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부동산과 금융자산의 적절한 균형이 최선이기는 한데..."

 

 

위 사진은 서울 강남에 있는 어떤 은행의 PB(Private Banking) 전용 공간입니다.

은행들의 보통 지점하고는 우선 모양새가 크게 다르지요? (하긴 은행 지점들도 보통 VIP룸이 따로 있긴 합니다만...)

잔잔하면서도 은은한 음악이 흐르고, 각종 차와 간식을 대접하고 참 이 곳의 고객들에게는 명절때가 되면 은행에서 선물도 대개 보내줍니다. 

은행들이 거액 예금을 예치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각종 컨설팅을 해주는 공간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지만 은행입장에서 20억원을 예금하고 있는 경우와 200만원인 다른 경우를 똑같이 취급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재산 구성이 지나치게 부동산 위주로 되어 있어 서구인들에 비해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래서 겉보기에는 상당한 자산을 가진 것같이 보이는 사람도, 훌륭한(?) 아파트 하나 빼고 나면 돈은 별로 없다고 자조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통상 금융자산이라고 하지요. 개인이 가진 현금,은행예금,보험 및 연금수령액,주식 등 총금융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을 말합니다.

과장된 설정인지 모르겠지만 50억원 시세의 토지를 소유한 자산가라도 금융자산은 3000만원도 되지 않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통계고 평균이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지난해 1인당 금융자산이 3900만원으로 미국 사람들의 20%선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소식이 나와 눈길을 끕니다.

독일의 보험사 알리안츠그룹이 최근 발간한 '알리안츠 글로벌 자산보고서'에 나온 내용인데 우리나라는 주요국중 20번째입니다.

미국이 1인당 평균 2억4100만원 선으로 1위를 차지했고 스위스가 2억 2755만원으로 2위였습니다.

다른 대륙은 그렇다치고 비교하기 편하고 금방 감이 오는 아시아를 살펴 보겠습니다.

싱가포르가 1억3138만원으로 3위, 대만이 1억2808만원으로 4위, 일본이 1억2606만원으로 6위입니다.

중국은 1360만원으로 34위를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숫자가 이리 나왔다해서 미국사람들이 한국인보다 5배 잘 사느냐?  중국 사람들은 우리보다 크게 못 사느냐? 물론 그건 아닙니다.

단적인 예로 같은 소득이라 할 때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죽을 때까지 집값을 갚아 나가는 형태로 살지만 우리는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는 집에 돈이 많이 묶이는 셈이고 이들은 조금 여유가 생기면서 돈을 쓰는 방법이 우리와 다르다고 보는 게 맞을 것입니다.

앞의 PB 관련해서도 잠깐 언급했듯 또 하나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전세계 인구중 자산 규모 상위 10%가 세계 금융자산의 82%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어느 나라나 대개 비슷하지 않겠습니까.

기성세대는 대부분 결혼하면서 '내 집 마련'이 삶의 가장 큰 목표였습니다.

그러나 이런 꿈 가진 젊은 세대, 요즘은 찾아보기 정말 어렵습니다.

굳이 집을 소유할 필요가 무엇인가? 좋은 차도 굴리고 여행도 많이 다니고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등등... 경제관 자체가 달라진 것입니다.

집을 모시고(?) 살면서 안 먹고, 안 입고, 안 쓰는 사람들도 있고 'YOLO'라는 인생관으로 풍요롭게 쓰다 가자라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세상입니다.

최근 주변에서 보면 자식 세대에 집 남겨준다는 생각 접고 역모기지론 신청하는 경우가 크게 늘어났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경우의 수가 워낙 많겠지만 지나치게 부동산 일변도로 재산 구성이 되어 있어 힘들다 느끼는 분들은 '포트폴리오의 재구성'을 심각하게 고민해보시는 게 어떨런지요.

아끼고 덜 쓰다 말년에 병원에 큰 돈 갖다 주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 지 모르겠습니다만...

 

O..."산으로 가는 300야드 장타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냥 OB일 뿐입니다"

 

흰소리 하나 하겠습니다.

저는 정말 시원치않은 골퍼지만 구력만큼은 자신이 있습니다.

20세기말인 1989년 시작해 올해가 2019년이니 물경 '2세기'에 걸쳐 골프를 치는 셈이지요. 엄청나고 대단한 구력 아닙니까.

자신있게 이야기하는데 정말 골프치는 사람들만큼 허풍이 센 경우는 다른 스포츠종목에서는 그리 없을 듯 합니다.

어떨 때 보면 '누가누가 뻥이 더 센가" 대회라도 하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각설하고...혹 TV에서 '롱 드라이빙 챌린지' 또는 챔피언십 보신 적이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체격을 가진 선수들이 나와 3분에 8개인가 질러 대는데 400야드 가까이 가는 것도 흔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확도지요. 좋게 봐야 한 20% 정도나 제대로 된 구역에 떨어지지 싶습니다.

어쨌거나 TV를 보다보면 "저 정도 거리만 드라이버가 나간다면 내일이라도 투어프로 하겠구만"하며 황당한 생각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장타는 그냥 장타일 뿐 '멀리 그리고 정확하게'라는 골프의 본령과는 아주 다르구나" 깨우치게 한 일이 국내에서 벌어졌습니다.

롱 드라이브 세계 기록(483야드)을 보유한 장타왕 모리스 앨런(사진 · 미국)의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도전이 예상대로 꼴찌 컷 탈락으로 끝난 것입니다.

앨런은 지난 27일 경북 구미의 골프존카운티 선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코리안투어 DGB 볼빅 대구경북오픈 2라운드후 예상대로(?) 컷 탈락했습니다.

2라둔드 성적은 버디 1개와 보기 6개, 더블보기 3개, 트리플보기 2개를 묶어 17오버파 89타 였습니다.

전날 20오버파에 이어 합계 37오버파 181타로 출전 선수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습니다. 평균하면 90.5타니까 통칭 보기 플레이를 한 셈이네요.

1라운드 때 세번 잡았던 드라이버를 이날은 6차례나 꺼내 드는 등 다소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지만 문제는 예의 정확도였습니다.

산 속으로 , 물 속으로 500야드를 날린다고 훌륭한 골퍼라고 말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특히 빠르고 단단한 그린에서 실수를 연발했는데 이날 4번홀(파4·412야드)에서는 드라이버로 363야드를 때렸지만 7m 거리에서 3퍼트 보기를 적어냈다고 합니다..

월드롱드라이브(WLD) 챔피언십 사상 최장타 기록을 세웠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넘기는 쇼를 성공시키는 등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는 장타력을 보유한 앨런입니다만 다 소용없었습니다.

지금 막 생각났는데 소총 M16의 유효사거리가 460m 입니다. 그 거리를 한 번의 드라이빙으로 보낸다!

혹시나 했을지 모르지만 역시나 그대로였고, 아마 본인도 컷 통과를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그러나까 인터뷰에서 밝게 웃을 수 있었겠지요.

오늘도 수없이 많은 골퍼들이 '장타, 빨랫줄같은 300야드 장타'를 꿈꾸며 연습장에서 드라이버를 두들겨 패고 있을 것입니다.

모두 똑바로 멀리 가는, 진정한 장타의 꿈을 이루시기 바랍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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