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韓·中·日은 서로 많이 다르지만 물건값 지불도 예외는 아니네요" 

 

 

지난 1996년 가을 기획특집 취재를 위해 사진기자와 필리핀을 갔었습니다.

두번째 방문이라 그리 들뜰 일도 없었고 차분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녔습니다.

당시 우리도 휴대전화가 많이 보급된 터였고 필리핀도 그리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 유선전화를 사용하는 경우를 보기가 아주 어려웠습니다.

방문했던 업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서야 궁금했던 것이 풀렸습니다.

"필리핀이 영토도 넓지만 섬나라 아닙니까. 유선망을 까는데 돈이 많이 들지요. 그런 과정에서 휴대전화가 나와 우리는 한 단계를 건너뛴 셈이라고나 할까요"

어떤 진화나 발전에는 당연히 단계가 있는 법인데 과학기술의 발전때문에 '유선(有線)'이 생략된 채 '무선(無線)'으로 넘어갔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우리 경우는 이미 1970년대말과 1980년대초 DDD로 상징되는 전국 유선망이 끝난 상태에서 무선시대가 열리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누구나 느끼듯 인구수에 버금가는 스마트 폰이 보급된 첨단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중국이 스마트폰 보급률에서는 한국에 많이 뒤지지만 모바일 결제는 훨씬 활성화된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끕니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밝힌 '제3자 모바일 결제 시장 한·중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나온 내용입니다.

중국의 모바일 결제 이용률은 무려 71.4%로 한국 26.1%의 2.7배, 그러니까 3배 가깝게 높다고 합니다.

중국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69.0%로 한국 94.1%에 훨씬 못 미치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많이 모바일 결제를 하는 지 쉽게 짐작이 됩니다.

그렇다면 중국에서 유독 왜 모바일 결제가 이처럼 보편화,상용화됐을까요?

앞에서 필리핀 경우를 말씀드린 것처럼 단계를 건너뛰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선진국의 경우 현금에서 신용카드, 모바일로 결제 단계가 발전한 반면, 중국은 신용카드 과정이 생략된 채 곧바로 모바일 결제 단계로 넘어갔다고 무협은 분석했습니다.

중국 내 모바일 결제 이용액은 2014년 6조위안(1000조원)에서 불과 4년만인 지난해 190조5000억위안(3경1960조원)으로 약 32배나 급등했다고 합니다.

반면 지난해 신용카드 및 직불카드 결제액은 38조2000억위안(6409조원)으로 모바일 결제액에 비해 그야말로 게임이 되지 않습니다.

현재 사용 중인 신용카드도 9억7000여만장으로 1인당 0.7장 수준에 그치고 있다네요.

보고서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의 간편성, 까다로운 신용카드 발급 조건과 높은 수수료, 복제 및 위폐 불안감 등으로 신용카드보다는 모바일 결제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고 분석합니다.

이와 달리 한국은 높은 스마트폰 보급률에도 삼성페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등 공급자별로 모바일 결제 이용방식이 달라 수요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여기에 신용카드의 높은 보급률, 낮은 수수료, 많은 가맹점 수 등도 모바일 결제 수요 확대를 더디게 하고 있다네요.

한국과 중국은 그렇다치고 일본은 또 다릅니다.

통상 일본의 신용카드 결제비중은 30%선에 그친답니다.

그럼 나머지 70%는 무슨 결제로 하느냐? 

중국처럼 모바일 결제도 아니고, TV드라나나 영화에서 많이 보시듯 이들은 아직도 현금결제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결제도 세 나라가 특유의 문화를 갖고 있다고 봐야할 듯 싶습니다.

 

O..."요즘 한창 뜨고 있는데 왜 그런 헛발질을..."

 

mbc-TV 캡처
mbc-TV 캡처

요즘 트로트 가수 송가인을 모른다면 아마 옛날말로 간첩일 것입니다.

각종 TV프로를 그야말로 종횡무진 하면서 빼어난 노래 실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송가인이어라"가 뜨면서 고향인 전남 진도도 함께 떴습니다.

당연히 진도군 홍보대사로 위촉되기도 했고, 하여간 지역 홍보차원에서도 고기가 물을 만난 상황이 됐습니다.

그런데 하필 이렇게 분위기 좋을 때, 진도군이 헛발질을 해 사람들을 어이없게 만들었습니다.

해양쓰레기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한 쓰레기 수거 체험 행사를 위해 이미 수거한 쓰레기 1t을 다시 해안에 뿌린 것입니다.

물론 쓰레기 수거 행사를 하려면 쓰레기가 있어야 하겠지요. 글자 그대로 '수거'행사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깨끗한 바닷가에 공연히 쓰레기를 다시 풀어 놓는 것은 정말 1950년대나 1960년대 발상 아닙니까.

지난 20일 진도군 고군면 가계해수욕장에서 열렸던 '제19회 국제 연안 정화의 날 행사'가 무대였다고 합니다.

이날 행사에 참석했던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행사후 사실을 알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행사 취지가 좋더라도 거짓과 과장이 더해지면 불신과 실망을 초래한다"며 사과까지 했습니다.

일국의 장관이 그런 것을 지시했을 리는 없고 중앙인지 지방인지 관계 공무원들의 그릇된 열정과 욕심 때문이었겠지요.

진도군 관계자는 "사회적 관심 유도와 해양 쓰레기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차원이었고 다시 수거, 바다로 유입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고 합니다. 

정부에서 SNS 불법 퍼나르기 하지 말자고 캠페인 광고를 펼치는 요즘입니다. 

그 광고에도 나오듯 어찌 보면 5000만이 기자요 리포터인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와 같은 전시 행정의 폐습은 하루빨리 없어져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효과도 별반 없지 않습니까.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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