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혼자 이렇게 산다①: 마켓컬리와 함께하는 아침
나혼자 이렇게 산다①: 마켓컬리와 함께하는 아침
  • 김형수 기자
  • 승인 2019.08.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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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숫자는 1990년 101만 가구에서 올해 572만 가구로 여섯배 가까이 가파르게 늘었다. 이들이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르면서 소비 트렌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장보기나 집안일은 온라인 서비스 등을 활용해 간편하게 해결하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데서 즐거움을 찾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들의 삶 속으로 들어가 ‘솔로 이코노미’의 오늘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마켓컬리에서 샛별배송으로 주문한 상품이 현관 앞에 놓여있다. (김형수 기자) 2019.8.18/그린포스트코리아
마켓컬리에서 샛별배송으로 주문한 상품이 현관 앞에 놓여있다. (김형수 기자) 2019.8.18/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16일 오전 7시 3분. 문자메시지 착신음이 울렸다. 정확히 12시간 전인 15일 저녁 7시 3분 마켓컬리 앱에서 주문한 상품이 문 앞에 배송됐다는 알림이다. 마켓컬리는 서울·경기도 등 수도권에 거주하는 고객이 전날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전까지 배송해주는 ‘샛별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날이 휴일인 광복절이었음에도 16일에 샛별배송은 차질없이 이뤄졌다. 

현관문을 열고 나가니 커다란 스티로폼 박스 위에 작은 종이 박스 두 개가 쌓여있었다. 아이스크림과 냉동만두가 들어있는 스티로폼 박스에선 손바닥만 한 드라이아이스 네 덩어리가 나왔다. 전날 비가 내려 기온이 좀 내려갔다고는 하나 기온이 20도를 훌쩍 넘는 여름밤이었음에도 냉동만두와 아이스크림은 조금도 녹은 기색 없이 단단히 얼어있었다. 

종이 박스 안에서 아이스팩 두 개를 깔고 앉은 채 땀을 뻘뻘 흘리는(?) 우유 두 병에서도 잡자마자 시원한 기운이 느껴졌다. 또 다른 종이 박스에는 아침에 먹을 요량으로 구입한 ‘MY FIRST 처음 만나는 진짜 식빵’이 들어 있었다. 식빵 두 장을 토스터에 넣고 굽는 사이 냉장고에서 잼과 치즈를 꺼내고 방금 배송된 ‘무항생제 제주 목초 우유’를 잔에 따라 소박한 아침식탁을 차렸다.   

우유는 아이스팩과, 식빵은 보냉재 없이, 냉동만두와 아이스크림은 드라이아이스와 함께 배송됐다.(왼쪽부터)(김형수 기자) 2019.8.18/그린포스트코리아
우유는 아이스팩과, 식빵은 보냉재 없이, 냉동만두와 아이스크림은 드라이아이스와 함께 배송됐다.(왼쪽부터) (김형수 기자) 2019.8.18/그린포스트코리아

‘MY FIRST 처음 만나는 진짜 식빵’과 ‘무항생제 제주 목초 우유’는 지난해 소비자들이 마켓컬리에서 샛별배송으로 많이 구입했던 상품 ‘톱5’에 이름을 올렸던 제품이다. 업계는 우유처럼 신선도 유지가 필수적인 식품도 집까지 배송할 수 있는 콜드체인 시스템이 구축된 데다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새벽배송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 100억원 규모였던 새벽배송 시장은 지난해 4000억원대 규모로 크게 늘었다. 마켓컬리는 전체 새벽배송 시장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마켓컬리의 지난해 매출은 1570억원으로 2015년(30억원)에 비해 52배 넘게 치솟았다.

새벽배송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자 유통 대기업들도 속속 진출했다. GS리테일에서 운영하는 GS fresh는 2017년 7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빵·간편조리식품·과일 등 5000여종의 상품을 전날 오후 10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달 새벽에 배송해준다. 

GS fresh의 '새벽 베이커리' 배송 서비스 매출은 크게 늘었다. (GS리테일 제공) 2019.8.18/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10월 ‘새벽 베이커리’ 배송 서비스 매출은 지난해 1월보다 530% 늘어났다. (GS리테일 제공) 2019.8.18/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10월 ‘새벽 베이커리’ 배송 서비스 매출은 지난해 1월보다 530%가 늘어나는 등 성과를 냈다. 새벽 배송 서비스를 이용한 전체 건수도 300% 증가했다. 새벽 배송을 전담하는 베이킹 시설을 배송 센터 안에 따로 갖춰 시간을 절약하고 프랑스·미국·네덜란드 등에서 생지를 직접 구매하며 재료에도 신경썼다.   

지난해 2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한 롯데마트는 지난달 말 야간배송 서비스도 도입했다. 야간배송은 오후 6시까지였던 당일 배송 서비스 마감시간을 오후 9시까지로 3시간 늘리고, 배송시간을 기존 오후 10시에서 자정까지로 늘린 서비스다. 

대부분 고객이 직접 상품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돼 부자재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서울 강남과 서초 지역을 담당하는 ‘서초 롯데 프레시’를 시작으로 전국 18개 온라인 배송 센터로 서비스 제공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 SSG닷컴은 강서구·양천구·강남구 등 서울 10개 지역을 대상으로 지난 6월 시작한 새벽배송 서비스 지역을 지난달 말 경기도 판교·분당·수지 등을 포함해 17개 지역으로 넓혔다. 연내에 30개 지역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연말 김포에 3번째 온라인전용물류센터가 문을 열면 배송 역량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마켓컬리는 고객이 새로 주문하고 이전에 배송된 아이스팩을 스티로폼 박스에 넣어 문 앞에 내놓으면 가져간다. (김형수 기자) 2019.8.18/그린포스트코리아
마켓컬리는 고객이 새로 주문하고 이전에 배송된 아이스팩을 스티로폼 박스에 넣어 문 앞에 내놓으면 가져간다. (김형수 기자) 2019.8.18/그린포스트코리아

예전 같으면 수북하게 쌓인 포장재가 처치 곤란이었겠으나 지금은 어렵지 않다. 마켓컬리에서는 새로운 주문을 한 뒤 스티로폼 박스에 붙은 테이프와 송장을 제거하고 아이스팩을 넣어 문앞에 놔두면 스티로폼 박스는 최대 2개, 아이스팩은 최대 5개까지 가져간다. 회수한 스티로폼 박스는 재활용 업체에 보내고 아이스팩은 폐기한다.

SSG닷컴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새벽배송용 보랭가방 ‘알비백’ 10만개를 자체 제작해 고객들에게 제공한다. 새벽배송을 실시하면서 포장 부자재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영종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우정경영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지난 6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유통·배송시장은 과거에 비해서 변화 속도가 점점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새벽배송과 같이 빠른 배송에 관한 수요가 증가하고 일반 배송의 수요가 빠른 배송으로 전환된다면 기존 택배업체들도 빠른 배송에 관한 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lias@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