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런치 &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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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승현 편집위원
  • 승인 2019.08.2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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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무역전쟁은 정부간 일이고...우린 물건 사야겠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대로 '대중(對中) 추가관세'를 다음달부터 강행하기로 했습니다.

무역대표부(USTR)가 9월 1일부터 30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 가운데 일부 품목에 대해 1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주요 내용으로 28일(현지시간) 관보에 실렸다고 합니다.

기존에 예고했던 10%에서 무려 5%p 나 상향조정한 것으로 나머지 품목들에 대해선 12월 15일부터 15% 관세가 부과된다네요.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당국자들이 미국 측에 먼저 전화를 걸어왔다면서 무역 협상 재개를 시사한 것이 지난 26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베이징에서  "무슨 소리냐. 전화한 당국자 아무도 없다"라는 반응이 나오자 "그래? 좋아" 하고 밀어붙인 것입니다.

미국의 추가 관세 강행으로 9월로 점쳐졌던 미국과 중국간 고위급 무역 협상은 당연히 상당한 난항이 예상됩니다.

워싱턴과 베이징이 이렇듯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상하이에서 희한한(?) 일이 벌어져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하필 이런 때 미국의 회원제 창고형 대형 할인점인 코스트코가 27일 성공적으로 중국 1호점 문을 연 것입니다.

그런데 그냥 문을 연 정도가 아니라 너무 사람들이 모여들어 북새통을 이루면서 오전 10시 개점했다 오후 1시께 문을 강제로 닫아야 할 지경이 됐습니다.

인기 상품인 구운 통닭에서부터 에르메스·프라다 등 패션 브랜드의 고급 가방에 이르기까지 매대 곳곳에서 상품들이 순식간에 매진됐습니다.

물건값을 치르기 위해 고객들은 계산대에서 한 시간 이상씩 줄을 서야 했고 차를 갖고 온 이들은 주차장에 들어가려고 세 시간 이상씩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주변 교통이 마비되다 시피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지금 우리도 일본과 '경제전쟁' 상태인지라 사지도 않고 가지도 않고 하는 그런 상황 아닙니까.

얼핏 생각엔 중앙정부가 미국 행정부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점포가 문을 열어도 썰렁한 것이 맞지 않는가 싶은데 예상과 정반대의 현상이 눈 앞에 펼쳐졌습니다..

베이징 당국자들이 이런 상황을 보면서 얼마나 심란했을까 정말 안쓰러울 정도입니다.

지난 1983년 설립된 코스트코는 회원제, 조건없는 환불, 낮은 마진율에 기초한 저렴한 가격, 1국가 1 카드 정책을 펼치면서 성장한 대형업체입니다.

우리나라에는 1994년 처음 진출했고 최근 문을 연 경기도 하남점까지 모두 17개 점포를 운영중인데 누가 봐도 느끼겠지만 정말 장사 잘 됩니다.

어쨌든 땅이 넓어 그런가, 인구가 많아 그런가 중국은 참 알 수없는 나라입니다. 

 

 

O..."오늘같은 날 서울 충정로(忠正路) 한번 걸어보시지요"

 

 

서울의 주요 도로에는 역사적 인물들과 관련된 이름들이 참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세종로, 을지로, 충무로, 퇴계로, 율곡로, 다산로 등이 있지요.

서대문역 4거리에서 아현 3거리 사이의 길은 충정로(忠正路) 입니다.

1905년 11월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자결, 순국하신 민영환(閔泳煥) 선생을 기리는 길로 선생의 시호(諡號)가 충정(忠正)입니다.

당대 명문세가의 후손으로 1861년 태어난 선생은 국권상실기라고는 하나 정리하기 벅찰 정도로 많은 일을 하셨습니다.

17세 과거급제 20세 동부승지를 시작으로 예조 및 병조판서, 주미대사, 시종무관장 등 무수합니다.

말이 대한제국의 외교권 상실이지 국권을 뺏긴 것이나 다름없는 을사늑약이 체결되자 선생은 을사5적 처형과 조약 파기를 상소하나 당연히 무위에 그칩니다.

결국 11월 30일 '2천만 동포에게 고하는 글'을 유서로 남기고 마흔다섯 젊은 나이에 지금의 종로구 공평동 자결터에서 단도로 목을 찔러 순국하시게 됩니다.

"오호! 나라의 치욕과 백성의 욕됨이 여기에 이르렀으니...(중략)...우리의 자유독립을 회복하면 마땅히 저 세상에서 기뻐 웃으리라! (후략)"

선생은 가신 후 57년만인 1962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받게 됩니다. 

화이트 리스트와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등으로 한일 관계가 끝없는 긴장상태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8월 29일은 어김없이 왔습니다.

경술국치(庚戌國恥) 의 그 날을 다시 맞으며 선생께서 가신 지 114년이 된 지금 우리를 한 번 돌아보자는 뜻에서 충정로를 떠올렸습니다.

참! 선생의 동상이 서울 어디에 있는지 아십니까?

1957년 종로구 안국동 로터리에 세워져 잘 있다가 1970년 도로 확충때문에 돈화문앞으로 이전했고 2003년 조계사 초입 우정총국 건물 뒤쪽의 후미진 곳으로 옮겨졌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사람들이 선생의 동상이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르지만 동상의 존재를 설사 안다 해도 어디에 있는지는 대부분 잘 모른다네요.

아무리 동상이라 해도 너무 홀대하는 듯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서울시의 관심을 촉구합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