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압도적 효율·뛰어난 성능에 탈수록 친환경이죠”
“전기차, 압도적 효율·뛰어난 성능에 탈수록 친환경이죠”
  • 서창완 기자
  • 승인 2019.06.30 15:3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2015년 일어난 디젤게이트는 클린디젤의 환상을 무너뜨렸다. 선두에서 ‘클린’을 내세우던 폭스바겐은 배출가스를 조작한 이 사건으로 신뢰성에 큰 타격을 입었다. 폭스바겐은 지금까지 40조원 가량의 벌금을 물었다. 소송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속임수를 써 디젤차를 팔던 폭스바겐은 앞으로 10년간 20여종의 새로운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올해 초 발표했다. 핵심은 ‘탈탄소’다.

폭스바겐의 ‘탈탄소 전략’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이가 있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전문위원)다. 그는 현재 태양광발전소장이라는 직함을 달고 직접 작은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현대자동차 환경경영전략팀에서 환경차 전략 담당으로 4년간 일했던 그는 ‘전기차’가 유일한 미래 전략이라고 믿고 있다. 직접 전기차도 몰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 저감’ 측면에서 전기차가 가장 친환경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지난 2월 폭스바겐이 내놓은 미래차 전략(ID. Insight)은 전기차가 핵심이다. 폭스바겐은 자사의 새 시대를 열어갈 상징적인 차량을 전기차로 뽑았다. (폭스바겐 제공)
지난 2월 폭스바겐이 내놓은 미래차 전략(ID. Insight)은 전기차가 핵심이다. 폭스바겐은 자사의 새 시대를 열어갈 상징적인 차량을 전기차로 뽑았다. (폭스바겐 제공)

김 위원은 미세먼지배출저감장치(DPF)를 단 디젤차 논의에서 드러나지 않은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로 이산화탄소(CO2) 배출 문제다. 그는 디젤차 전문가들이 직접 배출 미세먼지(PM)와 질소산화물(NOx)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전개하는 이유가 CO2 배출량을 어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디젤차를 가장 잘 만들던 폭스바겐이 전기차로 새출발하겠다는 이유가 다 있습니다. 유럽은 내연차에 대해 앞으로 10년간은 벌금 내면서 팔고, 2030년이나 2035년 이후에는 아에 팔지 말라고 하고 있죠. CO2 배출 때문입니다. 현대차가 외국에 내놓은 브랜드 광고를 보면 전기차인 아이오닉과 코나, 수소차인 넥쏘가 마지막을 장식해요. 현대차도 미래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와 수소차가 될 것을 알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전기차 충전소를 제공하겠다는 방침도 내놓았다. 풍력·태양광 등에서 만들어진 전기만 공급하는 충전소를 늘려가겠다는 뜻이다. 이는 발전원 문제를 아예 차단하겠다는 복안이다. 전기차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석탄 발전소 등에서 만들어진 전기로 운행되는 전기차의 CO2 배출 저감효과가 떨어진다고 주장해 왔다.

“제가 전기차를 타고 다니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앞으로 전기 생산에서 풍력·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늘어날 겁니다. 실제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은 급속히 올라가고 있죠. 지금과 똑같은 전기차를 몇 년 뒤에 탔을 때는 더 친환경적인 차량이 돼 있다는 말이에요. 내연 차량은 발전원이 재생에너지로 바뀌더라도 이런 효과를 누릴 수 없습니다.”

