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의 퇴직금 청구권은 퇴직 때 발생…미리 주면 주주이익 침해"

[그린포스트코리아 양승현 편집위원] 주식회사의 이사는 정관이나 주주총회에서 정하지 않은 이상 퇴직금을 중간정산해 수령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이사의 퇴직금은 퇴직할 당시 유효하게 적용되는 정관상 퇴직금 규정이나 주주총회의 퇴직금 지급결의에 따라서만 발생한다는 취지로, 정관 개정이나 주총 결의 없이 이사회 결정으로만 퇴직금을 중간정산하는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주식회사인 A사가 전임 대표이사 정 모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퇴직금 중간정산금 1억3240만원을 반환하라'는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정관이나 주주총회에서 달리 정하지 않은 이상 이사의 퇴직금 중간청산청구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원심 판단에는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

A사 이사회는 2010년 임원퇴직급여규정을 제정하면서 이사 등 임원이 퇴직금 중간정산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정 씨는 이 규정에 따라 2011년 퇴직금 중간정산금 1억3240만원을 수령했다.

정 씨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자 A사는 2015년 "무효인 임원퇴직급여규정에 근거, 퇴직금 중간정산금을 수령했다"며 이를 반환하라며 소송을 냈던 것.

1심은 "A사는 임원 퇴직급여 규정을 제정하기 전부터 임직원이 퇴직금 중간정산금을 받았고, 법령이나 정관에 근거가 없는 한 퇴직금의 중간정산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반면 2심은 "정관이나 주주총회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이상 퇴직금 중간정산청구는 허용되지 않는다"며 "이사의 퇴직금 청구권은 퇴직할 때 비로소 발생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 했다.

2심은 "이사가 퇴직금을 중간정산의 방식으로 미리 지급받는다면 이는 회사 자산이 유출되는 것을 의미하고 이에 따라 회사와 주주 및 회사 채권자의 이익이 침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이사의 퇴직금은 퇴직하는 때에 지급의무가 생긴다"며 2심 판단이 옳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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