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로 뇌내 별세포 속 'TRPA1' 자극
신경세포 조절해 신체 움직임 관리 가능

별세포를 통한 저강도 초음파의 신경조절 원리를 묘사한 그림.(사진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2019.10.4/그린포스트코리아
저강도 초음파로 별세포의 TRPA1을 조절하는 원리를 묘사한 그림. (사진 기초과학연구원 제공) 2019.10.4/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재형 기자] 치매, 파킨슨병, 우울증, 만성통증, 뇌전증 등 뇌질환 치료에 널리 활용될 수 있는 뇌 자극 초음파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인지 교세포과학 그룹의 이창준 단장 연구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과 함께 저강도 초음파에 의한 신경세포 조절 원리를 밝혔다고 4일 밝혔다. 

의료계에선 손상된 뇌를 치료할 때 금속 전극으로 뇌에 전기 자극을 가해 뇌가 특정 활동을 하거나 하지 않도록 조절하는 뇌심부자극술을 사용하고 있다. 가령 파킨슨 병에 뇌심부자극술을 적용하면 신경세포가 신호를 활발히 전달하도록 자극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러나 그간 뇌심부자극술은 금속 전극을 뇌에 직접 삽입하는 방식이라 위험했다. 

수술 없이 초음파로 뇌를 자극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방식은 초음파가 신경세포를 조절하는 원리가 아직 분명히 밝혀지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초음파 뇌 자극술의 원리가 별세포(astrocyte) 기계수용칼슘채널인 ‘TRPA1’에서 시작됨을 알아냈다. 저강도 초음파로 별세포 TRPA1을 자극하자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분비돼 신경세포가 활성화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별세포란 별 모양 비신경세포로 뇌에서 가장 많다.

연구진은 실험에서 TRPA1이 있는 쥐와 없는 쥐 각각에 저강도 초음파를 가하고 신경세포 발화(neuron firing) 정도를 관찰했다. TRPA1이 있는 경우 저강도 초음파에 의해 신경세포 발화가 증가한 반면 TRPA1이 없으면 신경세포 발화가 거의 없었다. 

이후 쥐 꼬리 움직임과 관련된 뇌 부위에 저강도 초음파 자극을 가하자 TRPA1이 있는 쥐는 꼬리 움직임이 활발한 반면 TRPA1이 없는 쥐는 꼬리 움직임이 감소했다. 

이창준 단장은 “초음파의 센서 역할을 하는 유전자를 각종 뇌질환 치료에 적용하는 연구와 더불어 초음파유전학(ultrasonogenetics)으로 발전시키는 후속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4일(한국 시각)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온라인 게재됐다.

silentrock91@greenpost.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