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맥도날드 종이 빨대 ‘재활용 불가’ 두고 논란
"플라스틱 빨대 돌려달라" 청원에 5만여명 동참

영국 맥도날드는 지난해 종이빨대를 도입했다. (영국 맥도날드 트위터 캡처) 2019.8.8/그린포스트코리아
영국 맥도날드는 지난해 종이빨대를 도입했다. (영국 맥도날드 트위터 캡처) 2019.8.8/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맥도날드가 친환경을 외치며 영국에서 도입한 종이 빨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종이 빨대 대신 다시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것을 촉구하는 청원에 수 많은 영국 시민들이 뜻을 같이했다.  

BBC는 지난 5일(현지시간) 맥도날드가 기존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품으로 쓰는 종이빨대가 재활용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가을 환경보호를 이유로 영국과 아일랜드에 있는 모든 매장에서 사용하던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교체했다. 영국 맥도날드에서 하루 동안 사용되는 빨대는 180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종이 빨대 도입 이후 고객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음료수 한 잔을 다 마시기도 전에 빨대가 흐물흐물해진다거나, 밀크셰이크를 마시기 힘들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이에 영국 맥도날드는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좀 더 두꺼운 종이 빨대를 만들었지만 다시 고민에 빠졌다. 특히 친환경을 위해 도입한 종이 빨대가 사실 사용 후 재활용 할 수 없어 일반쓰레기로 버려지는 반면, 플라스틱 빨대는 재활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 맥도날드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종이 빨대를 더 두껍게 만들었다”며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로 만들어졌지만 그 두께 때문에 쓰레기 처리업체에서 재활용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버려진 종이 빨대는 땅에 매립되지 않고, 에너지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영국 정부가 내년 4월부터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음에도 종이 빨대를 플라스틱 빨대로 다시 바꾸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맥도날드 빨대를 돌려달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8일 현재 5만2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서명하며 동참하고 있다. 

청원에 동참한 사람들은 “종이 빨대는 재활용할 수 없어 태워야 하나 플라스틱 빨대는 100% 재활용된다”, “맥도날드는 환경과 소비자들을 동시에 존중할 필요가 있으나 종이빨대 도입은 양쪽을 모두 존중하지 않는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일각에서는 생각의 틀을 전환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Friends of the Earth)’의 줄리안 커비 캠페이너는 “오랜기간 이어진 토론은 재활용과 쓰레기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주제에 머물러 있다”면서 “하지만 어떻게 하면 쓰레기를 만들지 않을 수 있나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술은 수백만년 동안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빨대의 대체품 역할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alia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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