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일본 유니클로가 내놓은 영상 광고를 향한 비판이 제기됐다. 일제 역사를 망각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광고 속 대사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유니클로는 지난 1일 후리스 출시 25주년을 맞아 자사 유튜브 채널에 ‘후리스25주년 대화 30초. UNIQLO 2019 Fall/Winter (フリース25周年 Conversation 30sec. UNIQLO 2019 Fall/Winter)’라는 제목의 30초짜리 광고 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대사는 광고 끝부분에서 나온다. 13살 패션디자이너라고 소개된 흑인 여성이 의복수집가라고 소개된 98세의 백인 여성에게 “내 나이 때는 어떻게 하고 다녔나요?”라고 묻는다. 백인 여성은 이 질문에 “맙소사, 그렇게 오래된 일을 어떻게 기억해(Oh my God, I can’t remember that far back”)라고 대답한다. 

두 사람의 나이차가 85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백인 여성이 ‘그렇게 오래됐다’고 말한 시점은 1939년이 된다. 일제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하고 인권유린 등 온갖 만행을 저질렀던 시기다. 흑인 여성은 이런 대답을 듣고 웃음을 터뜨린다.  

한 네티즌은 “‘80년 전을 기억하느냐”는 영상의 메시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무시와 바로 연결된다”는 댓글을 남기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또 다른 네티즌도 “그들(유니클로)이 영상에 ‘연령, 인종, 문화, 세대’라는 자막도 넣었듯이 이것은 단지 옷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는 댓글을 남기며 맞장구를 쳤다.

유니클로가 부적절한 발언으로 도마에 오른 것인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오카자키 타케시 최고재무책임자는 한국에서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유니클로는 당시에 해당 발언이 알려지자 “부족한 표현으로 저희의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많은 분들께 불편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 후 불과 3개월 만에 광고 모델의 입을 빌려 “그렇게 오래된 일을 어떻게 기억해”라고 말한 셈이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해당 광고 콘셉트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곧 내용을 정리해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alias@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