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쇠오리 등 희귀조류 철새 중간기착지로 보호가치 높아
바닷새 서식환경 조성...위해식물 제거·번식지 조성 나서

칠발도 전경. (사진 국립공원공단 제공)
칠발도 전경. (사진 국립공원공단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칠발도(전남 신안군 비금면)에 바다쇠오리, 바다제비, 슴새 등 바닷새 번식지를 복원한 결과, 폐사한 바닷새가 2015년 약 400마리에서 지난해 2마리로 크게 감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칠발도는 목포에서 서쪽으로 47㎞ 떨어진 무인도로 해양성 조류인 바다쇠오리, 바다제비, 슴새, 칼새 등 희귀조류를 비롯해 50여종 이상의 조류가 서식하는 여름철새 중간기착지이자 집단번식지다.

해양성 조류인 바다쇠오리 국내 최대 번식지로 매년 2000여쌍 이상이 번식하고 있고, 봄철 우리나라로 이동해 6월부터 10월 사이 번식을 하는 바다제비는 전 세계 개체군의 80% 이상이 신안군 칠발도와 가거도 인근에 위치한 구굴도에서 번식하고 있다. 칠발도는 1990년대 중반까지 유인등대로 이용됐을 때 사람 출입과 함께 유입된 쇠무릎, 갓, 가시복분자 등이 점차 번성해 바닷새 서식에 치명적인 위협이 됐다.

칠발도에 서식하는 조류는 천적에 숨을 수 있도록 바위 틈 사이나 풀 뿌리 밑에 굴을 파 둥지로 삼는다. 이 때 쑥, 갓, 억새, 쇠무릎 등 이 섬으로 유입된 식물이 이곳에서 자생하는 밀사초보다 크게 자라 생장을 방해하거나 뿌리번식으로 바닷새들이 둥지를 만들기 힘들게 한다. 특히 쇠무릎은 9월과 10월 갈고리 모양의 종자가 열리는 여러해살이풀로 바닷새가 둥지에 출입하는 과정에서 날개에 엉켜 붙는다. 결국 바닷새가 날개 짓을 못하게 돼 탈진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밀사초 사이에 알을 품고 있는 바다제비. (사진 국립공원공단 제공)
밀사초 사이에 알을 품고 있는 바다제비. (사진 국립공원공단 제공)

국립공원공단은 2014년부터 최근까지 유입식물을 집중적으로 제거하고 바닷새가 바위틈 사이와 식물 뿌리 아래에 안정적으로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자생식물인 밀사초를 심어 서식환경을 복원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9월까지 바닷새가 주로 서식하는 섬 남쪽 사면 일대에 쇠무릎을 제거하고 유채, 쑥대 등 밀사초 생장에 방해가 되는 키 큰 초본류 서식지역 3800㎡를 제거했다.

이밖에도 제거한 자리에 육지에서 3년간 키워 성숙한 밀사초 1만4000포기를 심고 뿌리 아래 구멍을 파 둥지를 만들거나 바닷새들이 비, 바람을 막을 수 있도록 서식환경을 조성했다. 지속적인 바닷새 번식지 복원 작업으로 2015년까지 연간 400마리 이상이 폐사되던 바닷새는 2016년에 23마리, 2017년 11마리, 지난해 2마리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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