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보틀' 삼청점 가보니

블루보틀 삼청점의 외관. (김형수 기자) 2019.7.8/그린포스트코리아
블루보틀 삼청점의 외관. (김형수 기자) 2019.7.8/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새하얀 벽에 붙은 파란색 병 하나가 전부였다. 애플을 상징하는 한쪽 귀퉁이가 잘려나간 사과처럼 ‘블루보틀’이란 글씨는 필요하지 않았다. 블루보틀은 입장대란을 일으켰던 성수점에 이어 최근 국립서울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너편에 2호점을 열었다. 

8일 오전 블루보틀 삼청점을 방문했다. 주차장에서 시작해 주차장과 매장을 잇는 길, 1층 내부까지 이어지는 공간에 회색 벽돌이 사용돼 일체감을 줬다. 커피 원두와 블루보틀 관련 서적이 진열된 매대와 직원들이 주문을 받을 때 사용하는 포스기계가 올라간 탁자도 같은 회색벽돌을 쌓아올려 만들었다. 

손현주 블루보틀커피코리아 마케팅 담당 매니저는 “기존 건물을 정리하면서 회색 벽돌이 많이 나왔다”며 “버리기가 아까워 마감재로 활용해 매장 안팎이 연결되는 느낌의 인테리어 콘셉트를 살렸다”고 설명했다.

1층 마감재로 회색 벽돌이 많이 쓰였다. (김형수 기자) 2019.7.8/그린포스트코리아
1층 마감재로 회색 벽돌이 많이 쓰였다. (김형수 기자) 2019.7.8/그린포스트코리아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블루보틀 굿즈가 진열된 공간이 눈에 들어왔다. 흰색 바탕에 파란 병이 새겨진 드리퍼·머그컵·텀블러 등 커피관련 상품과 에코백 등이 보였다. 나라별 한정 아이템을 제작하는 블루보틀이 한국에서 내놓은 아이템은 서울 토트백이다. 블루보틀 관계자는 “기와 무늬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한 토트백”이라며 “이정은 도예가와 힘을 합쳐 제작한 머그컵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층 창밖 너머로 한옥 기와지붕이 보인다. (김형수 기자) 2019.7.8/그린포스트코리아
2층 창밖 너머로 한옥 기와지붕이 보인다. (김형수 기자) 2019.7.8/그린포스트코리아

2층으로 올라가니 통유리창 너머로 한옥의 기와지붕이 내려다 보였다. 베이지색 바닥과 창문으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은 벽돌의 회색이 강조된 1층과 다른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코르크 소재로 만든 바닥보다 짙은 베이지색의 원통형 의자와 테이블은 설치미술 작품을 보는 듯했다. 

바리스타가 커피 맛을 점검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2019.7.8/그린포스트코리아
바리스타가 커피 맛을 점검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2019.7.8/그린포스트코리아

매장 오픈을 앞둔 바리스타들은 커피를 내리며 커피 상태를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이곳에서는 드립커피와 에스프레스가 들어가는 모든 커피 메뉴에 성수동 로스터리에서 스페셜티 커피빈으로 로스팅한 원두를 쓴다. 1층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2층에서 받아가는 시스템이다. 주문한 메뉴가 완성되면 직원이 손님을 호명한다. 진동벨이 없다. 

손현주 매니저는 “드립커피를 내리는 데 3분 정도가 걸려 주문부터 픽업까지 걸리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며 “직원이 상주하며 이름을 듯지 못한 손님들이 주문한 음료나 베이커리 제품을 가져갈 수 있게 도와드린다”고 소개했다.   

블루보틀 삼청점 3층의 모습. (김형수 기자) 2019.7.8/그린포스트코리아
블루보틀 삼청점 3층의 모습. (김형수 기자) 2019.7.8/그린포스트코리아

3층은 1층·2층과는 또 다른 분위기다. 짙은 붉은색으로 칠한 바닥과 각진 사각형 나무판 여러 개를 붙인 것처럼 생긴 어두운 하늘색의 의자가 대비를 이뤘다. 사이펀 방식으로 커피를 내리는 기구 뒤편 유리창 너머로는 인왕산과 경복궁이 펼쳐졌다. 계단 옆에 있는 문을 열고 나가면 테라스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손현주 매니저는 “1층, 2층, 3층에서 삼청동이 지닌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3층 창밖으로 인왕산과 경복궁이 펼쳐진다. (김형수 기자) 2019.7.8/그린포스트코리아
3층 창밖으로 인왕산과 경복궁이 펼쳐진다. (김형수 기자) 2019.7.8/그린포스트코리아

블루보틀은 지역과의 상생에도 힘쓰겠다는 입장이다. 블루보틀 2호점이 들어선 삼청동 일대는 최근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을 겪으며 상권이 죽어가는 곳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손현주 매니저는 “블루보틀을 찾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시며 삼청동에 자리한 공방이나 갤러리를 돌아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이런 곳들을 소개하는 지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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