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크로(일명 찍찍이)’ 등 생태모방기술 사례 무궁무진
2030년까지 거의 모든 분야 적용...약 200만개 일자리 창출 전망

새를 모방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비행체 설계도(왼쪽, 1505∼1506년)와 라이트 형제 비행기(오른쪽, 1903년)
새를 모방한 레오나르도 다빈치 비행체 설계도(왼쪽, 1505∼1506년)와 라이트 형제 비행기(오른쪽, 1903년). (자료 국립생태원 융합연구실 ‘생태모방기술의 개념, 발전방향 및 대응과제’ 보고서)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생태모방기술’은 생물이나 생태계에서 관찰할 수 있는 구조적 특징 및 원리 등을 모방해 개발한 기술을 뜻한다. 예를 들어 1955년 스위스에서 식물 도꼬마리 가시를 모방해 작은 돌기를 가진 잠금장치 ‘벨크로(일명 찍찍이)’가 발명된 것이 대표적이다. 

생태모방기술은 지속가능한 발전과 국내 기술 개발 기반시설 구축을 위한 신산업 동력으로 평가 받으면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특히 2000년 이후 세계적으로 청색경제와 이를 견인할 혁신기술로 생태모방기술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지속가능한 발전은 물론, 공학기술에 비해 에너지와 물질을 적게 소비하는 생태모방기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공학중심 특정 생태모방 기술개발에서 이제는 광범위하게 생물·생태 특성을 발굴하고 사회 전반에 응용할 필요성이 증대되는 것.

국립생태원 융합연구실에서 발표한 ‘생태모방기술의 개념, 발전방향 및 대응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생태모방기술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가지며 거의 모든 기술 분야에 적용돼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15년(2000~2014년) 동안 생태모방기술 잠재력 지수인 다빈치지수가 7.5배 증가해 향후 큰 폭으로 기술개발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미국(48%) 다음으로 한국(29%)이 생태모방기술 관련 특허 건수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며 “한국 생태모방기술 성장 잠재력이 다른 국가에 비해 높아 향후 지속가능한 경제-사회로의 전환을 위한 토대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한 “현재 한정된 개별 기술수요에서 나아가 적극적이고 폭넓은 인식확산을 통한 수요확대와 기초과학-공학기술-산업융합 네트워크 강화가 필요하다”며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장 제품화까지 개별부문의 융합협력이 요구되는데, 부문간 격차를 해소하고 연계를 촉진하는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생태모방기술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자료 국립생태원 융합연구실 ‘생태모방기술의 개념, 발전방향 및 대응과제’ 보고서)
생태모방기술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자료 국립생태원 융합연구실 ‘생태모방기술의 개념, 발전방향 및 대응과제’ 보고서)

생태모방기술은 인류 역사와 함께 한다. 역사적으로 인간 문명기술로 발전된 수많은 생태모방 사례가 존재한다. 선사시대 화살촉에서부터 비행기, 카메라, 인공센서, 로봇 등 자연에서 영감을 얻거나 자연을 모방한 기술은 수없이 많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다.

유명한 생태모방기술 사례로 △도꼬마리 부착능력을 모방한 ‘벨크로’ △식물 광합성을 모방한 ‘태양열전지판’ △연잎 표면의 자기정화능력을 모방한 ‘페인트’와 ‘자정유리’ △모포나비 구조색을 응용한 ‘섬유’ △상어피부를 모방한 ‘수영복’ 등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물총새 부리와 머리를 모방해 소음을 줄인 ‘일본 신칸센 고속열차’ △흰개미집 환기시스템을 모방한 ‘짐바브웨이스트게이트 센터’ △게코 도마뱀 발바닥 초미세털의 반데르발스힘 원리를 모방한 ‘건식접착 필름’ △혹등고래 지느러미에 붙어있는 혹을 모방한 ‘수중 터빈’ △도토리거위벌레 큰턱 구조를 응용한 ‘확공형 드릴 장치’ 등 생태모방기술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미국 컨설팅 전문기관 FBEI는 2030년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 생태모방기술이 적용되고 약 200만개 관련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화학(15%), 소재(15%), 환경 및 오염처리(10%) 기술 분야 적용·발전이 전망된다. 또한 건축(약 55만개), 수송(약 28만개), 전자 및 데이터 플랫폼 분야(약 20만개) 일자리 창출이 예상된다.

이인식 지식융합연구소장은 “최근 4차 산업혁명에 주목하면서 IT만 생각하니 안타깝다”며 “청색기술(생태모방기술)이 모든 분야에서 가능한 만큼 많은 벤처와 스타트업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이어 “자연을 스승으로 삼고 자연에서 답을 찾는 청색기술은 청색경제와 순환경제의 핵심”이라며 “혁신성장동력, 일자리 창출과 동시에 청색 행성 지구의 환경위기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발전 패러다임”이라고 덧붙였다.

song@greenpost.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