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달러 아닌 통화 바스켓에 위한화 변동폭 더해 환율 결정"

중국인민은행 (본사 DB)
중국 인민은행 (본사 DB)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8일 기준 환율격인 중간환율을 달러당 7.0039위안으로 고시,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져온 7위안을 돌파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위안화 약세를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지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민은행이 이날 고시한 중간환율은 "위안화 가치를 의도적으로 낮추고 있다"는 미국의 비판에도 불구, '위안화 약세 카드'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시장에서는 달러당 7.2-7.3위안이 '다음 마지노선'이라는 관측이 많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9일 보도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오는 9월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해 추가로 1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역산, 위안화 환율의 다음 마지노선을 예측하고 있다.

마쓰모토 히로시(松元浩) 픽테투자신탁 투자고문은 "9월에 발동할 추가관세를 상쇄할 수 있는 환율 목표는 달러당 7.3 위안"이라고 전했다.

추가관세 부과 대상은 3000억 달러 규모로 중국의 전체 대미수출의 60% 정도이고 여기에 10%의 관세가 부과되면 대미수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6%인데 이를 상쇄하기 위해 6%의 위안화 약세를 용인할 경우 달러당 7.3 위안이 된다는 설명이다.

노무라(野村)증권의 궈잉(郭穎)연구원은 달러당 7.2위안을 방어선으로 보고 있다.

궈 연구원은 "역사적으로 보아도 연평균 위안환율 변동률은 대체로 5%에 그쳤고 환율조작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도 이 수준이 목표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발표한 성명의 '시적(詩的)인 표현'이 화제다. 

"7이라는 수준은 넘어서면 돌아올 수 없는 나이 같은 게 아니라 댐의 수위와 비슷하다. 비가 많이 오는 시기에는 수위가 올라가고 건기에는 내려간다"고 표현했기 때문이다.

시장원리를 강조해 환율조작 비판을 반박하면서도 일방적인 위안화 약세는 없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쳐 미국을 배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인민은행은 달러, 유로, 엔화 등 복수의 통화로 구성되는 '통화 바스켓'에 대한 위안화 변동폭 등을 가미해 기준환율을 결정한다고 설명, 미국의 환율조작 비판을 반박하면서도 시장 실세에 맞춰 기준환율을 정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달러당 7.2-7.3이 되면 미국이 부과할 추가관세의 영향을 상쇄해 중국 수출기업을 지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면서도 중국 기업의 달러화 표시 부채가 팽창, 패닉상태의 위안화 투매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yangsangsa@greenpost.kr

키워드

#인민은행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