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개뿔!] 그 많던 페트병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환경?개뿔!] 그 많던 페트병은 어디로 사라졌을까?
  • 안선용 기자
  • 승인 2019.08.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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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포스트코리아 안선용 기자] “이건 어떻게 분리수거하지? 한 가지 재질로만 이뤄진 것이 아닌 것 같은데…”
 
분리수거 때마다 누구나 한 번쯤 이런 고민에 빠져봤을 것이다. 이럴 때마다 필자는 부끄럽지만 주변의 눈치를 살피며, 적당한 선에서 스스로와의 타협 끝에 종종 투기(?)를 선택했던 것 같다. 투기라고 표현한 까닭은 물품이 분리수거에 걸맞지 않은 복합소재로 구성되는 등 재활용 여부에 대한 의구심이 생겨도 별다른 고민 없이 버리는 데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과는 달리 아무리 애를 써도 재활용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바로 페트병이다. 페트병의 몸체는 당연히 재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재질 문제로 재활용률은 극히 낮았다.

실제 한국포장재재활용공제조합이 2015년 페트병 15만6401개를 조사한 결과 96.4%에 달하는 15만844개는 재활용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음료나 주류업체들이 판매촉진을 위해 유색 페트병을 사용하거나 뚜껑이나 라벨에 페트 외의 다른 재질을 혼합하기 때문이다.

이윤추구라는 기업의 본질상 외관을 그럴듯하게 꾸며 매출을 높이려는 그들의 의도를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필(必)환경시대로 일컫는 지금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은 물론,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도 환경오염 최소화 제품 생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한다.

이를 인식한 정부도 최근에서야 대응에 나섰다. 환경부는 지난 4월 17일 ‘포장재·재질 구조개선 등에 관한 기준’ 개정안을 확정 고시했다. 페트병 등 9개 포장재의 재질·구조를 재활용 용이성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재활용이 쉬운 포장재를 선택하는 업체에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페트병의 경우 몸체가 무색이고, 부착된 라벨은 재활용 과정에서 쉽게 제거될 수 있는 재질과 구조일 경우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다.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나 국내에서 분리배출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가 1995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철 지난 대응이라는 비판 또한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페트병의 재활용률에 대한 그간의 통계를 한 번이라도 들여다봤더라면, 나와도 진작 나왔어야 할 법안이기 때문이다. 그간 재활용이 불가능했던 그 많던 페트병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졌을까? 환경오염에 일조했던 것은 아닐까?

어쨌거나 페트병의 저조한 재활용률은 올바른 분리수거에 대해 곱씹어보는 계기가 됐다. 포장재 배출이 특히나 많은 국내에서 개개인의 작은 실천이 중요한 때다.

asy@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