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나간 기업을 다시 불러들이려면 뭔가 당근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삼성전자 베트남 하노이 공장 전경
삼성전자 베트남 하노이 공장 전경

2015년초 베트남 북부 관광차 하노이에 갔습니다.

공항에서 나오던 길인지, 공항으로 가던 길인지 긴가민가 한데 버스 안 가이드가 큰 소리로 외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 차창밖으로 보시는 곳이 삼성전자 하노이 공장인데 규모가 정말 대단합니다. 이 곳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으뜸 직장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커나가는 국력이랄까, 그런 것을 느끼면서 흐뭇한 마음으로 공장을 멀리서 보았습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동남아 시장 교두보 확보라는 전략적 선택에다 값싼 노동력이라는 프리미엄이 합쳐진 산물이었겠지요.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수준이니까 좀 다르니 그렇다치고...

그 후로 몇 년 되지 않았습니다만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들이 U턴하면 많은 혜택을 준다는 나라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늘 강조하고 있고 우리 정부도 꽤 많은 제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업과 공장이 있어야 고용이 이루어지면서 구직난이 줄어들고 경제가 돌아가고 뭐 그런 이유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 모양입니다.

해외 투자 경험이 있는 국내 기업중 무려 77%가 "한국보다 외국의 투자 환경이 좋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지난 8월 23일부터 9월3일까지 수은에서 대출을 받은 기업 216개사를 대상으로 관련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입니다.

대기업 47개사,중견기업 114개사, 중소기업 55개사 등 해당기업들 가운데 '국내와 국외중 투자환경이 좋은 곳은 어디인가'라는 설문에 '국내'라고 답한 기업은 49개사로 22.7%에 그쳤습니다.

'이른바 U턴기업이 될 의향은?'하고 물었더니 '없다'가 무려 78.7%(170개사)에 이르렀습니다.

인간사 필유곡절 아니겠습니까.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 등 국내의 여건 변화를 이들은 이유로 꼽았다는 전언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정책(후속 조치)이 이루어져야 해외로 나간 기업들이 국내로 들어와 투자하겠는가'하고 물었더니 가장 많은 답변이 48.7% 그러니까 거의 절반이 '세제(稅制) 혜택'을 들었다고 합니다. 

상속·증여세 실질 최고 세율 65%와 법인세 최고 세율 25%라는 국내 제도하에서 다시 돌아올 기업이 있겠느냐는 반문이나 마찬가지겠지요.

각종 규제 완화나 노동 유연화 등 문제가 거론되기는 했으나 세제 혜택에 비하면 그냥 구호 외치는 느낌밖에는 들지 않습니다. 

조건이 양호해도 이전에 따른 제반 문제 등으로 국내 U턴을 꺼리기 쉬울텐데 그냥 애국심에 호소한다?

그야말로 글로벌 시대에서, 더더구나 경제인들에게 말도 안되는 이야기입니다. 구체적인 유인책이 나와야 할 것입니다.

 

O..."창이 강한 지, 방패가 강한 지 밤 10시쯤엔 얼추 판가름이 나겠지요"

 

인천 문학야구장 SK행복드림구장
인천 문학야구장 SK행복드림구장

 

LA다저스의 류현진과 TB레이즈의 최지만을 더 이상 볼 수 없어 좀 맥이 빠지긴 했지만 한국과 미국 프로야구는 금주 공통점이 있습니다.

한 마디로 올해의 패자(覇者)를 가리기 위한 '준결승전'이 시리즈로 열리기 때문입니다.

SK와 키움이 오늘부터 벌이는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는 관전 포인트가 의외로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문학경기장 1차전이 하이라이트일 것입니다.

우선 작년에 이은 키움의 설욕전, SK의 방어전 입니다. 키움은 지난해 SK에 2승3패로 무릎을 꿇었는데 올해 양팀 정규시즌 전적도 8승8패로 호각(互角)입니다.  

그런가하면 철벽 마운드와 불방망이의 전쟁입니다. 창과 방패라는 뜻의 '모순(矛盾)'이라는 한자어가 떠오르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SK는 올해 정규 시즌 평균자책점 1위(3.48)를, 키움은 팀타율 1위(0.282)를 기록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 프로야구의 간판 투타라 할 수 있는 SK 김광현(31)과 키움 박병호(33)의 자존심을 건 정면 대결은 이번 PO의 진수가 될 것입니다.

김광현은 다승(17승)과 탈삼진(180)에서 리그 2위고 평균자책점은 2.51로 3위에 올랐습니다.

올해 홈런왕이기도 한 박병호는 LG와의 준PO 4게임에서 16타수 6안타 0.375의 불꽃타에다 중요한 순간마다 홈런포를 쏴 준PO MVP로 뽑혔습니다.

두 선수간 통산 기록이나 올해 기록이나 김광현이 다소 강한 것으로 나타나기는 하나 단기전이라는 특성상 무시해도 좋을 기록임은 야구팬이면 누구나 압니다.

또 한 가지 재미있는 포인트는 많이 알려진대로 '사제(師弟)간의 대결'이라는 점입니다.

박병호를 비롯한 키움 선수들 대부분은 염경엽 SK 감독(51)이 2012년 10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만 4년간 넥센 감독을 지낼 때 한솥밥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감독이 선수를 모를 리 없고 선수가 감독을 모를 리 없지 않습니까?

참, 염 감독과 장정석 키움 감독(46)도 현대 유티콘스 시절 함께 뛰었었고 부부 동반으로 식사도 자주 함께 하는 절친한 사이랍니다.

공은 공이고 사는 사지만, 하여간 이래저래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지 않습니까?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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