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적용 복면금지법...시위 새 국면
국제적 주목 받은 안면 영사기 시제품 아냐

(출처 Jing-cai Liu 유튜브 채널) 2019.10.8/그린포스트코리아
복면 금지법 대안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안면 영사기' 모습. (출처 Jing-cai Liu 유튜브 채널) 2019.10.8/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재형 기자] 홍콩 시위가 8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홍콩정부가 지난 5일부터 적용한 복면금지법에 현지 시민들이 이색적인 복면 아이디어로 응수하고 있다. 시민들이 복면 대신 머리카락을 엮어 얼굴을 가리는 모습을 SNS에 공개하는 등 법망은 피하면서 얼굴을 가리는 방법으로 국제적인 호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빔 프로젝터가 달린 장치를 머리에 쓰고 프로젝터에서 나오는 이미지로 자기 얼굴을 가리는 ‘안면 영사기’가 전 세계적으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영사기를 소개하는 영상은 현재 트위터, 페이스북, 레딧 등 SNS에 소개돼 회자되고 있고, 현재 해당 제품 소개영상은 조회수 10만회를 넘어섰다.

불안한 홍콩 시국과 안면 영사기의 신기한 기술에 국내 언론이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안면영사기는 사실 홍콩 시위 현장과는 전혀 무관하며 시위대에서 사용한 사례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안면 영사기를 개발한 징차이루(Jing Cai Liu)는 안면 영사기 소개 영상을 올린 유튜브 채널에서 “내 프로젝트는 정치적 목적과 전혀 무관하다(My project has NOTHING to do with political purposes!!!!!!!!!!!!)”고 설명을 덧붙여 외부 공유를 통해 와전되는 것에 불편함을 표하기도 했다.

아울러 징차이루 안면 영사기는 디자인 ‘콘셉트’일 뿐 현재 사용할 수 있는 기기도 아니었다. 징차이루는 자체 홈페이지에서 “안면 영사기는 프로토타입이며, 실제로 작동하는 제품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매체 더데일리닷(The Daily Dot)은 6일 보도에서 “징차이루가 올린 안면 영사기 소개 영상을 보면 얼굴에 덮어씌워진 영사기 화면은 좌우로 움직이는 반면 영사기를 착용한 머리는 움직이지 않는다”면서 “얼굴에 씌워진 빔 이미지는 영사기가 아니라 외부에서 쏜 것”이라며 사용이 불가능함을 언급하기도 했다.

'가이 포크스'의 가면을 쓴 홍콩 시위대.(홍콩 화면 캡처) 2019.10.8/그린포스트코리아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홍콩 시위대. (HKFP 화면 캡처) 2019.10.8/그린포스트코리아

안면 영사기는 아니지만 홍콩 시위 현장 곳곳에서는 복면 금지법에 저항하는 의미로 이색적인 복면이 등장해 화제다. 6일에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등장하는 ‘가이 포크스’ 가면을 쓴 시위대가 등장해, 이중 13명이 복면금지법 위반으로 체포됐다. 가이 포크스 가면은 저항을 상징하는 가면으로 유명하다.

홍콩의 범죄인을 중국으로 인도할 수 있는 ‘송환법’에 반발해 시작된 시위는 홍콩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인해 날로 격화되고 있다. 흥분한 시위대가 친중국 업체가 운영하는 스타벅스, 카오룽 정부 사무실, 중국 건설은행 점포 등에 침입해 기물을 파손했다. 최근에는 외신 기자가 경찰이 쏜 고무탄에 오른쪽 눈을 실명하고, 고등학생이 가슴에 실탄을 맞아 크게 다치기도 했다. 시위가 대규모로 진행됐던 6일은 12살 학생을 포함한 118명이 체포됐다.

8일도 19세 만삭 임산부가 경찰에 체포돼 홍콩 정부가 시민들에게 강경 진압을 집행하고 있다는 논란이 국제적으로 불거졌다. 

silentrock91@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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