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 산실 '2019 파다프' 성황리에 막 내려...수상자 35명 선정
대상 '모든 것은 테이블 위에 놓인다' 김문경 연출가·임혜원 안무가

2019 파다프 폐회식 중 단체사진.(이재형 기자) 2019.7.7/그린포스트코리아
2019 파다프 폐회식 중 단체사진.(이재형 기자) 2019.7.7/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재형 기자] 젊은 예술가들의 열띤 공연 속에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진행된 2019 파다프(PADAF, Play And Dance Art Festival)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파다프 조직위원회는 지난 6일 축제를 마무리하며 서울시 종로구 상명아트홀에서 시상식을 가졌다. 이날은 우열을 가리기보단 모든 팀에게 격려와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였다. 

송현옥 파다프 공동조직위원장은 “해를 거듭할수록 작품의 퀄리티가 높아져 심사위원으로서 몹시 감격스럽다”면서 “마음 같아선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에게 상을 드리고 싶지만 혹여 상을 받지 못하더라도 그것은 여러분들 모두가 너무나 열정적이었기 때문이지 누군가가 못한 건 아니”라고 전했다.

시상 기준에는 다른 장르에 도전하는 ‘용기’와 관객에게 친근하게 전달하는 ‘배려’를 들었다.

임형택 예술감독은 “작업하면서 서로 다른 장르의 예술가를 만나게 된다. 다소 거칠더라도 과감하게 도전한 팀에 점수를 많이 줬다”면서 “아울러 배우들이 라이브 연주자, 조명, 영상, 무대 등에서 대한 이해가 높고 이를 관객들에게 잘 전달한 팀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작품·연기·스텝·공로·감사의 5부문 16개 상장이 마련됐으며 35명의 수상자가 선정돼 동료들과 기쁨을 나눴다. 수상자를 발표할 때마다 곳곳에서 젊은 예술가들의 탄성이 터져 나오고 서로 얼싸안는 등 유쾌한 분위기였다. 

대상을 받은 '모든 것은 테이블 위에 놓인다'의 장면.(이재형 기자) 2019.7.7/그린포스트코리아
대상을 받은 '모든 것은 테이블 위에 놓인다'의 장면.(이재형 기자) 2019.7.7/그린포스트코리아

이중에서도 2019 파다프 대상의 영예는 ‘모든 것은 테이블 위에 놓인다’의 김문경 연출가, 임혜원 안무가에게 돌아갔다.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선정된 ‘모든 것은 테이블 위에 놓인다’는 ‘테이블’이라는 소재를 무대로 사람들이 머물고 소통하는 관계의 흐름을 묘사했다. 

임 감독은 “대상 작품은 거대 담론을 다루거나 화두가 깊은 작품은 아니었다. 그러나 전하고자 하는 화두가 분명했고, 테이블을 매개로 영상, 설치미술, 춤, 연기 등의 표현들이 서로 조화됐다”면서 “거대 담론이나 표현 상의 과감한 시도도 중요하지만 예술은 역시 디테일”이라고 말했다. 

최우수 작품상은 ‘바디 클라우드’의 홍경화 안무가, 우수 작품상은 ‘사각지대’의 이도심 안무가, ‘디지털 장의사’의 빅피쳐 팀, 최우수 연출상은 ‘고기덩어리’의 박상현 안무가, 최우수 안무상은 ‘새벽 없는 밤’의 이화선 안무가에게 수여됐다.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바디 클라우드’는 무대 천정에 설치한 풍선에 안무가의 몸짓과 영상을 투영시킨 연출이 돋보인 작품이다. 전자 데이터로 움직임, 몸짓을 누적하는 현대 사회의 모습을 풍선에 맺힌 상으로 표현했다.

장성은 굿스테이지 집필대표는 “내 몸의 동작을 영상·조명으로 풍선에 축적하는 사고가 참신했다”면서 “특히 홍경화, 이정섭 영상작가는 연출에 있어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고 오히려 현장을 지배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스크린이 없이도 모든 공간에서 영상을 해석해낼 수 있을 정도로 연출력이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최우수 연출상을 받은 '고기덩어리'의 한 장면. 한 남자가 고깃덩어리를 안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다.(이재형 기자) 2019.7.7/그린포스트코리아
최우수 연출상을 받은 '고기덩어리'의 한 장면. 한 남자가 고깃덩어리를 안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다.(이재형 기자) 2019.7.7/그린포스트코리아

최우수 연출상을 받은 ‘고기덩어리’는 사람들이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가치, 욕망의 대상을 상징하는 고깃덩어리를 실제로 사용해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고깃덩어리를 향해 사랑하고, 욕망하고, 상처주고, 끝내 불판에 내동댕이 치는 인간 군상을 역동적인 무용으로 표현했다.

연극 ‘고기덩어리’의 박상현 안무가는 “‘고기덩어리’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다. 내 자식, 부모, 친구, 연인 등에게 폭력적인 요구를 쏟아내고, 뜻대로 안돼서 서로 괴로워하는 모습을 표현했다”며 “처음에 ‘고기덩어리’를 만나고 애타게 사랑하지만 자기 필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내동댕이치고 불판에 구워버리는 드라마를 통해 인간 욕망의 허무함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9회째를 맞은 2019 파다프는 매년 외연이 넓어지고 참신한 시도가 쏟아지는 등 그 어느 때보다 열정이 뜨거웠다는 평이다. 파다프는 지난 3월 신청을 받아 3회의 멘토링 워크숍을 거쳐 이달 공연에 이르기까지 4개월간 진행됐다. 무용‧연극‧영화‧음악‧패션 등의 장르들이 조합된 33개 팀이 상명아트홀 아트홀2관·갤러리와 대학로마로니에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젊은 예술혼을 밝혔다.  

안병순 파다프 공동조직위원장은 “다가오는 시대에는 장르 간 경계가 무너지고 융복합 예술이 시대적 흐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제적 교류가 발달하는 미래에는 융복합 예술이 글로벌 무대에 우리 사회와 예술을 전하는 주류로 발전할 것”이라며 “매년 파다프에서 젊은 예술가들이 보여주는 선구적이고 열정적인 모습을 통해 우리 조직위원회도 힘을 받는다. 파다프가 내년으로 10년째를 맞는데 보다 발전해 20년, 30년 뒤에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융복합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ilentrock91@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