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재활용은 쓰레기 자원화하는 고효율 방안"
"폐배터리 재활용은 쓰레기 자원화하는 고효율 방안"
  • 안선용 기자
  • 승인 2019.08.24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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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배터리 시장 커지는데 폐배터리 처리는...
국내 재활용 기술 등 이제 시작이지만 '잰 걸음'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제주도, 경상북도, 현대자동차가 지난 6월 26일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전기자동차 사용후 배터리 자원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1호 사용후 배터리 성능평가기관인 '제주도 배터리 산업화 센터'를 개소했다. (사진 제주시 제공) 2019.8.24/그린포스트코리아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제주도, 경상북도, 현대자동차가 지난 6월 26일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전기자동차 사용후 배터리 자원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1호 사용후 배터리 성능평가기관인 '제주도 배터리 산업화 센터'를 개소했다. (사진 제주시 제공) 2019.8.24/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안선용 기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월 22일 서울광장에서 진행된 에너지의날 기념식에서 고효율·저소비 에너지 구조전환을 강조한 바 있다. 성 장관이 강조한 에너지 고효율·저소비 방안에는 여럿을 꼽을 수 있겠지만, 더 이상 쓸모가 없어 쓰레기로 전락한 자원을 재활용하는 것만큼 효율성을 높이는 일도 드물 것이다. 우리는 현재 버려지는 자원의 재활용에 얼마만큼이나 관심을 갖고 있을까? 이런 측면에서 국내 폐배터리의 활용 현황을 짚어보고, 나아갈 방향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국내 전기차 시장 확대일로...지난해 누적보급대수 5만7000대

국내 전기차 시장은 정부 지원정책에 힘입어 확대일로에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자동차 부품산업 활력제고 방안’에 따르면 2022년까지 친환경차 국내생산 비중을 1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실제 국내 전기차의 최근 3년간 누적보급대수는 2016년 1만1767대, 2017년 2만5593대, 2018년 5만7000대(잠정)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정부가 제시한 2022년 전기차 보급목표는 43만대로, 2018년 잠정 보급대수인 5.7만대의 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한 지난해 3800여기였던 전기차 충전소를 2022년까지 1만기로 늘릴 계획으로 인프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은 친환경차 보급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 박재범 수석연구원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량은 197만대 가량으로, 당초 전망치보다도 40% 증가한 수준이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예상치는 9250만대로, 이 중 전기차 판매량의 전망치는 4.3%인 400만대에 달한다. 박재범 수석연구원은 전기차 판매량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 4%를 넘어서는 기념비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터리 시장 성장세나 폐배터리 처리 '미흡'

전기차 시장의 확대에 따라 동력원인 배터리 시장도 성장세다. 포스코경영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의 대표적 3사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의 수주가 급증하고 있으며, 실제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기업으로부터 이들 회사가 신규 수주한 금액만 110조원에 달했다. 이는 반도체 연간 수출규모인 141조원에 맞먹는 수준으로, 올해 글로벌 배터리(이차전지) 시장은 지난해 1200억달러에서 70% 가까이 성장한 2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전기차나 배터리 시장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폐배터리 처리는 시급히 해소해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폐배터리 처리문제는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난항을 거듭할수록 전기차의 친환경성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10년 이상 경과하면 충전효율이 떨어져 교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전기차 보급이 본격 시작된 시기가 2011년이었음을 감안하면, 당장 내년부터 폐배터리 처리가 환경문제로 부각될 수 있다. 실제 정부는 폐배터리 발생량을 2020년 1464대, 2022년 9155대로 예측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까지 폐배터리에 관한 처리 지침조차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기차의 폐배터리 보관과 처리는 환경부 소관이지만, 단순히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제79조의4 2항에 자동차의 소유자가 법 제58조제3항에 따라 경비를 지원받은 전기자동차를 폐지하기 위해 법 제58조에 따라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를 반납하려는 경우에는 시도지사에게 반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 '걸음마' 수준...정부·산업계 활성화 모색

