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 선재길에 남아있는 일제 목재와 노동력 수탈 흔적
한려해상 지심도, 일제강점기 일본군 해군기지에서 관광명소로

오대산 화전민 가옥 터. (사진 국립공원공단 제공)
오대산 화전민 가옥 터. (사진 국립공원공단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우리나라 국립공원 곳곳에는 아픈 역사의 흔적들이 많이 남아있다. 한려해상국립공원과 오대산이 대표적이다.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광복 74주년을 맞아 오대산과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를 되돌아보는 탐방 과정(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오대산에는 일제강점기, 목재 수탈과 노동력 착취 등의 이유로 화전민 마을이 생겨났으며 현재까지도 월정사와 상원사의 선재길 구간에 화전민 가옥터 50여곳이 남아있다. 오대산 일대의 지명에서도 일제강점기의 노동력 수탈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오대천 상류의 ‘보메기’는 계곡의 보를 막아 나무를 쌓아 놓은 뒤 비를 이용해 한꺼번에 무너뜨려 이동시켰다는 데에서 비롯된 지명으로 목재 수탈 과정에 이용됐다. ‘회사거리’는 오대산에서 이송한 목재를 가공했던 조선총독부 산하 목재회사가 있던 자리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회사거리 인근에는 나무를 운반할 때 이용했던 목도를 체험할 수 있는 목도 체험물이 설치돼 있다.

오대산국립공원의 탐방 과정 중 하나인 선재길 해설은 일제강점기에 이곳에서 일어난 목재 수탈, 노동력 착취 등의 역사를 알려준다.

지심도 일본군 소장 사택. 지난해까지 카페로 운영됐으나 현재는 미운영. (사진 국립공원공단 제공)
지심도 일본군 소장 사택. 지난해까지 카페로 운영됐으나 현재는 미운영. (사진 국립공원공단 제공)

아울러 한려해상국립공원 지심도는 경상남도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리에서 동쪽으로 1.5㎞ 떨어진 섬이다. 동백섬으로 불리며 매년 약 13만명이 방문하는 관광명소로 유명하지만 과거 일제강점기 해군기지로 사용된 아픈 흔적이 남아있다.
 
지심도는 1936년부터 광복 직전까지 일본 해군의 군사요충지로 함포 요새 역할을 했다. 일본 해군이 지심도 주민들을 동원해 만든 군가시설들은 아직도 지심도 곳곳에 남아있다.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4개의 포진지를 비롯해 탄약과 포탄을 저장하던 지하벙커식 탄약고, 탐조등 보관소, 일본군 소장 사택, 방향지시석 등은 일제강점기의 역사를 되짚어보게 만든다.
    
지심도 탐방 과정은 해설을 통해 원시림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운 지심도의 현재와 일제강점기 해군기지였던 아픈 과거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오대산 탐방 과정은 국립공원공단 홈페이지에서 예약을 받으며 선재길 탐방 과정은 매주 토요일 1회 (오전 10시) 진행한다. 한려해상 지심도 탐방 과정은 연중 사전에 전화예약을 받아 운영한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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