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면활성제 성질 응용...스마트 소재 활용 여지 높아

(한국연구재단 제공) 2019.9.10/그린포스트코리아
현미경으로 본 스마트 입자 구조.(한국연구재단 제공) 2019.9.10/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재형 기자] 국내 연구진이 빛의 특정 파장에 반응해 형태와 색이 변하는 스마트 입자를 개발했다.

마이크로 크기(100만분의 1m)의 계면활성제에 특정 분자구조의 정보를 담는 기술이다. 

한국연구재단은 김범준 교수(한국과학기술원) 연구팀이 빛을 쬐면 모양과 색이 변하는 스마트 마이크로 입자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마이크로 입자에 자극을 가해 변형시키는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으나 주로 산도(pH), 온도 등 물리‧화학적 자극 위주였다. 이런 방식은 특정 부위에 정밀하게 자극을 가하기 어렵고, 자극 시점과 강도를 명확하게 조절하기 까다로운 한계가 있었다. 

반면 빛은 노출 시간과 부위 제어가 쉽고 파장과 세기까지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어 섬세한 자극을 가하는데 유리했다.  

그러나 빛에 감응하는 기존의 스마트 입자는 제작방법이 복잡하고, 또 빛을 받은 면의 위아래 방향으로만 길이 조절이 가능해 자유자재로 변형할 수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계면활성제가 빛에 의해 분자 구조가 변형되는 작용기를 가졌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작용기란 분자가 특정 화학적 성질을 갖게 하는 원자단을 말한다.

계면활성제에는 나이트로벤질에스터와 쿠마린에스터의 두 종류 작용기가 있는데 나이트로벤질에스터는 254nm(나노미터) 파장에, 쿠마린에스터는 420nm 파장에 반응한다. 연구팀은 두 작용기를 섞어 특정 파장의 빛을 쬐면 특정 형태로 반응하게 했다. 가령 254nm 파장의 빛을 쬐면 구형으로 변하고 420nm 파장을 쬐면 타원체로 변하는 식이다. 입자에 입력하는 정보에 따라 분자구조가 구형, 타원체, 튤립, 렌즈형태 등으로 변하며, 색 조절도 가능하다. 

사용자 의도대로 모양과 색깔이 변하는 스마트 입자는 박막이나 용액에 함유되면 스마트 소재로도 발전할 수 있다. 특히 군용장비의 위장막, 병든 세포만 표적하는 약물전달캡슐, 투명도 및 색이 변하는 스마트 윈도우나 건물외장 인테리어 등에 활용될 수 있다.  

김범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빛을 이용해 모양과 색이 조절하는 스마트 입자 제작 플랫폼을 개발한 것”이라며 “빛을 신호로 국소부위 입자의 성질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 스마트 디스플레이, 센서, 도료, 약물전달 등에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이달 4일 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잭스(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의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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