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후 사라질 수 있다"...CCF, 치타 밀렵·밀매 근절 '호소'
"10년후 사라질 수 있다"...CCF, 치타 밀렵·밀매 근절 '호소'
  • 이주선 기자
  • 승인 2019.09.0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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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 수 7500마리도 남지 않아...CITES 1급 국제 멸종 위기 동물
아랍 부호들 사이 富의 상징..."자연에서만 생존 가능"
(자료 CCF)
(자료 Cheetah Conservation Fund)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주선 기자] 지구상에서 가장 빠른 육상동물 치타를 아는 사람은 많지만 ‘CITES(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교역에 관한 협약)’에서 지정한 1급 멸종 위기 동물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얼마 없다. 치타의 연구 및 보존을 전문으로 하는 국제 비영리 단체 치타보존기금(CCF)에 따르면 지난 한 세기 동안 전 세계 치타의 90%가 사라졌고 현재 최대 7500마리 정도만 남아있고 이 추세대로라면 10년 내로 동물원에서도 완전히 자취를 감출지도 모른다고 한다. CCF는 아랍의 부호들이 치타의 멸종 위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아랍 부호 혹은 고급 차량과 함께 목줄에 묶인 어린 치타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는데, CNN은 8월 28일 아랍의 부호들이 부를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치타를 밀매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cheetahs)
(인스타그램 #cheetahs)

치타 밀매는 주로 SNS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CCF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8년 6월까지 1367마리의 치타가 906개의 SNS 광고를 통해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밀매가 주로 이뤄지는 곳은 1991년 소말리아로부터 독립한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로 불리는 국가 중 하나인 소말릴란드로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미승인 국가다. 치타는 대부분 소말릴란드,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케냐 등에 서식하고 있는데 특히 소말릴란드 해안 지역에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수꾼들은 소말릴란드가 국제사회의 영향력이 미치기 어려운 국가임을 이용, 치타 밀거래의 전초기지로 삼아 걸프 지역으로 팔아넘기고 있다.

어린 치타를 포획하는 방법은 상당히 비윤리적이다. 밀렵꾼들은 주로 어미가 사냥 나간 틈을 이용하거나 새끼들이 보는 앞에서 어미를 무참히 살해한 후 새끼를 탈취한다. 이렇게 포획된 어린 치타는 사우디서 마리당 6600~10000달러 이상 고가에 판매된다. CCF 설립자 로리 마커 박사는 “불법 거래로 인해 치타 개체 수가 현저히 떨어져 멸종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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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etah Conservation Fund)

포획된 새끼 치타들은 일반 화물과 함께 협소하고 밀폐된 상자에 담겨 해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아랍에미리트) 등 걸프 국가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여섯 마리 중 한 마리만 생존하고, 살아남아도 현지 수의학적 지식이나 시설 등이 부족해 대부분 성인기를 넘기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치타를 구조해 방사시켜도 생존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치타는 사냥 등 생존을 위한 행동을 어미에게 배우는데 어린 나이에 어미와 떨어져 그 기술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즉, 치타에게 방사는 죽음을 뜻한다.

소말릴란드 이스마일 반다르 환경부 장관은 CNN 과의 인터뷰에서 "아랍 국가들의 수요를 막아야한다"고 강조했고 로리 마커 박사는 “해당 국가의 지도부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정부, 왕가 등이 나서 치타 밀매를 금지해야 한다”면서 “가장 좋은 방법은 치타를 인간의 보살핌 아래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leesu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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