고 했다.

유니클로는 반발 여론이 빠르게 퍼지자 이같은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유니클로는 “이들의 실제 나이 차이가 80살이 넘는 만큼, 이렇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두 사람 모두가 후리스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광고를 보시는 분들이 바로 즉각적으로 이해하시기 쉽도록 글로벌 광고와는 별도로 한국에서 추가적으로 두 사람의 나이 차이에 대해 자막처리했다”고 해명했다. 

또 “인종, 성별, 및 직업에 차별 없이 모두를 위한 옷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전 세계 어디에서나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신념 및 단체와 어떠한 연관관계도 없다”고 덧붙였다.    

일본어 자막이 입혀진 영상을 보면 두 사람의 나이 차이를 강조하기 위해 자막에 ‘80년’이라는 문구를 넣었다는 유니클로의 해명에 의구심을 떠올릴만한 대목이 나온다. 일본 유니클로가 지난 1일 유튜브에 업로드한 영상에서는 해당 대사에 대응하는 자막을 “昔のことは, 忘れたわ”라고 썼다. 직역하면 “옛날 일은 잊었어”라는 뜻이다. 한국어 자막이나 영어 대사보다 더 단정적으로 표현했다고 볼 수 있는 표현이다. 

alia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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