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거리의 모습. (김형수 기자) 2019.9.23/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명동 거리의 모습. (김형수 기자) 2019.9.23/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과당 경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가맹점주의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내놨다.

23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등 3개 정부부처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협의를 통해 ‘점주의 경영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이번 대책이 법령(법・시행령・고시) 정비 및 제도 개선을 통해 창업, 운영 및 폐업 전 단계에서 가맹점주를 지원해 지속가능한 가맹시장을 조성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가맹사업 브랜드 숫자는 1276개에서 6052개로 4.7배, 가맹점 숫자는 10만개에서 24만개로 2.4배 급성장하며 경쟁이 심화된 가운데 온라인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오프라인에 기반한 영세 가맹점주의 어려움이 커지자 내놓은 방안이다. 

창업 단계에서는 1개 직영점을 1년 이상 운영한 경험이 있는 가맹본부에 한해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유명 브랜드와 유사한 영업표지・메뉴・인테리어를 사용하는 미투브랜드처럼 사업방식 검증을 거치지 않은 부실・자격미달 가맹본부로 인한 가맹점주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가맹본부가 가맹희망자에게 창업을 권유할 때는 책임있는 정보를 제공하도록 구체적인 허위・과장 정보제공 행위의 세부유형과 기준을 담은 고시도 오는 11월 제정・시행할 예정이다. 가맹본부와 희망자 사이에 존재하는 구조적 정보비대칭 문제를 악용해 예상 매출액 부풀리기 등 허위・과장정보 제공을 미끼로 가맹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또 시행령을 개정해 △기존 동일브랜드 정보 외 영업지역 내 경쟁 브랜드 가맹점의 분포도 포함한 예상수익상황 정보 △평균 가맹점 운영기간 △가맹점 영업부진 시 가맹본부의 지원 내역을 확대 제공해 출점정보의 유용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상권정보시스템 위치정보와 정보공개서 주요내용을 통합해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사이의 정보비대칭도 해소할 계획이다.

근접출점 제한 등을 통한 과당경쟁 해소를 위해 올해 1월부터 시행된 편의점 자율규약 이행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실태조사도 실시한다. 자율규약이 시행된 이후 신규출점보다 브랜드 간 전환출점이 늘어나는 등 긍정적 효과는 있으나, 보다 충실한 규약이행을 위해 종합적 실태 파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운영 단계에서는 가맹본부가 광고・판촉행사 전에 일정비율 이상 점주의 동의를 얻도록 법을 개정해 점주에게 관련 비용을 전가하는 거래관행을 개선하기로 했다. 동의비율을 광고는 50%, 판촉행사는 70%로 정하고, 동의비율에 조금 미치지 못해 행사가 지연되지 않도록 동의하는 점주만 행사에 참여하는 분리 판촉 방안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가맹점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하는 가맹본부에 대해서는 각종 정책수단을 연계해 인센티브도 제공할 계획이다. 공정위 협약평가 결과를 산자부, 중기부에 통해해 지원대상 선정 시 우선권을 부여하고 공정위 직권조사를 면제해주는 등의 인세티브를 제공해 자발절 상생협력을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폐업 단계에서는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가맹점주의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예상매출액 대비 실제매출액이 저조해 폐점하는 경우 가맹점주의 위약금 부담을 완화해주기로 했다. 또 가맹본부가 계약을 바로 즉시해지할 수 있는 사유 중에서 ‘공연히 허위사실을 유포함으로써 본부의 명성을 훼손한 경우’ 등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요건은 제외하기로 했다. 

아울러 10년의 계약갱신요구권 적용 기간이 지나도 법적 갱신거절 사유가 아니면 원칙적으로 계약 갱신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장기점포의 안정적 계약갱신을 위한 지침’이 모범 거래관행으로 정착・확대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관계부처 간 긴밀히 협조하고 가맹본사, 점주 및 협회 등 정책수요자와 소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할 계획”이라며 “ “이번 대책을 계기로 건실한 가맹본부를 육성하고 가맹산업과 시장의 구조를 개선해 점주가 보다 안정적 영업 환경에서 가맹점을 경영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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