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개뿔!] 종이영수증 없앤다더니 여전한 건 왜죠?
[환경?개뿔!] 종이영수증 없앤다더니 여전한 건 왜죠?
  • 안선용 기자
  • 승인 2019.09.15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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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안선용 기자] “영수증 없으면 나중에 교환이나 환불 어렵습니다.”

계산 때마다 영수증을 건네받는 일도 귀찮다. 그래서 보통 버려달라거나 설령 건네받더라도 쓰레기통으로 내던지기 일쑤다. 쓰레기통으로 향하기 전 누구의 손을 거치느냐 차이일 뿐이다. 그런데 종종 이용하는 ‘다이소’에서처럼 직원이 위와 같은 단서를 달면, 불안한 마음에 영수증을 집까지 챙겨오는 경우도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드는 의문.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달로 사물과 소통이 가능하고, 각종 전자화폐가 난무하는 이 마당에 일일이 영수증을 발급할 필요가 있을까? 복고를 추종하는 레트로(retro) 방식은 아닐테고, 새로움과 복고를 합친 일종의 뉴트로(New-tro)인가. 이도 아니라면 아무짝에 쓸모없는 종이영수증 발급은 가급적 지양해야 옳고, 이는 자원의 낭비를 막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

먼 옛날 이집트인들이 세계 최초로 사용한 종이 ‘파피루스’가 원료로 동명의 식물을 사용했듯이, 오늘날 종이 역시 목재가 원료다. 아무짝에 쓸모없이 남발되는 종이영수증을 위해 얼마나 많은 나무들이 쓰러져야 하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그런데 최근 흥미로운 결과가 발표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지난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결제를 통해 발행된 종이영수증 발급량은 129억건이었고, 이를 위해 벌목되는 나무만 무려 12만9000그루에 달했다. 결과적으로 13만 그루의 나무가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희생을 치른 셈이다. 더욱이 이 때문에 9400톤의 쓰레기가 배출됐다고 하니, 이만큼 비효율적인 일도 없다. IT강국의 과학기술을 활용해 전자영수증으로 대체하면 될 일인데, 애꿎은 나무만 죽이고 있다.

다행히도 정부가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지난달 29일 다이소,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13개 대형유통업체와 협약을 통해 종이영수증 없애기에 나섰다. 그런데 가만, 다이소에서 영수증을 챙겨온 것이 협약식 이후인 9월 10일이다. 취지는 가상하나 실천이 없다.

비슷한 사례는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여전히 사용 중인 우산 비닐커버나 플라스틱 빨대 등이 그러하다. 결국 절대다수가 환경파괴에 대한 충분한 경각심을 가지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좋은 취지의 제도나 방안도 무용지물이다. 

as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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