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중(氣中) 환경 서식 미세조류 18종 확인...미기록종 6종 발굴
특이서식지 미기록 생물종 발굴 확대 기대

기중 남조류 서식지-수원 광교산로 벽돌담 / 기중 남조류 서식지-수원 광교산로 보도블록(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기중 남조류 서식지-수원 광교산로 벽돌담 / 기중 남조류 서식지-수원 광교산로 보도블록(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미세조류는 물속 생물 중 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광합성을 하고, 육안으로는 확인이 어려워 현미경을 이용해 관찰이 가능한 생물이다. 이런 미세조류가 물속이 아닌 땅 위에서 발견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해부터 '기중(氣中) 환경'에 서식하는 미세조류를 탐색한 결과, 국내 미기록 6종(남조류 4종, 녹조류 2종) 등 총 18종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기중 환경은 공기 중에 노출돼 생물의 수분 공급이 극도로 제한되는 곳으로 이런 환경에 서식하는 미세조류는 수계(담수, 기수, 해수)에 서식하는 조류와 비교할 때 매우 건조한 환경에 적응한 것이다.
 
이번 연구로 확보된 기중 남조류는 벽돌담이나 보도블록의 사이에서 발견됐고 기중 녹조류의 경우에는 주로 토양과 인접한 나무나 바위 표면에서 관찰됐다.

시아노파논 미라빌(Cyanophanon mirabile, 왼쪽)과 시아노살시나 크루코이디스(Cyanosarcina chroococcoides, 오른쪽)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시아노파논 미라빌(Cyanophanon mirabile, 왼쪽)과 시아노살시나 크루코이디스(Cyanosarcina chroococcoides, 오른쪽)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이번 ‘자생 조류 조사·발굴 연구’ 사업에 참여하는 이옥민 경기대 교수진은 기중 환경에 서식하는 미세조류를 집중적으로 탐색하고 분류해 왔다.

남조류는 △구형의 시아노살시나 △이형세포를 형성하는 구슬말 및 톨리포트릭스 △사상체를 형성하는 마이크로콜레우스 및 포미디움 △다른 조류의 표면에 붙어 서식하는 시아노파논 등 형태와 서식 특성이 다양했다. 미기록 녹조류인 ‘스티코코쿠스’ 2종은 원통형 세포에 세포 길이는 다양하게 나타났으며 폭은 평균적으로 4㎛ 이하로 작았다.

이번 연구로 찾은 남조류 ‘윌모티아 머레이’와 ‘시아노파논 미라빌’은 국내에 처음 보고되는 속(屬, genus)이다. 국내 미기록종인 ‘시아노파논 미라빌’과 ‘시아노살시나 크루코이데스’는 지난해 9월 환경생물학회지(2018년 3호)에 발표됐고 ‘월모티아 머레이’는 이번 달 환경생물학회지(2019년 3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연구진은 기중 서식지 시료를 지속해서 확보하고 분류학적 연구를 진행해 미세조류 발굴을 확대할 계획이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성과는 생물종의 또 하나의 서식처로 기중 환경을 개척한 데 의미가 있다”며 “이를 계기로 특이서식지 생물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새로운 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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