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저감대상 도마 오른 ‘건설기계’
미세먼지 저감대상 도마 오른 ‘건설기계’
  • 안선용 기자
  • 승인 2019.10.0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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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시기 장비 운행제한 등 계절관리제 본격 추진
임대업계 반발불구 반기문 위원장 ‘긴급처방’ 언급도
정부 주도로 수소연료전지 적용을 위한 기술개발 착수회의가 진행되고, 특정시기 운행을 제한하는 내용의 계절관리제가 추진되는 등 최근 미세먼지 저감대상에 건설기계를 더 이상 외면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픽사베이 제공)
건설기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정부차원의 다양한 방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픽사베이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안선용 기자] 건설기계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본격적으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방안은 크게 △건설기계에 수소연료전지 적용 △특정시기에 운행을 제한하는 '계절관리제' 등 두 가지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2일 서울 서초동 쉐라톤 팔래스호텔에서 ‘건설기계용 연료전지 국제표준화 작업반’ 착수회의를 비공개로 열었다. 국내에서 제안한 ‘건설기계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의 성능평가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제정하기 위한 첫 번째 논의로, 배출가스 규제강화 추세를 반영해 기존 내연기관을 대체할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불도저 로우더 굴삭기 지게차 등 건설기계들은 대부분 대형 경유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일반 경유차보다 엔진출력 등이 크기 때문에 한 대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도 상대적으로 많다. 특히 노후화될수록 미세먼지 배출이 늘어나는데, 건설기계는 일반 자동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용기간이 길다. 정부가 건설기계에 수소연료전지를 장착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마련하는 이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기도 전에 건설기계의 수소연료전지 기술의 활용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건설기계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수소차도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으로 활용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기계의 수소연료전지 기술개발 논의는 때 이른 감이 있다”고 주장했다.

 ◇ “계절관리제 지나치다고? 긴급처방과 수술”

수소연료전지 개발 논의는 차치하더라도, 건설기계의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기 위한 대책은 최근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기후환경회의는 지난달 30일 석탄발전소 최대 27기 중단 등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발표했고, 여기에 노후 건설기계 운행 제한도 포함됐다.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12월부터 3월까지 수도권과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를 대상으로 정부·공공기관이 발주하는 100억원 이상 건설공사장에서 건설기계 사용을 제한하는 ‘계절관리제’ 시행이 그것. 정부는 이르면 올 겨울부터 시행하겠다는 목표다.

국가기후환경회의 반기문 위원장은 “이번 정책제안이 지나치다고 말하는 이도 있겠지만, 사회적 재난수준인 미세먼지를 생각할 때 필요한 것은 긴급처방과 수술”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기준을 초과하거나 초과 우려가 있는 1월부터 3월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시설의 저감조치를 위해 건설기계 운행을 제한하자는 ‘미세먼지 저감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안을 지난 8월 발의했다.

같은 당 강병원 의원도 12~3월을 ‘미세먼지 계절관리기간’으로 정해 건설기계 운행제한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계절관리제의 초안으로 작용한 셈이다.

건설기계임대업계 반발 거세지만...

건설기계임대업계의 반발은 거세다.

대한건설기계협회 관계자는 조기폐차, 매연저감장치 부착, 엔진교체 등에 더해 계절관리제를 ‘이중규제’로 지적하고, 작업중지에 따른 건설기계임대료 보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건설기계협회를 비롯해 펌프카협의회, 전국레미콘운송총연합회, 한국유압기중기연합회 등 관계자는 지난달 6일 신창현 의원실을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이처럼 건설기계임대업계는 노후장비 때문에 유독 환경문제에 민감하다.

2015년 이후 출시된 건설기계에는 강화된 배기규제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건설기계 배기가스 중 질소산화물(NOx)이나 입자상물질(PM, 미세먼지) 감소를 위해 덤프트럭, 콘크리트믹서트럭, 콘크리트펌프 등 트럭식 장비에는 유럽식 기준인 ‘유로(EURO)6’, 트럭식을 제외한 장비에는 미국식 ‘티어(tier)4’가 적용 중이다.

문제는 2014년 이전 출시된 장비들로, 대다수 건설기계는 배기규제 기준의 사각지대에 놓였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에는 약 50만7000대의 건설기계가 운행되고 있다. 이 가운데 2015년 이후 등록한 건설기계는 모두 7만6765대로 전체의 15%가량이다. 나머지 85%는 2014년 이전 출시된 건설기계들로 배기규제 기준에서 벗어나 있다.

도로를 달리는 건설기계에서 시꺼먼 매연이 풀풀 뿜어져 나오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 이유다.

특히 건설기계는 배출가스 정밀검사 대상에서도 제외돼 일반 자동차와의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신창현 의원은 지난해 4월 건설기계도 일반 자동차와 같이 배출가스 정밀검사 대상에 포함시키자는 내용의 ‘대기환경보전법’과 ‘건설기계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생존권’을 내건 건설기계임대업계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대책들을 살펴보면 노후 건설기계의 미세먼지 배출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경향이 강해 특정기간 건설기계 운행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계절관리제 추진은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as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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