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이 내장 염증 잡는다"...장 질환 치료법 신개발
"대장균이 내장 염증 잡는다"...장 질환 치료법 신개발
  • 이재형 기자
  • 승인 2019.08.27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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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피성장인자 DNA를 대장균에 합성하는 기술
대장균과 함께 지속적으로 장벽 치료물 생성
(한국연구재단 제공) 2019.8.26/그린포스트코리아
대장균에 합성한 표피성장인자를 이용해 염증성 장 질환을 치료하는 원리.(한국연구재단 제공) 2019.8.26/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재형 기자] 국내 연구진이 장내 대장균에서 장벽 회복 물질을 분비하는 기술을 통해 염증성 장 질환을 극복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현재 동물실험에서 효과를 입증했으며, 앞으로 부작용 없는 치료의 단초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연구재단은 문유석 교수(부산대 의과학과) 연구팀이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이나 대장암에서 염증을 완화할 실마리를 찾아냈다고 27일 밝혔다. 대장균으로 장 내 염증부위에 표피성장인자를 공급하는 방법이다. 표피성장인자(EGF, Epidermal Growth Factor)란 피부나 내장의 상피세포가 성장하도록 돕는 단백질이다. 주로 바이오의약품으로써 연고나 화장품, 위궤양 치료 등에도 사용된다. 

궤양성 대장염을 비롯한 염증성 장 질환은 소장, 대장, 맹장 등 장관(腸管, intestinal tract)의 보호벽을 거듭 헐어내 장 내 박테리아, 균 등 미생물(마이크로바이오타)이 침투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렇게 침투한 미생물은 환부에 다시 염증을 일으켜 2차 질환을 유발하게 된다.

기존에는 염증과 미생물을 잡고자 소염제나 항생제를 투약하는 화학적 치료방식을 썼다. 그러나 부작용이나 내성의 우려가 있었다. 

생물학적 치료제를 이용해 염증에 손상된 장벽을 재건하고 상처를 치유하면 어떨까. 이에 쓰이는 표피성장인자는 부작용이나 내성 우려는 적지만 단백질 성분이라 도달률이 낮았다. 섭취한 약이 장에 이르기 전에 분해돼, 99% 이상의 약물은 표적부위에 닿지 못했다. 또 장기 투여 시 암 성장을 촉진하는 문제도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장내의 대장균에 표피성장인자 생성 유전자를 조합해 지속적으로 표피성장인자를 공급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표피성장인자는 외부에서도 유입되지만 우리 몸 여러 세포와 조직에서 자체 생산‧분비되는 특성이 있다. 장내 균을 오히려 생체 내 바이오공장으로 활용한 것.

연구진에 따르면 실험실 생쥐의 장내 점막에 부착된 대장균은 표피성장인자를 1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분비했으며, 점막장벽의 줄기세포 성장을 유의미하게 촉진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결과 장벽세포의 분화가 촉진됐으며, 장내 미생물 침투 및 염증적 자극이 완화됐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염증자극이 줄면서 염증 사이토카인 등으로 인한 암세포 성장촉진 가능성도 현저히 경감시켰다. 소염제를 비롯한 화학적 치료방식과 달리 장 내 미생물 생태계를 교란시키지 않고, 손상된 점막을 재건하기 때문이다.

문유석 교수는 “생물학적 제재의 안정성 문제와 화학적 약물치료의 부작용을 극복하고 최소한의 경제적 투여로 환자의 고통을 근원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2일 임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인사이트(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Insight) ’에 게재됐다. 

silentrock91@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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