그나마 다행인 점은 이제 걸음마 수준이지만, 정부와 산업계가 폐배터리 처리 문제에 높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폐베터리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은 재활용뿐이다. 이는 단순히 쓰레기에 불과했던 폐배터리를 다시금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자원으로 격상시키는 일이며, 나아가 보관 문제나 환경오염 문제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폐배터리의 재활용을 위한 노력은 제주도에서 시작을 알렸다.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제주도, 경상북도, 현대자동차는 지난 6월 26일 제주테크노파크에서 '전기자동차 사용후 배터리 자원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국내 1호 사용후 배터리 성능평가기관인 '제주도 배터리 산업화 센터'를 개소했다.

폐배터리가 잔존가치에 따라 다양한 산업에 재활용이 가능하고, 제품으로 재사용이 어려울 경우에는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유가금속 회수가 가능해 전후방 산업 연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센터는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잔존가치 및 성능 평가, 전기차종별 사용후 배터리 DB 구축, 재사용 배터리 활용 연구 및 실증 등을 통해 배터리 재사용 재활용 산업기반을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경상북도는 7월 24일 '차세대 배터리 규제자유특구'가 지정됐다고 밝혔다. 포항 여일만 1, 4 일반산업단지 및 블루밸리국가산업단지의 규제자유특구에서는 폐배터리 진단 및 관리, 폐배터리 적용 ESS 개발 및 상용화, 폐배터리 자원회수 등에 나선다.

경북도 관계자는 "전기차 폐배터리는 지자체에 반납의무만을 명시하고 있으나, 이후 관리체계나 재사용 및 재활용 방법에 대한 제도적 기반이 부족해 향후 수량이 급증할 경우 커다란 사회 경제적 문제발생이 예상된다"면서 "핵심규제 때문에 고부가가치 전략자원인 폐배터리의 친환경 고안전 처리 및 고부가가치 산업화에 어려움이 컸지만, 이번 특구지정을 통해 규제문제를 해결하고, 신기술기반의 혁신산업으로 지역산업 활성화에 기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산업계의 행보도 적극적이다. SK이노베이션이 8월 22일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수산화 리튬을 회수하는 기술을 그간 독자적으로 개발해 왔고, 연내 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이다. 이를 통해 회사는 폐배터리가 본격 배출되는 내년부터 재활용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LG화학 역시 호주의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엔바이로스트림과 협력 하에 호주에서 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폐배터리 재활용 사례 벤치마킹해 방안 모색해야

국내에서 폐배터리 시장은 블루오션으로 평가되며, 국내 폐배터리 재활용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외 폐배터리 재활용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폐배터리의 재활용을 실체화한 사례가 여럿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완성차업계는 유가금속을 광산에서 채굴한 것과 비슷한 순도로 추줄하는 기술을 개발해 각종 산업분야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서도 특히 닛산은 폐배터리를 가정용 ESS 'X스토리지'로 생산 중이며, 스미모토화학과 합작해 전기차 폐배터리 재활용공장인 포아르에너지를 설립해 교환용 배터리, 지게차, 골프카트, 가로등,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 선박용 전원공급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재활용을 실현했다. 

독일의 완성차업체인 BMW는 전기차 중고 배터리로 만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국내에서는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다. BMW코리아가 8월 9일 제주 구좌읍 제주밭담테마공원에 폐배터리를 재활용해 만든 전기차 공용 충전시설인 'e-고팡 충전스테이션'을 오픈한 것이다. 해당 충전소는 국내 i3 고객 10명에게서 수거한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해 만든 대형 ESS로, 저장된 전기만을 이용해 50kWh급 충전기 3기와 완속충전기 5기를 운영 중이다. ESS에 저장되는 전기는 국가전력망을 통해 충전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 수시 충전하도록 설계됐다. 미국의 완성차업계인 테슬라도 가정용 ESS인 '파워월'에 폐배터리를 활용하고 있다.

as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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