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발생 8년여 만에 검찰 수사 마무리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23일 오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대한 재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 지난해 고발장을 접수한지 8개월만이다.(자료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23일 오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대한 재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 지난해 고발장을 접수한지 8개월만이다.(자료사진)/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병욱 기자]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유통·판매한 혐의를 받는 업체들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 결과가 발표된다. 지난 2011년 가습기살균제 피해 사태가 발생한지 8년여 만에 수사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권순정)는 23일 오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에 대한 재수사 결과를 발표한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 지난해 고발장을 접수한지 8개월만이다.

가습기살균제 사건은 지난 2011년 4~5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출산 전후 산모 8명이 폐가 굳는 원인 미상의 폐질환으로 입원한 뒤 4명이 숨지며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보건복지부 산하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를 실시해 같은해 8월 "폐질환 원인이 가습기 살균제로 추정된다"는 내용의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어 11월에는 동물흡입 독성실험 등을 통해 가습기 살균제 위해성을 확인하고 수거 명령을 내렸다.

유족들은 2012년 8월 옥시 등 가습기 살균제 제조 및 판매사 10곳을 과실치사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검찰은 이듬해 사건을 시한부 기소중지했다. 피해사례 300여건에 대한 질병관리본부의 역학조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는 이유였다.

이후 2016년 1월 서울중앙지검에 '가습기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이 꾸려진 뒤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됐다.

검찰은 같은해 11월까지 가습기살균제 제조사인 옥시, 롯데마트, 홈플러스, 세퓨 등 업체 대표와 임직원, 기타 관련자 21명을 업무상치사상 등 혐의로 기소하고 수사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 등 원료로 제조한 가습기살균제의 흡입독성 가능성을 알면서도 제대로 검사를 하지 않고 제품을 출시해 사상자를 낸 혐의를 받았다.

재판에 넘겨졌던 신현우 전 옥시 대표와 오모 전 세퓨 대표는 각각 징역 6년형과 징역 5년형이 확정됐다.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는 금고 3년, 김원회 전 홈플러스 그로서리매입본부장은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존 리 전 옥시 대표는 무죄였다.

이후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 지난해 11월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의 전·현직 임원들을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재수사가 시작됐다.

이들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이 인체에 유독한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및 메틸이소티아졸리논(MIT)을 가습기살균제 원료로 개발하고 제품을 제조·판매해 업무상과실·중과실치사상 등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환경부 등으로부터 해당 원료의 유해성이 입증된다는 연구자료를 입수한 뒤 지난 1월 고발인 조사와 더불어 SK케미칼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고광현 전 애경산업 대표, SK케미칼의 박철 부사장과 홍지호 전 대표 등을 구속기소하고, 안용찬 전 애경 대표에 대해서는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돼 결국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또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의 가습기살균제 조사를 무마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국회 보좌관 출신 브로커도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SK케미칼·애경산업과 유착 의혹이 불거진 환경부와 이들 기업을 부실조사한 혐의를 받는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조사 결과도 이날 발표할 예정이다.

 

wook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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