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양국 상황이 힘들긴 하지만 어쨌거나 신기록 수립은 축하합니다"

 

 

우리 정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의 사실상 종료를 밝힌 22일 저녁 일본은 마치 뒤통수라도 한 방 맞은듯 엄청 시끄러웠습니다.

외무성은 밤중에 남관표 주일한국대사를 초치, 공식 항의했고 언론은 속보는 물론이고 호외까지 찍어 "양국간 갈등이 안보분야로까지 확산됐다"고 긴박하게 전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아베 신조 총리는 기자들의 관련된 질문에 왼팔만 잠시 들어 보이며 묘한 표정으로 아무런 응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청와대 안보실에서 발표했으니 일국의 총리가 뭐라 대응하는 것은 격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하간 일본 정부 사이드에서는 이런저런 채널로 유감표명만 계속 터져 나왔습니다.

그런데 곰곰 따져보니 "8월 22일과 23일 이 역사적 순간에 한국 문제로 스타일 구기기 싫다" 뭐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베 총리는 어제인 22일로 전후(戰後) 최장수 총리 타이 기록을 갖게 됐고 오늘 23일 부터는 매일매일 신기록을 써나가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가 갖고 있던 기록 2798일(1964년 11월 9일-1972년 7월 7일)을 어제 채우면서 2799일째인 오늘부터는 계속 신기록인 것입니다.

아베 총리의 기록은 1차 집권(2006년 9월 26일-2007년 9월 27일)과 2차 집권(2012년 12월 26일 이후 현재까지)의 합산이기는 합니다.

 여기에 더해 또 신기록을 세우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데 오는 11월 20일이 되면 전전(戰前) 시기까지 망라한 일본 헌정 사상 최장 집권 총리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이 기록은 1901년부터 세 차례나 총리를 지낸 가쓰라 다로의 2886일입니다.

일본의 대한제국 지배와 미국의 필리핀 지배를 서로 용인하기로 한 가쓰라-태프트 밀약(1905)의 주인공 바로 그 사람입니다.

우리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최종 판결 →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일본 배제에 이어 결국 GSOMIA까지 불거졌습니다.

인생사 필유곡절이니 원인없는 결과는 없습니다.

아베 총리는 장기 집권의 바탕이 된 경제 성과에 힘입어 일본 헌법 9조 개헌이라는 목표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위해 '한국' 카드를 썼다는 것이 대체적인 판단입니다.

당연히 전문가들이 모여 우리가 이런 카드를 썼을 때 상대방들은 과연 어떤 카드로 대응할 것인가 시뮬레이션을 했을 터인데 유난스런 대응을 보이는 것은 참 희한합니다. 

양국 정부의 대응과 맞대응은 계속되겠지만 이런 것 저런 것 다 떠나 최장수 총리로서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된 일에 대해서는 축하를 보냅니다.

참 아베 신조 총리는 일본의 '57대 내각 총리 대신'으로 내달 65회 생일을 맞습니다.

 

 

O..."우승은 어렵겠지만 T10은 가능할 것도 같은데..."

 

 

'별들이 모인 돈 잔치'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8-2019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임성재(21)가 공동 13위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습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7385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쳤습니다.

페덱스컵 순위 24위로 1언더파를 먼저 받은 임성재는 '보너스 타수'와 이날 1라운드 성적을 더해 4언더파를 기록, 순위를 일단 상당히 올려 놓았습니다.

임성재는 전반 9개 홀에서 버디와 보기 2개씩 맞바꿔 이븐을 기록했습니다.

후반들어 10번 홀(파4)에서 128야드를 남기고 시도한 두 번째 샷을 약 2.5m에 붙여 버디를 잡았고, 14번 홀(파4) 에서 다시 약 5m 중거리 버디 퍼트를 떨어뜨렸습니다.

17번 홀(파4)에서도 3m 정도 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한 임성재는 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3개를 잡아내며 2라운드 이후를 한껏 기대하게 만들었습니다.. 

2018-2019시즌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이번 대회는 페덱스컵 순위 상위 30명만 출전, 컷 오프없이 나흘간 경기를 진행합니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이 대회 바로 전까지의 페덱스컵 순위에 따라 선수들에게 '보너스 타수'를 미리 얹어주고 경기를 시작하는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페덱스컵 1위였던 저스틴 토머스가 10언더파를, 2위 패트릭 캔틀레이는 8언더파를, 3위 브룩스 켑카(이상 미국)는 7언더파를  미리 받고 1라운드에 나섰지요.

페덱스컵 1위 자격으로 2타 차 선두에서 이번 대회를 시작한 토머스는 이날 이븐파인 70타를 쳤음에도 앞의 설명처럼 10언더파로 1위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무려 6타를 줄인 잰더 쇼플리(미국)와 3타를 줄인 켑카와 공동 선두이기는 합니다만...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30명의 선수들이 모이는 대회답게 상금 규모도 엄청나고 호화판입니다.

우승자는 1500만 달러(약 181억 4000만원)의 보너스를 받고 최하위인 30위를 하더라도 39만 5000달러(약 4억 7500만원)를 챙길 수 있습니다.

돈 잔치 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겠지요.

임성재 선수가 한국 남자 골프의 존재를 세계 팬들에게 각인시키는 기회가 된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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