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댁에서는 추석 차례상 제수를 직접 준비하십니까?"

 

 

추석이나 설 등 명절때가 되면 이상하게 옛 생각이 많이 납니다.

1960년대 중반까지는 지금의 정부중앙청사 뒤쪽에 있던 큰 당숙댁에 가서 차례를 지냈습니다.

나이가 스무살이상 차이 나는 사촌,육촌형들이 여러분 계셨던 탓에 갓 시집왔던 형수들이 귀여워해주셨던 기억이 특히 많습니다.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뜨신 후부터는 차례고 제사고 집에서 지냈는데 어린 마음에 "뭔지 너무 조용하네" 투덜대곤 했었지요.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 사회에 바뀌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만 명절 풍경도 당연히 예전같지 않습니다.

차례와 제사도 종교 문제로 안하는 집도 많고 그냥 가족끼지 식사만 하는 집, 아예 해외에 나가는 집등 엄청 다양해졌지요.

음식 차리는 것이 복잡하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나물이고 전이고 과일이고 고기고 간에 돈도 꽤 들어갔고 고생도 컸는데 막상 상차림을 보면 뭔가 허전하고 빠진 것 같고 말입니다.

TV드라마 단골 설정처럼 여자 동서들간의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는 왜 그렇게도 많습니까.

하여간 100% 단언하는데 명절때 고부간에, 형제자매간에, 부부간에 상차리기와 관련해 한번도 삐걱댄 적이 없는 집은 없을 것입니다. 

명절 차례상 준비를 온라인에서 '클릭' 한 번으로 간편하게 끝내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는 소식입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G마켓이 추석을 앞두고 8월 28일부터 9월 3일까지 명절 먹거리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로 지난해 추석을 앞둔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추석 먹거리인 송편은 67% 판매가 늘었고, 한번 부쳐내서 기름을 따로 쓸 필요 없이 전자레인지로 데우기만 하면 되는 전류는 12% 늘었습니다.

간단히 데우거나 끓여서 먹을 수 있는 즉석탕·찌개·찜류는 24%, 차례상에 올리는 사과와 배 등 과일은 82%, 차례용 술은 45%입니다..

그런가하면 아예 차례상 음식 전체를 주문해 한 번에 받아볼 수 있는 상품도 큰 인기랍니다.

지역별로 선택하면 과일과 술, 밥을 제외하고 차례에 필요한 전 품목을 추석 당일에 받아볼 수 있는데 지난해 추석보다 142%나 판매가 증가했다는 것입니다.

명절을 앞두고 마트나 재래시장을 돌며 추석장보기를 하는 것은 신나기도 하고 재미도 있는데 이런 뉴스를 접하니 좀 허탈한 기분까지 듭니다.

개인사지만 다른 건 집에서 하고 송편과 전은 시장에서 사는 것으로 아내와 합의한(?) 지 몇 해 됐습니다.

집안에서 전 몇 시간 부치면 왜 그렇게 바닥이 미끌미끌한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참 한 가지 황당했던 것은 대형마트들이 월 2,4주 일요일 휴무정책에 따라 어제 8일 쉰 일입니다.

재래시장을 살리자 하는 취지는 당연히 공감하나 때가 때인만큼 어제는 융통성을 발휘하는 것이 맞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결국 일이 이렇게 되다 보니 온라인업체만 재미를 보는 것 같지 않습니까?

 

O..."장수노인들은 대개 '골고루 조금씩 먹는다' 하던데..."

 

 

너도 나도 100세 장수시대를 이야기하는 요즘, 건강은 어느 자리에서도 빠지지 않는 화제입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식단'은 누구나 관심을 갖는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면서도 살은 찌지 않는다면 당연히 최상이겠지요.

Vegetarian(채식주의자) 이라는 말 들어보셨을 겁니다. 

우리네 주변에서 어렵지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경우이기도 하고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같은 채식주의라도 종류가 이렇게나 많구나 하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됐습니다.

오로지 채식만 하는 사람, 여기에 유제품을 더한 사람, 유제품외에 달걀을 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거기에 생선(해산물)까지 더한 사람, 또 거기에 아주 뜸뜸이 고기를 먹는 사람(주로 닭고기) 까지 엄청 복잡합니다.

서울에는 이른바 베지태리언들을 위한 식당도 여러 곳 성업중이라고 합니다.

참 사찰음식은 당연히 포함되겠네요. 

태생적으로 육류를 못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들의 지상과제는 당연히 건강이겠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채식 위주의 식단이 심장질환 위험을 낮춘 반면, 뇌졸중 위험은 오히려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끕니다.

BBC가 최근 전한 내용으로 영국 옥스퍼드대 산하 유럽 암·영양 전향적 연구팀(EPIC)이 무려 4만8000여명을 18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이니 객관성은 있다 봅니다.

연구팀은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엄격한 채식주의자 1만6000여명과 해산물을 허용하는 채식주의자 7500명, 일반적인 육류 섭취를 하는 나머지 그룹을 대상으로 두 차례 식생활 습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조사 기간중 모두 2820건의 관상동맥성 심장질환(CHD)과 출혈성 뇌졸중 등 1072건의 뇌졸중 사례가 확인됐는데 우리의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해산물 채식주의자 집단과 엄격한 채식주의자 집단은 육류를 섭취하는 집단보다 관상동맥 심장질환 위험이 각각 13%와 22% 낮게 나타났지만, 뇌졸중 위험은 20%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채식주의자 집단이 육류를 먹는 집단보다 1000명당 관상동맥 심장질환 비율이 10명 적은 반면, 뇌졸중 환자 비율은 외려 3명 더 많다는 뜻이지요.

연구진은 이런 결과가 비타민B12 결핍이나, 식단 외적인 부분의 차이에서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영국영양협회(BDA)의 프랭키 필립스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채식이 건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면서 "중요한 것은 잘 구성된 식단을 가지고 다양한 음식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필립스 박사는 또한 연구에 사용된 데이터가 20년 전에 집계됐기 때문에 오늘날의 채식식단과는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특히 채식하는 이들의 경우, 육류나 생선에 포함된 B12 비타민이나 철분 등 특정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누구나 알듯 1+1=2 처럼 명쾌한 문제는 아닙니다만 결론은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모자른 것과 같다 그런 뜻 아닐런지요.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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