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런치 & 뉴스
오늘의 런치 & 뉴스
  • 양승현 편집위원
  • 승인 2019.10.16 12:0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O..."국내 굴지의 하우스 에이전시가 '성장 동력'을 위해 스마트 선글라스를 선보였습니다"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 SK 등 대기업군(群)은 국내외 TV, 신문, 잡지 등에 매년 천문학적인 규모의 광고를 내보내고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입니다. 브랜드 이미지도 계속 높여야 하고, 새로 나온 제품들도 소개해야 하니 말입니다. 

요즘은 대학에 광고만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과도 있고 이 분야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도 엄청나게 높습니다.

광고 혹은 이를 통한 기업 PR은 대기업들로서는 엄청나게 중요한 경영의 한 축 입니다.(중견기업, 소기업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우스 에이전시(house agency) 라는 말 혹시 들어보셨습니까?

많은 광고대행사가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특정 광고주의 자본하에 있는 있는 회사를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다른 말로 계열광고대행사라고도 합니다만 일종의 대기업 전속 광고회사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대기업산하에 있으니 우선 매출이 안정될 수 밖에 없습니다. 모(母)회사로서는 기업 비밀 유지가 확실하다는 이점이 있지요.

이에반해 독창적인 활동이나 사업 기획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말들도 많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과 하우스 에이전시의 대표적 예로는 삼성전자-제일기획, 현대차-이노션(월드와이드), LG그룹-HS애드가 있습니다.

SK그룹의 SK C&C, 롯데그룹의 대홍기획, 두산그룹의 오리콤 등도 마찬가지로  이 동네에서는 유명한 회사들입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이들 광고대행사들은 모그룹에 따라 매출이 연계되는만큼 안정적인 경영과 성장이 사실상 보장된 경우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재미있는 일이 한 가지 뉴스를 탔습니다.

이노션 월드와이드가 스마트 선글라스 '글라투스'의 양산 모델 개발을 완료했다고 15일 발표한 것입니다.

광고기획사가 팔기 위한 제품으로, 어쨌거나 저쨌거나 선글라스를 개발했다...희한하지 않습니까?

회사측은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시도'라고 출시 배경을 밝혔습니다.

한 고위 관계자는 "광고대행사의 입지가 좁아지는 환경에서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지난해 '안경 및 안경렌즈 제조업'을 사업 영역으로 추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에 개발한 선글라스의 무게는 36g으로 자외선 지수를 실시간으로 확인, 알려주는가 하면 눈깜빡임 패턴을 분석해 졸음 운전 예방을 위한 음성 경고 메시지를 보내주기도 한답니다.

어려운 경제 현실을 맞아 사업 영역 확대를 꾀하는 기업들이 한둘이 아닙니다만 쉽게 말해 부잣집 아들인데 하여간 대단합니다.

안주(安住)만 해서는 앞일을 전혀 가늠하기 어려운 세상 아니겠습니까.

 

O..."주변에서 좋은 일로 해약했다는 사람은 별로 못 본 것 같은데..."

 

혹 여윳돈이 있다면 어떻게 증식을 하십니까?

주식투자를 할 수도 있고, 펀드에 넣을 수도 있고, 규모가 있다면 부동산에...대개 비슷하겠지요.

개인사이나 저는 주식 투자를 거의 못합니다. 성격이 급해 끈기가 없어서 입니다.

아시는 분도 많겠지만 주식 투자에서 가장 열받는 것이 손절매(損切賣)라 생각합니다.

사전적으로는 '향후 주가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고 단기간 가격 상승이 어렵다 판단될 경우 손해를 감수한 채 매입 가격 이하로 파는 일'을 가리킵니다.

많이도 아니고 그저 용돈이나 벌겠다고 들어갔다가 왕창 터지고 주식을 던져야 하는 그 마음은 참 표현하기도 정말 어렵습니다.

손해를 본다는 점에서는 손절매와 비슷한데 은행 예·적금이나 보험을 해지하는 건수가 가파른 증가세라는 소식입니다.

금융감독원의 최근 자료인데 시중은행 18곳의 정기 예·적금 해지 건수가 2016년 7월∼2017년 6월 556만 9284건에서 2018년 7월∼올해 6월 964만 4251건으로 무려 73.2%나 늘어난 것입니다.

2018년 7월∼올해 6월 예·적금 해지 금액은 2년 전 같은 기간(48조 790억원)보다 19% 불어난 57조 2381억원이었습니다.

보통예금이 아니고 정기 예·적금인만큼 계획을 세운 상태에서 부었거나 부어 나가던 돈을 이자를 포기한 채 해지한다는 것은 그만큼 버티기(?)가 어려웠다는 반증입니다.

마찬가지로 저축은행에서 만기 전 해지된 예·적금도 꾸준히 늘어났습니다.

지난해 저축은행 정기 예·적금의 중도해지 건수와 금액은 각각 43만 3748건, 7조 2453억원으로, 2017년의 34만 7046건·5조 4624억원보다 25%, 32.6% 증가했습니다.

예·적금뿐만 아니라 보험계약도 해지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생명·손해보험 해약 건수는 2016년 7월∼2017년 6월 717만 6219건에서 2018년 7월∼올해 6월 912만 9382건으로 27.2%, 같은 기간 해약 환급금은 32조 5098억원에서 39조 9361억원으로 22.8% 늘었습니다.

예금과 적금 해지는 글자 그대로 돈만 손해보는 것이지만 보험 해지는 돈 뿐만 아니라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서 그 방어벽이 없어지는 것이니 누구를 막론하고 상실감도 더 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것은 그 개개인에게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는 뜻입니다. 

돈을 불리고, 위험에서 나와 가족을 보호하는 것은 기본적인 생계가 유지되어야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어떤 잔치를 치르기 위해 멀쩡하게 들어가던 돈을 포기하지는 않았으리라 전제할 때 좋은 일 보다는 궂은 일이 아마 그 배경일 확률이 훨씬 높겠지요.

경기 부진에 따른 서민들의 생계 불안정이 이 숫자로 상징되는 것은 아닌지 참 걱정되고 우울합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