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더워 죽겠다”는 말…‘폭염’ 대응 가속화
현실이 된 “더워 죽겠다”는 말…‘폭염’ 대응 가속화
  • 송철호 기자
  • 승인 2019.08.0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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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위험도 ‘높음’ 이상 2021∼2030년 126곳으로
지난해 역대급 폭염, 일시적 현상 아닌 고착화 우려
우리나라의 2021∼2030년 폭염 위험도는 기준년도(2001∼2010년) 대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재형 기자)
우리나라의 2021∼2030년 폭염 위험도는 기준년도(2001∼2010년) 대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사진 그린포스트 DB)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지난해 여름 서울 강북에서 일 최고기온이 41.8℃를 기록, 우리나라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경신했다. 전국 폭염일수도 31.5일로 최근 30년간 폭염일수 순위 중 1위였다.

질병관리본부 온열질환감시체계 운영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0일까지 누적 온열질환자 수는 4526명, 사망자 수는 48명으로 직전 3년(2015~2017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또한 총 669만1000마리의 가축이 폐사해 가축재해 보상신청 건수도 새 기록을 남겼다. 고수온으로 인해 양식장 내 어패류의 집단폐사도 이어져 경상남도에서만 양식장 89곳에서 말쥐치, 돌돔 등 양식어류 114만6900여마리(약 13억4400만원 상당)가 폐사했다.

이밖에 폭염으로 인해 교통사고가 전년 대비 약 8% 증가했으며, 고온으로 인해 울산대교의 상판 도로 100m가 파손되는 등 폭염으로 인한 도로의 균열과 들뜸 현상까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부는 앞으로 10년간 우리나라 ‘폭염 위험도’가 과거보다 훨씬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난 1일 발표했다. 환경부가 전국 229곳의 기초 지자체를 대상으로 기상청의 기후전망 시나리오를 활용해 2021~2030년 폭염 위험도를 5단계(매우 높음–높음–보통–낮음-매우 낮음)로 평가한 결과를 공개한 것이다.

환경부가 기상청 기후전망 시나리오(RCP 4.5)에 따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2021∼2030년 폭염 위험도는 기준년도(2001∼2010년) 대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폭염 위험도가 ‘매우 높음’ 지역은 19곳에서 48곳으로, ‘높음’ 지역은 50곳에서 78곳으로 증가하는 한편, ‘낮음’ 지역은 64곳에서 32곳, ‘매우 낮음’ 지역은 16곳에서 6곳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이런 폭염으로 인해 △인명 △대기·수질 △산업 △사회기반시설·건물 등의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20일부터 9월 10일까지 질병관리본부가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 기록적인 폭염 영향으로 온열질환자는 총 4526명이었고 그 중 48명이 사망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평균(온열 1132명, 사망 11명)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 더 충격적이다.

또한 폭염시 대기·수질 피해도 심각하다. 지난해 폭염시 오존 예보등급 ‘나쁨’ 이상 및 주의보 발령 비율이 전국적으로 크게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수도권, 부산, 울산, 경기의 실제 주의보 발령 확률은 약 3~6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10일 기준 낙동강 등 주요 상수원 7곳에서 조류경보도 발령됐다. 폭염시 녹조 과잉발생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폭염시 농업·축산업·수산업 등의 산업 피해도 심각하다. 우선 폭염시 지속되는 고온으로 작물의 고사, 품질 저하와 함께 병충해가 발생하며 감수분열 및 개화수정 불량으로까지 이어져 농가 피해를 유발한다. 지난해 폭염으로 인해 총 2만2509ha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전라>전북>충남 순)했다.

또한 가축의 생리적 허용 온도 초과로 인해 번식률, 증체량, 우유량 등 가축생산성이 저하되고, 가축질병 증가로 잇따른 폐사까지 초래한다.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가축피해는 907만8000여마리(전년 대비 25% 증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고수온으로 인한 염분량 및 양식장 유해생물 증가 등으로 양식장 어류 708만9000여마리 폐사(전년 대비 45.1% 증가) 및 어패류 피해도 발생했다. 전남, 경남, 경북, 충남, 제주 해역을 중심으로 넙치, 농어, 우럭, 숭어, 멍게, 전복 등의 어패류에서 약 604억원의 경제적 피해를 봤다.

이밖에 폭염시 도로·철도·건물 등 사회기반시설·건물의 피해도 발생한다. 지난해 폭염으로 인한 도로 솟음 현상(블로우업)으로 차량 파손 및 교통 혼잡이 발생(8건, 피해액 4억3500만원)했다.

폭염으로 인한 레일 변형으로 열차 탈선사고가 발생했으며 레일 온도 상승으로 인한 운행 장애도 다수 있었다. 지난해 6월 경부선 화물열차 탈선사고가 있었고 지난해 총 135회의 철도 서행 운행 장애도 유발(2017년 23회, 2016년 84회, 2015년 28회, 2014년 6회)됐다.

또한 전력 소비량 급증으로 인해 지난해 7월 아파트 정전건수는 전년(43건) 동기 대비 112%(91건) 증가하기도 했다.

환경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는 다양한 폭염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사진 서울시청 제공)
환경부와 서울시 등 지자체는 다양한 폭염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사진 서울시청 제공)

이에 환경부는 일상화되고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되는 폭염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지난달 10일 ‘폭염대응지원단’을 발족해 지자체의 폭염대응력 제고와 민감계층이 당장의 폭염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단기적 지원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6월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폭염대응 안내서’를 제작해 지자체에 제공하고 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지자체 폭염대응시설(쿨링로드, 쿨링포그, 쿨페이브먼트, 쿨루프, 벽면녹화 등)에 대해서는 현장 진단‧자문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7월부터는 독거노인, 차상위계층 등 폭염에 취약한 전국 900가구와 경로당, 노인복지관 등 어르신 이용시설 전국 1000곳을 방문해 양산, 부채 등 폭염 대응용품을 전달하고 행동요령을 안내하는 등 ‘찾아가는 현장 서비스'도 확대 추진하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폭염으로 인한 피해는 기상·사회·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돼 결정되므로 현재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특보 체계로는 폭염 대응에 한계가 있다”면서 “이제 상세 시공간 단위별 폭염위험 예측 정보에 근거한 구체적 대응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으며 폭염 대응 대책의 실효성 및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폭염취약계층의 분포, 접근성을 고려한 다양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폭염 행동요령. (자료 환경부 제공)
폭염 행동요령. (자료 환경부 제공)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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