미국 에너지부 홉페이지에서 검색한 차량 에너지 효율. 코나 가솔린 차(왼쪽에서 두 번째)와 코나 전기차(왼쪽에서 세 번째)의 에너지 효율이 4배 가량 차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 홈페이지 캡처)
미국 에너지부 홉페이지에서 검색한 차량 에너지 효율. 코나 가솔린 차(왼쪽에서 두 번째)와 코나 전기차(왼쪽에서 세 번째)의 에너지 효율이 4배 가량 차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 홈페이지 캡처)

김 위원은 전기차가 내연차량에 비해 에너지효율이 낮고, 성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미국 에너지부 홈페이지에서 차량 에너지 효율을 검색해 보면 전기차 효율이 월등히 앞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2017년 미국의 모터트렌드라는 잡지에서 실험한 400m 속도 테스트에서 테슬라의 모델S 전기차는 페라리 488GTB, 포르쉐 911 터보S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현대 코나 차량만 놓고 봐도 가솔린과 전기를 비교하면 연료소비량이 30대120이다. 100마일을 가려면 코나 전기차는 28킬로와트시(KWh) 전기가 필요한 반면, 코나 가솔린 차는 3.3갤런의 가솔린이 필요하다. 미국 에너지부 설명에 따르면 가솔린 1갤런(3.78리터)은 33.7킬로와트시 전력과 동급이다. 전기차 효율이 3배 이상 높다. 

한국에서 표시하는 연비에는 이런 상황이 포함돼 있지 않다. 코나를 놓고 봐도 가솔린 코나 연비가 11.0~12.3㎞로 코나 전기차인 5.6㎞보다 2배 이상 높아 보인다. 그러나 리터와 킬로와트시라는 비교 기준이 달라 일어나는 일이다. 위의 미국 에너지부 기준을 리터로 적용해 코나 전기차 연비를 리터당으로 환산하면 49㎞ 이상이 된다. 

김 위원은 현대차의 수소차 집중 전략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시했다. 충전 인프라 확충이 어려울 거라는 판단에서다. 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 수소 지도를 보면 전역에 2만5974개나 되는 전기차 충전소와 비교해 수소 충전소는 39개뿐이다. 이마저도 수소 시장에 관심을 두고 투자해 온 캘리포니아에 몰려 있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 (서창완 기자) 2019.6.30/그린포스트코리아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스페셜리스트. (서창완 기자) 2019.6.30/그린포스트코리아

“문재인 정부와 현대차가 분명 좋은 의도로 수소 경제와 수소차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넓게 보면 전기차가 앞서는 추세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 같아요. 현재 가장 비용이 적은 수소 생산 방법이 고온고압에서 천연가스를 수증기와 반응시키는 건데,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그대로 배출하면 친환경성이 낮은 ‘회색수소’가 돼요. 물을 전기분해해서 수소를 떼내는 그린수소를 만들겠다고 하지만 그 전기는 전기차에 충전할 때는 더럽고, 수소 만들 때는 깨끗한 건가요?” 

김 위원은 전기차의 단점으로 약간 높은 차량 가격과 주문 뒤 차량을 받기까지 오래 걸리는 점을 뽑았다. 현재 현대 코나 차량의 경우 한국에서도 주문하면 10개월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상황이다. 그는 배터리 공장을 늘리는 등 점차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면 해결될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전기차 시장에서 뒤쳐졌다는 주장도 기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영국 자동차 전문 매체 ‘왓카(What Car)’가 올해 주관한 어워드를 그 근거로 들었다. ‘왓카 어워드’는 1978년 처음 시작해 ‘올해의 차’, ‘기술상’ 등을 뽑는 영국에서 가장 저명한 자동차 시상식이다.

왓카가 뽑은 ‘최고의 전기차 10위’에서 기아 ‘니로’가 1위를 차지했다. 3등은 현대 코나, 10등이 현대 아이오닉이다. 한국 전기차가 3개나 이름을 올렸다. 한국 전기차 시장 전망이 밝은 이유는 더 있다. 김 위원은 9위인 BMW i3는 삼성 SDI, 4위 닛산 니프와 2위 재규어 I-pace에는 LG화학 배터리가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전자제품·배터리도 잘 만들고, 기계산업도 발전해 있어요. 철강도 잘 하고, 소재 부문에서도 기술력이 있죠. 이런 나라에서 전기차를 못 만들 이유가 없는 겁니다. 연료 효율, 성능, 친환경성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앞서 있는 전기차를 더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키워야 합니다. 그 능력도 충분히 있고요.”

seotive@greenpost.kr