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구원, ‘그린인프라의 미세먼지 저감효과 분석과 확대 방안’ 발표
미세먼지 흡착효과 우수한 가로수 식재...입체녹화·식재기법 복합 활용

주거지역 그린인프라 조성(사진 서울연구원 제공)
주거지역 그린인프라 조성(사진 서울연구원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최근 수년간 극심한 미세먼지 발생으로 인해 야외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으며 미세먼지의 건강 영향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와 각 지자체는 미세먼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며 다양한 미세먼지 대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국민신문고 등에 접수된 미세먼지 관련 민원은 3년 여간 총 6만8299건에 이르고 있으며 매년 약 2배씩 증가하고 있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최근 1년 2개월간 민원정보분석시스템에 수집된 미세먼지 민원 1만4649건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국민의견 수렴을 거쳐 미세먼지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중이다.
 
서울시의 경우 비상저감조치 발령시 차량 미운행, 공해차량 운행제한 등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예방적 차원의 미세먼지 대책 이외에 미세먼지를 저감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함께 시도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도시 내 공원, 녹지, 수목 등 그린인프라스트럭처(Green Infrastructure, 이하 그린인프라)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그린인프라 중에서도 수목의 나뭇잎은 미세먼지를 흡착하는 특성이 있으며 특히 도로를 따라 조성된 가로수는 흡착작용을 통해 미세먼지를 빨아들이고 동시에 도시숲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서울연구원은 서울시 주요 가로수종을 대상으로 현장 실측을 통해 수목의 미세먼지 흡착 정도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세먼지 흡착에 효과적인 수종 선정, 수목 식재 방법 등의 그린인프라 확대 방안을 마련해 도시 내 미세먼지를 효율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시 녹지와 미세먼지 농도 분포 비교(자료 서울연구원 제공)
서울시 녹지와 미세먼지 농도 분포 비교(자료 서울연구원 제공)

◇ 선진도시, 그린인프라 이용 미세먼지 저감 추세

국내외 대기오염 저감 관련 그린인프라 구축 사례를 검토한 결과, 이미 국외에서는 미세먼지를 고려한 도시 그린인프라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서울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런던은 도시 내 녹지의 중요성을 인식해 오래 전부터 도시계획에 오픈스페이스 네트워크를 구축하도록 하고 있으며 도시 내 공원녹지간 연결뿐만 아니라 소규모 공간을 활용한 포켓파크, 빗물정원, 벽면녹화 등 소규모 그린인프라 조성도 활발하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바람길을 고려한 도시숲은 그린인프라를 이용해 도시 내 대기오염을 줄인 대표적 사례다. 최근에는 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해 주변 먼지를 감지하고 정화하는 녹색벽 겸 벤치가 개발돼 베를린, 파리, 홍콩 등 14개 도시에 설치됐다.

국내에서도 미세먼지 흡착 역할로서 그린인프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파트 단지 주변 녹화, 벽면녹화 등 건축물 녹화와 미세먼지 저감숲 조성 등의 사업을 계획 및 수행 중에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도 미세먼지 저감에 수목이 효과적임을 인식하고 ‘삼천만그루 나무심기’ 사업 등 관련 그린인프라 확충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적인 수종과 식재 방식을 적용할 계획이다.

수목당 미세먼지 흡착량과 엽면적지수를 적용한 미세먼지 흡착량 비교(자료 서울연구원 제공)
수목당 미세먼지 흡착량과 엽면적지수를 적용한 미세먼지 흡착량 비교(자료 서울연구원 제공)

◇ 미세먼지 흡착, ‘느티나무’가 효율·친화적

서울연구원은 서울시 가로수 식재수량을 바탕으로 낙엽활엽수인 양버즘나무, 느티나무, 왕벚나무와 낙엽침엽수인 은행나무, 상록교목 소나무 총 5종을 선정했으며 서울숲과 양재 시민의 숲을 대상으로 잎 샘플링을 통해 미세먼지 흡착량을 분석했다.

잎의 단위면적당 미세먼지 흡착량을 분석한 결과, 느티나무는 0.06~0.11㎎/㎠로 상대적으로 높은 흡착 효과를 보였으며 다음으로 양버즘나무 0.06~0.07㎎/㎠, 소나무 0.03~0.07㎎/㎠, 왕벚나무 0.04~0.06㎎/㎠, 은행나무 0.01~0.02㎎/㎠ 순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목별 미세먼지 흡착량 해석을 위해서는 단위면적당 미세먼지 흡착도 중요하지만 수목 크기와 엽면적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잎의 흡착량만을 가지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단위면적당 미세먼지 흡착량이 낮더라도 엽면적이 커 수목당 미세먼지 흡착량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엽면적지수를 적용한 미세먼지 흡착량을 분석한 결과, 역시 느티나무가 1.4~2.5g/㎡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양버즘나무, 소나무, 왕벚나무, 은행나무 순으로 나타났다. 순서 자체는 잎의 단위면적당 미세먼지 흡착량 결과와 다르지 않았다.

결국 종합적으로 단위면적당 미세먼지 흡착량이 높으면서 엽면적지수에 의한 흡착효율도 높게 나타난 느티나무가 상대적으로 미세먼지 저감 효과에서 효율적이며 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공원녹지 및 가루수 배치 필요 지역(자료 서울연구원 제공)
공원녹지 및 가루수 배치 필요 지역(자료 서울연구원 제공)

◇ 그린인프라간 연결로 미세먼지 저감효율 향상

서울연구원은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으면서 시가화 지역 대비 녹지 면적이 낮게 나타난 영등포구와 동대문구를 대상으로 그린인프라 연결성을 분석했다. 그린인프라간 연결은 미세먼지 저감 효과뿐만 아니라 쾌적한 환경 창출, 삶의 질 개선, 생물다양성 측면에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그린인프라 연결성이 낮은 지역은 인근에 공원이 없고 도로 폭이 좁아 가로수가 조성되기 어려운 주택밀집지역이 분포된다. 공장 등이 있는 준공업지역은 주거지와 공업지역이 혼합적으로 나타나고 도로가 넓은 편이나 가로수와 공원녹지가 부족하다.

서울은 산림이 시 외곽에 분포해 시가지와 녹지가 이원화돼 있다. 서울연구원은 서울시의 그린인프라 조성 공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미세먼지 흡착 효과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수종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세먼지 흡착에 효율적인 그린인프라 식재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벽면녹화, 옥상녹화 등 건축물의 입체녹화와 함께 다층식재, 교호식재 등의 다양한 그린인프라 조성 방식을 복합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연구원은 효율적인 그린인프라 확대를 위해서 무엇보다 시민이 그린인프라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고 그린인프라를 조성하기 위한 실천 활동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기업 또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그린인프라의 역할을 이해하고 관련 사업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연구원은 이런 전반적인 움직임 속에서 서울시가 공공의 역할을 수행해 서울시, 시민 및 시민단체, 기업이 함께 그린인프라 확대를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서울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그린인프라 확대를 위해 부지를 제공하고 기업은 기금을 지원하며 공장 및 기업부지를 대상으로 미세먼지 저감 그린인프라를 조성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도 제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시민 및 시민단체는 부지 나무심기, 수목 시민입양 제도 등에 참여해 그린인프라 조성을 위한 실천 축으로 활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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