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선호로 채권·金 가격 사상 최고치…日 증시도 동반하락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국내 금융시장이 5일 '블랙 먼데이'를 만나 폭락장세를 나타냈다.

미중 무역분쟁 고조와 일본의 2차 경제도발 등 악재가 밀려온 가운데 열린 이날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원화 가치가 모두 급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1.15포인트(2.56%) 하락한 1,946.98에 장을 마쳐 종가 기준 2016년 6월 28일(1,936.22) 이후 3년 1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3142억원, 442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5.91포인트(7.49%) 급락한 569.79에 마감했다.

종가 기존으로 2015년 1월 8일(566.43) 이후 약 4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낙폭은 2007년 8월 16일(77.85포인트)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컸고 등락률은 2011년 9월 26일(8.28%) 이후 최대였다.

코스닥지수가 급락하면서 이날 오후 2시 9분 12초에는 3년 1개월여만에 프로그램 매매 호가를 일시적으로 제한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된 가운데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수출 심사 우대국가)에서 제외한 것 등이 계속 악재로 작용했다.

이날 일본과 중국 주가지수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일본 도쿄증시 닛케이225 지수는 장중 한때 2.72%까지 하락했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만회해 1.74% 하락 마감했고 토픽스 지수는 1.80% 내렸다.

수출 규제 대상인 반도체 소재 관련주는 스텔라케미파(-6.04%), JSR코퍼레이션(-2.95%), 스미토모화학(-2.74%) 등 약세를 보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1.62%), 선전종합지수(-1.47%), 홍콩 항셍지수(-2.83%)도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7.3원 급등한 달러당 1,215.3원에 마감했다.

 2016년 3월 9일(1,216.2원) 이후 3년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장 초반 위안화 약세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은 1,218.3원까지 올랐다가 외환 당국의 구두개입 발언이 나오며 급등세는 일부 진정됐다.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세계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 이후 11년 만에 처음으로 시장의 심리적 지지선인 달러당 7위안 선을 돌파했다.

한편 안전자산 선호로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채권값 상승)하며 1년물을 제외한 전 구간에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8.8bp(1bp=0.01%) 내린 연 1.172%에 장을 마감했다.

2016년 7월 28일 기록한 역대 최저치(연 1.203%)를 3년여 만에 새로 썼다.

10년물과 5년물은 9.6bp씩 하락해 연 1.253%, 연 1.194%로 각각 마감했다.

20년물, 30년물, 50년물은 각각 8.2bp, 8.3bp, 8.2bp 하락한 1.259%, 1.248%, 1.249%로 거래를 끝냈다.

1년물은 연 1.320%로 6.2bp 내려 연저점이었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의 영향으로 금값도 초강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KRX금시장의 1g당 금 가격이 5만7210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800원(3.25%)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다.

이로써 거래소 금값은 지난 2일에 이어 이틀 연속 최고가를 경신했고 연초(4만6240원)와 비교하면 23.72%나 올랐다.

금 거래량도 급증해 이날 하루 KRX 금시장에서 거래된 금은 204.4㎏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는 지난 2일의 146.5㎏이었다.

yangsangsa@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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