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상 내각 19인 중 14위… 사실상 하위권
헌법 따라 대통령 권한대행은 총리-국무위원 순으로
tvN 드라마 '60일, 지정 생존자' 7월 1일부터 첫방송

tvN에서 오는 7월 1일 '60일, 지정 생존자'를 방영한다.(tvN 홈페이지 화면 캡쳐)
tvN에서 오는 7월 1일 '60일, 지정 생존자'를 방영한다.(tvN 홈페이지 화면 캡쳐)

[그린포스트코리아 이재형 기자] 테러로 엉겹결에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환경부 장관이 60일 임기를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tvN 드라마 ‘60일, 지정 생존자’가 오는 7월 1일에 첫 방영을 앞두고 있다. 미국 ABC사의 2016~2018년 작 ‘지정 생존자’의 국내 리메이크 작품이다.

여기서 ‘지정 생존자’란 미국의 행정제도로, 국가 중요 행사 때 행정부 각료 한 명을 은밀한 곳에 숨기는 안보 규칙을 말한다. 지정 생존자는 테러 등 비상사태로 인해 대통령과 대통령직 승계자들이 변을 당하면 권한대행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국내 판에선 양진만 대통령(김갑수 분)의 국회 연설 중 폭탄 테러로 국회 의사당이 무너진 상황을 설정했다. 이에 국무위원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박무진 환경부 장관(지진희 분)이 60일간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극중 박무진이 맡은 환경부 장관은 실제 현실에서는 어느 정도 위치일까. 정부조직법에서 정한 행정각부의 순위에 따르면 환경부 장관은 내각 19인 중 14위에 해당한다. 사실상 하위권이지만 환경청, 환경처 시절을 거쳐 1994년 김영삼 정부부터 중앙부처가 됐으니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헌법 제71조에 따르면 국무총리에게 권한대행권이 우선 주어지고, 총리도 국무 수행이 불가능하면 국무위원에게도 60일 씩 차례가 돌아간다. 극중 상황처럼 환경부 장관이 바로 권한 대행을 맡으려면 총리부터 바로 위 보건복지부장관까지 싹 다 공석이어야 하는 셈이다.

참고로 극중 강상구(안내상 분)가 맡은 서울시장은 권한대행 순서에는 없지만 국무위원이 모두 공석이면 대행할 수 있다. 드라마처럼 환경부 장관만 남은 경우 박무진만 제거하면 대한민국 서열 1위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아울러 윤찬경 야당 대표(배종옥 분)는 국가 의전 서열에서 8위에 해당해 28위인 환경부 장관보다 높지만 국무위원이 아니라 권한대행이 불가능하다. 이관묵 합참의장(최재성 분)도 국방부 장관 대행이지만 의전 서열은 64위에 불과하다. 

박무진이 윤찬경, 이관묵을 각각 장관으로 임명하면 권한 대행을 할 수 있을까. 법적으론 가능하나 정국 분위기 때문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그렇게 적극적으로 나선 적은 없었다. 실제 2004년 고건 권한대행이 차관급 2명을 임명한 바 있다.

그러나 드라마처럼 국가 비상상태에선 달라질 수 있다. 박무진이 야당 대표가 탄핵소추를 주도하거나 함참의장이 쿠데타를 모의하는 등의 정치적 압박에 굴복하면 장관 자리를 하나 내주고 안위를 도모하는 편이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정치경력 6개월의 학자 출신 장관을 이처럼 경우의 수가 즐비한 극한의 정치적 암투 속에 몰아넣는다. 테러의 배후가 가려진 혼돈 속에서 정무를 감당할 준비가 안 된 주인공, 헌정 질서를 지키려는 보좌진, 호시탐탐 권위에 도전하는 야당 등 반대 세력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silentrock91@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