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경유차 감축·친환경차 구매’ 정부 정책에 반감요인
수소버스 교체·무시동 전원공급장치 설치 확대 필요성

서울 4대문 안에서 대거 상주하는 경찰버스는 여전히 경유차다. (송철호 기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 4대문 안에서 대거 상주하는 경찰버스는 여전히 경유차다. (송철호 기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이재형 기자] 수도권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중 4분의 1은 경유차가 배출하고 있으며 정부는 조기폐차를 통한 노후경유차 감축이 실제 친환경차 구매로 이어지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유차 비중이 높았던 시내버스도 수년간의 교체작업 성공으로 거의 대부분 가스차로 바뀐 상태다.

하지만 길거리, 특히 서울 4대문 안에는 또 다른 미세먼지의 주범이 대거 상주하고 있다. 바로 경찰버스다. 여전히 경유차인 경찰버스는 주로 냉난방 등을 이유로 시동을 걸어놓기 때문에 멈춰 있을 때도 공회전을 하며 미세먼지를 내뿜고 있다.

전문가들은 차량이 멈춰 있을 때 여러가지 부가적인 출력을 얻기 위해서 시동을 걸면 저감장치 작동이 기능적으로 급격히 떨어져 배기가스 상태는 매우 나쁜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공무수행을 명분으로 공회전에 대한 제한을 받지 않는 경찰버스 전부가 경유차라는 사실에 적극적으로 경유차를 없애고 친환경차 구매를 서둘렀던 국민들의 정책적 반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찰은 올해 말부터 수소버스 2대를 시범 운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국 경찰청 버스 약 800대를 모두 교체하려면 66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고 버스 내구연한을 고려하면 최소 10년이 걸리는 상황이다. 결국 경찰버스 공회전은 앞으로도 수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특히 전국적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버스 역시 296대(가장 오래된 차량 2009년 출고) 모두 경유차다. 그나마 노후차량, 즉 ‘고령버스’의 기준이 2005년 이전 출시된 차량으로 설정돼 있어 현재 서울지방경찰청 경찰버스 중 표면적으로 고령버스는 없는 상태다.

서울 경찰버스 차종별·연식별 현황. (자료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서울 경찰버스 차종별·연식별 현황. (자료 서울지방경찰청 제공)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버스는 차종별로 유니버스 211대, FX116 67대, 뉴-슈퍼에어로시티 18대가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오래된 차량은 2009년 출고된 4대다. 이밖에는 △2010년 22대 △2011년 36대 △2012년 23대 △2013년 26대 △2014년 23대 △2015년 15대 △2016년 14대 △2017년 81대 △2018년 32대 △2019년 20대가 있다.

특히 최근 5년간 출고된 경찰버스가 총 162대로 전체 버스의 50%를 넘어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버스의 노후경유차 비중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은 다행이지만 이로 인해 수소버스 등 친환경 버스로 교체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경찰버스의 공회전으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 단기적 대안으로 무시동 전원공급장치의 확충이 제시되고 있다.

보통 경비작전에 경찰버스 9대가 투입된다고 했을 때 각 거점 지역에 2대씩 무시동 전원공급장치를 추가 설치하면 경찰버스 공회전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에 37개가 설치돼 있어 70여대만 추가로 설치하면 되며 1대당 1억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해 약 70억원 정도가 필요한 상황이다.

무시동 전원공급장치(송철호 기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시동 전원공급장치(송철호 기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도 장기적인 차원에서 수소버스 등 친환경 경찰버스 보급을 계획하고 있지만 실제로 올해 서울에서 운영하기로 했던 수소 경찰버스 2대도 연말이나 돼야 보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 당면한 경찰버스 공회전 문제의 대안으로는 적합하지 않다. 무엇보다 버스 내구연한에 근거한 교체를 아예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추경을 통해 노후경유차가 아닌 경찰버스를 무작정 수소버스로 교체하는 데는 한계가 명확하다.

결국 무시동 전원공급장치 설치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이지만 올해 설치 예산은 아직까지 책정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소버스 등 친환경 경찰버스로 교체하는 것이 맞지만 단기적으로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고 비교적 예산도 적게 드는 무시동 전원공급장치 설치에 일단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안은석 서울시 운행차관리팀장은 “경유 경찰버스 교체와 함께 무시동 전원공급장치 설치가 또 다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면서 “서울지방경찰청은 현재 이 전기 공급장치를 서울에 경비 인력이 상주하는 거점지역 37곳에 1대씩 설치했는데, 장치 1대당 버스 3대가 사용할 수 있어 괜찮은 효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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