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돈이 문제가 아니고, 거기 차를 대면 죄짓는 기분일텐데..."

 

 

 

 

"아니, 이 형! 거기에다 차를 대시면 어떡합니까?"

"와요? 머가 잘못됐어요?"

"장애인주차구역 아닙니까. 걸리면 벌금 무지 세게 맞을텐테..."

"걘찮아요. 나도 장애인이잖아요"

"그게 무슨?"

"언어장애잖아요.이 나라 사람들하고 말이 잘 안 통하는데 그 이상의 장애가 어데 있어요"

1990년대 중반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1년간 해외연수 할 때, 함께 갔던 동료와 나눴던 대화입니다.

부산 출신으로 아주 활달했던 이 동료는 대학 캠퍼스내 주차장이 좀 찼다 싶으면 어김없이 장애인주차구역에 차를 세워놓곤 했습니다.

코믹한 표정으로 "미국에서 영어가 시원치않은 이상의 장애가 어데 있능교"하면서 환하게 웃던 기억은 지금도 웃음을 머금게 합니다.

운 좋게(?) 한 번도 안 걸리고 이 친구 연수를 잘 마치기는 했습니다.

대형 마트에 가 물건을 사고 있노라면 요즘도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한 얌체족들 차 이동시키라고 방송하는 경우를 흔히 봅니다. 

아시겠지만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가 가능한 차들은 차앞 유리에 해당표시가 있기 때문에 누구나 금방 식별 가능합니다.

앞으로 장애인주차구역에 불법 주차한 차량 운전자가 장시간 차를 빼지 않으면 2시간 단위로 10만원씩 추가 과태료를 내게 된다는 소식입니다.

지금까지는 한 번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하면 그 이상의 제재 수단은 없었기에 무척 강화된 조치지요.

'배를 째라'면서 10만원 내고 하루 종일 버티는 차량들도 늘어나고 해서 나온 추가 대책이라고 합니다.

만약에 하루 24시간을 세워 놓았다 가정하면 기본 과태료 10만원에다 120만원의 추가 과태료를 합쳐 130만원을 물게 된다고 하네요.

보건복지부가 이같이 강력한 단속 계획을 세우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법적근거때문입니다.

도로상 불법 주정차는 차량 소유주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 견인할 수 있지만 주차장의 불법 주차는 그것이 불가하답니다.

한편 아파트단지내에도 장애인주차구역이 있는데 이삿짐 차량들이 이 곳에 불가피하게 주차하는 경우는 단속에서 제외해주기로 했다고 합니다.

단 차량기사가 아파트관리사무소에 상황을 설명하고 확인서를 받아 놓아야 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과태료를 떠나 우좌지간 정상인이 장애인주차구역에 차를 대는 것은 삼가야할 일입니다.

이 핑계 저 핑계가 물론 있겠지만 어느 영화의 유명 대사처럼 모두 '비겁한 변명'입니다.

 

 

O..."어렵게 성사시킨 사업인데 수익도 많이 올리면 좋겠습니다"

 

 

 

수도권 전철 인천역에 내려 역사 밖으로 나가면 앞에는 차이나 타운이 있습니다.

그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하얀 색으로 높게 설치된 모노 레일 승강장이 보입니다.

참으로 오랜 시간동안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사업이 어쨌거나 마무리를 짓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인천 월미도를 일주하는 국내 최장 도심형 관광모노레일인 '월미바다열차'가 지난 8일 드디어 운행을 시작한 것입니다.

2008년 7월 '월미은하레일'이라는 이름으로 첫 삽을 떴으니까 무려 11년하고도 석달만의 일입니다.

월미바다열차는 2량 1편성(정원 46명)으로 인천역을 출발해 월미공원 입구, 문화의 거리, 이민사박물관 등 4개역 6.1km 구간을 운행합니다.

평균 차량 속도는 시속 14.4km로 전 구간을 순회하는 데 약 35분이 걸린다고 하네요.

요금은 성인 8000원, 청소년·노인 6000원, 어린이 5000원이고 매주 월요일은 운행하지 않습니다.

앞에도 썼듯 월미바다열차는 부실시공 때문에 개통도 못 하고 폐기된 월미은하레일의 대체사업입니다.

2009년 시운전 기간 각종 결함에 따른 사고가 발생, 개통이 무기한 연기된 후 결국 2016년 역사와 교각만 남기고 차량과 선로는 폐기처분됐습니다.

건설비 853억원을 포함해 금융비용까지 포함하면  1000억원 가까이 날라간 것이어서 지방자치단체 혈세 낭비의 대표 사례로 꼽히면서 뉴스에도 참 많이 나왔습니다.

인천시와 교통공사는 대체사업으로 민간업체와 손잡고 레일바이크 사업, 8인승 소형 모노레일 사업 등을 추진했지만 모두 허사였습니다.

결국 2017년 4월 공사 재정사업으로 전환, 2년반의 준비끝에 오늘에 이른 것입니다.

월미바다열차 차량 도입과 시스템 구축에는 183억원이 추가로 투입됐다고 인천시와 공사는 전했습니다..

어느 교통수단이나 그렇지만 만드는 것은 그렇다 치고 유료 이용객이 꾸준하게 돌아야 유지 및 보수는 물론 수익도 내지 않겠습니까.

어렵사리 개통한 일, 축하하면서도 향후 이용객 유치와 관련된 계획은 제대로 세워져 있는지 그래서 궁금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인천에 갈 일이 있으면 꼭 한 번 타러 가겠습니다만 전국적으로 많이 홍보를 해야 하겠습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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