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조류 부산물 90일 이내 자연 생분해…펄프 제조시 목재 대비 에너지 20%·원가는 1/3

SK이노베이션이 소셜벤처와 협업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로 SK의 성장 방식인 DBL(Double Bottom Line, 경영활동에서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그린밸런스를 위한 독한 혁신을 회사 사업에서뿐만 아니라 친환경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친환경 분야 소셜벤처 4개 기업을 선정·지원함으로써 그 의지를 증명하고 있다. 이에 <그린포스트코리아>는 이번에 선정된 기업인 ‘인진’, ‘마린이노베이션’, ‘오투엠’, ‘이노마드’가 친환경 경영을 위해 각각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총 4회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주]

친환경 신소재(해조류 부산물)로 만든 마린이노베이션의 제품(사진 마린이노베이션 제공)
친환경 신소재(해조류 부산물)로 만든 마린이노베이션의 제품(사진 마린이노베이션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송철호 기자] 해조류 부산물은 목재 펄프 대비 원재료 가격 및 생산 단가가 절반 수준이다. 특히 목재 펄프로 만든 종이컵의 경우 분해기간만 20년 이상 소요되는데 그에 비해 해조류 부산물은 90일 이내에 자연 생분해 돼 친환경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이런 버려진 해조류 부산물을 활용해 1회용품 및 생분해 비닐 등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 환경 소셜벤처 ‘마린이노베이션’이다.

인류의 재앙이 되고 있는 1회용 쓰레기가 전 세계적으로 환경 이슈로 부각되면서 이제는 시대의 패러다임이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인류가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 등이 자연을 파괴하고 다시 인류의 일상을 위협하게 되면서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및 펄프 사용량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마린이노베이션에 따르면 기존 펄프는 대표적인 이산화탄소 배출산업 중 하나다. 또한 목재 펄프 제조 공정은 180℃ 온도에서 8시간 동안 NaOH 용액으로 증해(Cooking)하기 때문에 유독성 화학물질이 사용될 수밖에 없다.

반면 해조류 펄프제조 공정은 목재 대비 에너지의 20%만 사용하게 된다. 무엇보다 해조류 펄프는 100℃ 온도에서 2시간 동안 물에 삶는 친환경 제조공법을 사용하고 있다.

원가 경쟁력을 살펴봐도 목재칩 가격은 톤당 600달러, 해조 부산물 가격은 톤당 300달러 이하로 원료 가격을 무려 5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제조 공정 시간도 목재 펄프는 24시간, 해조류 펄프는 8시간으로 1/3의 절감효과가 있다.

우수한 원가 경쟁력과 효율적인 제조 공정을 통해 제작된 종이컵 가격의 경우 1개당 5원(기존 종이컵 10원, 50% 절감)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종이컵은 90일 이내에 자연 생분해되기 때문에 분해에 20년 이상이 필요한 기존 목재 펄프로 제작한 종이컵에 비해 획기적인 분해기간 단축 효과도 보여준다.

목재와 해조류 제조공정 비교(자료 마린이노베이션 제공)
목재와 해조류 제조공정 비교(자료 마린이노베이션 제공)

◇ 해조류 부산물 관련 원천기술 보유

마린이노베이션은 완료된 다양한 시제품 중 가장 강한 파급력을 가진 제품 순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초기 집중 판매 제품인 과일 트레이, 계란판, 커피 난좌 등의 트레이류는 약 10조4000억원 정도의 시장규모가, 일반 종이컵과 모종컵 등의 종이컵류는 약 5000억원의 시장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마린이노베이션이 해조류 부산물로 생산하는 친환경 종이류 제품은 종이컵과 부직포, 포장용기, 골판지, 식판, 마스크팩, 기저귀 등 20여가지에 이른다. 이 제품들 모두 해양오염은 물론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미세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알려지면서 국내외 식품업계와 1회용 플라스틱 생산업체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마린이노베이션은 해조류 부산물로 종이와 부직포를 제조하는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이에 아미노산과 유기산을 혼합한 형태로 일정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100% 생분해가 가능한 종이류 코팅 기술과 탈취·항균 기능이 있는 해조류 천연소재 혼합 기술도 상용화했다.

창업 초창기부터 마린이노베이션은 화학물질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생분해 제품으로 시장 진입 전략을 세웠다. 특히 나무를 벌목하지 않고 해조류 성분을 제품에 사용하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 방지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이런 시장 진입 전략은 최근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의 변화와 공공기관 친환경 제품 의무 구매 추세에도 부합해 파급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해조류 부산물 사용으로 가격 경쟁력 우위를 점하게 되면서 가성비 좋은 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할 수 있는 매력도 있다.

마린이노베이션에 따르면 해조류는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1년에 5모작도 가능하며 목재보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속도가 최대 50배 정도 빠르다.

이에 마린이노베이션은 해조류 부산물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기업과 함께 인도네시아 롬복섬에서 대규모 해조류 양식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 마린이노베이션은 국내 대기업으로부터 5억원의 투자를 받기로 했으며 프랑스 등 해외 기업들과도 제휴가 예정돼 있는 등 국내외 업계에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마린이노베이션은 해조류 부산물과 더불어 팜과 커피 부산물 등으로 연구개발 범위를 확대할 계획으로 향후 세계적인 친환경 소재 전문업체로 성장하려는 포부도 숨기지 않고 있다.

song@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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