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업계 “구매단가상승에 제조사 배만 불려‘ 불만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일 서울 서초동 쉐라톤 팔래스호텔(사진)에서 ‘건설기계용 연료전지 국제표준화 작업반’ 착수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회의는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안선용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일 서울 서초동 쉐라톤 팔래스호텔(사진)에서 ‘건설기계용 연료전지 국제표준화 작업반’ 착수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회의는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비공개로 진행됐다. (안선용 기자)

[그린포스트코리아 안선용 기자]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일 서울 서초동 쉐라톤 팔래스호텔에서 ‘건설기계용 연료전지 국제표준화 작업반’ 착수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 프랑스, 중국, 일본 등 4개국 국제표준 전문가가 참석, 국내에서 제안한 ‘건설기계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성능평가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제정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건설기계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성능평가 기술’은 지난 5월 제정된 수소경제 제1호 국제표준인 ‘마이크로 연료전지 파워시스템’에 이어 한국이 2번째로 제안한 국제표준안이다. 이홍기 우석대학교 교수가 지난해 6월부터 국가기술표준원의 ‘표준기술력향상사업’ 지원을 통해 개발했으며, 지난 4월 발표한 ‘수소경제 표준화전략 로드맵’에 따라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에 제출한 신규 표준안(NP)이 승인돼 이번 국제표준 제정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그런데 이처럼 국내 건설기계 산업에 긍정적인 회의가 비공개로 진행됐다. 무슨 이유일까? 건설기계에 수소연료전지 적용이 본격 추진될 경우 건설기계임대업계의 반발을 예측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국가기술표준원의 회의에서 한 참석자가 “불필요한 오해를 막기 위해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한다”고 밝힌 대목에서도 드러난다.

건설기계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수소연료전지 적용이 효과적일 수 있으나 이에 따른 장비의 구매단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임대료 체불이 잦은 건설기계임대업자들이 가격인상 요인에 민감한 것을 이들 역시 모를 리 없다. 

실제 2015년 이후 출시된 건설기계에 새로운 배기규제 기준인 ‘유로6’와 ‘티어4’가 적용되면서 이전 장비에 비해 구매단가가 수천만원씩 인상되며 건설기계업계의 반발을 산 바 있다. 현재 일반 내연기관 차량과 전기차, 수소차 등 가격 차이를 생각하면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다.

건설기계업계 관계자는 “건설기계의 수소연료전지 적용은 장비 구매단가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현대건설기계나 두산인프라코어, 볼보건설기계  등 제조사들의 배만 불리는 꼴이 될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결국, 이 문제도 미세먼지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여 환경오염을 방지해야 한다는 ‘공익 추구’와 건설기계임대업자들의 ‘사익 추구’간 가치대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asy@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