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은 아이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
“당신들은 아이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
  • 이주선 기자
  • 승인 2019.08.2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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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고대서 '기후변화'에 대한 청년들의 열띤 토론 이어져
'2050 저탄소 사회 비전 청년 세미나'가 26일 서울 고려대학교 미래융합기술관에서 열렸다. (사진 이주선 기자)
'2050 저탄소 사회 비전 청년 세미나'가 26일 서울 고려대학교 미래융합기술관에서 열렸다. (사진 이주선 기자)

“당신들은 자녀를 가장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는 모습으로 아이들의 미래를 훔치고 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주선 기자] 국가의 기후변화 대책을 촉구하며 등교를 거부한 소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가 한 말이다. 이 스웨덴 출신 소녀의 용기 있는 행동은 유럽을 거쳐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급기야 이역만리 너머 한국의 청년들에게 깊은 울림을 줬다. 그리고 이 깊은 울림은 청년들을 ‘행동’으로 이끌었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기후변화 청년모임 ‘빅웨이브(Big Wave)’가 참여한 ‘2050 저탄소 사회 비전 포럼’ 청년분과 주최 ‘2050 저탄소 사회 비전 청년 세미나’가 26일 서울 고려대학교 자연과학캠퍼스 미래융합기술관에서 열렸다. 

2050 저탄소 사회 비전 포럼(이하 포럼)은 2015년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 의결한 파리협정(Paris Climate Agreement)에 의거,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국가 저탄소 발전전략’을 국제사회에 제출해야 하는 의무에 따라 정부, 기업, 학생 등 사회 각계각층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지난 3월 발족했다. 이번 세미나는 미래세대의 주역인 청년들과 함께 현재 우리 사회에 당면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모색한다는 취지로 순수 청년들의 발표와 토론으로만 진행됐다. 

◇ 청년들이 생각하는 기후 위기 시대[세션 1]

발표의 포문은 ‘2050년을 바라보는 시선’이라는 주제로 서울대 환경대학원 박선아 씨가 열었다.

발표에서 박 씨는 “한국의 기후변화 인식수준은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자랑하지만 그 대응은 놀랍도록 ‘미흡’하다는 이유에서다. 

세미나의 유일한 고등학생 참가자 김유진 양이 ‘어쩌다 태어나보니 그러나, 내가 살아갈 2050은’을 주제로 미흡한 국가 정책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김 양은 “대한민국은 매우 소극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없는 무책임한 온실가스 감축대책을 내놓고 있다”면서 “학생들이 학교를 빠지면서까지 행동하는 이유는 우리 세대를 가로지르는 두려움과 절박함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2020년 국제사회에 제출할 한국의 감축 계획은 궁극적으로 ‘Net Zero(순 제로)’를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제와 산업의 혁신 제시하다[세션 2]

[세션 2]에서는 경제와 산업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에 대해 좀 더 실무적인 차원에서 토론이 진행됐다.

에코파트너스의 박진수 씨는 기후변화 위기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빗대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다가올 리스크와 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려는 기만함에서 도래”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이어 “정부 차원에서 탄소비용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지어야 기업 차원에서도 기후변화 리스크를 감안해 투자전략을 수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경제대학원 김종승 씨는 “‘외부효과의 내부화’를 통해 사적 이익과 사회적 이익을 일치시키면 효율적인 자원배분이 가능하다”면서 “탄소배출 단위당 납부해야 할 비용이 주어지면 기업도 이 비용에 맞춰 기술혁신을 할 유인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성은 씨는 “제4차 과학기술기본계획에 따르면 한국은 기후위기라는 인기 없는 미래를 외면한 채 인기 있는 미래에만 투자하고 있다”면서 “저탄소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끊임없는 토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세션2]의 마지막 발표자 류상재 씨는 “저탄소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화석 연료 상품 및 에너지 다소비 제조 방식에 사용되는 에너지만 저탄소로 전환할 것이 아니라, 제품 자체의 탈탄소화·제조 혁신 등 산업 상품 포트폴리오 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회구조와 정치 변화 요구하다[세션 3]

세미나의 마지막 세션은 기후위기에 대해 사회적인 컨센서스를 어떻게 이뤄야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됐다.

포럼 청년분과의 김보림 씨는 “저탄소 사회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불평등이 야기된다”면서 “2050 감축 계획에는 저소득층, 농민, 학생 등 사회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연세대 행정학과에 재학 중인 오동재 씨 역시 “사회적 합의가 부재한 상황에서 설정된 감축목표는 의욕적이지 않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오 씨는 이어 “사회적 어젠다 형성과 데이터 기반의 논의를 통해 다양한 시민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공론화 과정이 선행 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포럼 청년분과의 박진미 씨는 “국가의 노력, 사실 우리는 잘 모른다”면서 국가 차원에서 투명한 정보공개와 소통의 장을 통한 일종의 ‘커피 타임’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우리에게 ‘말뫼의 눈물(Tears of Malmoe)’로 잘 알려진 스웨덴 말뫼 사례를 들어 “말뫼는 모든 이해당사자들이 동의한 재생에너지 100%의 주거모델 계획을 수립했다. 우리 역시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정부 부처와 정치권, 지역주민 등 모든 구성원의 충분한 합의와 동의를 통해 의사결정의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동곤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장은 “그레타 툰베리 시위가 전 세계로 퍼져나간 것처럼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청년들이 이미 중요 행위자”라면서 “이번 토론이 전국 곳곳에서 기후변화를 논하고 실천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leesu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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